경기 안양시의회와 안양시 공무원노조가 20일 호계동 장례식장 건립 허가와 관련된 시의원 5분 발언을 놓고 대립했다. 노조가 해당 의원이 장례식장 허가와 관련해 공무원이 유착관계에 있는 것처럼 발언을 했다며 공식 사과를 요구하자 시의회 의원들은 "의원 발언을 왜곡해 정상적 의정활동을 방해한다"며 반발했다.

전국공무원노조 경기본부 안양시지부는 20일 A의원에게 지난 18일 임시회 본회의 5분 발언 내용과 관련해 사과하라고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A의원은 당시 "대형 상조회사가 호계동 지역에 장례식장 건립을 위해 건축허가를 신청한 것과 관련해 안양시의 대처 능력은 소극행정, 밀실행정을 자행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A의원은 또 "시민과 함께 시청의 인사발령을 지켜볼 것이며 만에 하나 건축허가가 난다면 누가 장례식장의 대표가 되고 누가 이사가 되고 누가 그곳에서 녹(벼슬아치에게 주던 물품)을 받게 되는지 주민과 함께 지켜볼 것"이라고 발언했다.

해당 발언에 대해 노조는 "구체적인 제보나 근거 없이 공식 석상에서 시민들에게 안양시 공무원 전체를 잠재적 부정부패 집단으로 매도하는 명예를 훼손하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장례식장 신축과 관련해 정상적인 행정절차를 수행한 것을 마치 유착이 있는 것처럼 발언해 공무원의 사기를 저하하고 행정의 신뢰도에도 악영향을 끼쳤다"며 "A의원이 21일 오후 6시까지 사과하지 않으면 2000여명의 공무원 전체의 명예 회복을 위해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시의회 여야의원들은 이날 오후 공동성명서를 통해 "안양시 공무원노조는 시의원의 정당한 의정활동을 방해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며 "노조는 안양시와 공직사회 발전을 위해 대립을 멈추고 적극 협력하라"고 맞받았다.

앞서 시의원들은 상조회사 프리드라이프가 안양시와 행정소송에서 이기고 4년만에 호계동에 장례식장 건립을 재추진하자 반발해왔다.

시는 올해 4월 건축소위원회를 열어 장례식장 건립을 조건부 동의하기로 결정했고 이런 사실을 알게 된 시민과 시의원들은 "시가 한차례도 시의회와 시민들을 대상으로 의견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앞서 노조는 지난 2월 한 의원이 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 회의 중 구청 간부 공무원에게 퇴직을 종용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며 사과를 요구하는 성명을 냈고, 이에 해당 시의원은 노조위원장을 만나 사과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