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노화세포 원리 규명 한발 다가서
2023-07-28 11:22:06 게재
이준호 서울대 교수팀
포유류 'ALT' 특성 분석
이준호 서울대 교수 연구팀은 포유류 세포 모델 최초로 두 가지 유형의 ALT를 최첨단 생물학 기법으로 비교 분석해 특성을 규명했다고 27일 밝혔다.
세포가 복잡한 생명 현상을 발현하는데 가장 근간이 되는 것은 생명의 설계도라 할 수 있는 유전체(genome)다. 이 때문에 유전체를 안정적으로 보호하고 유지하는 것은 유전 정보를 보존하고 세포의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텔로미어는 선형 염색체의 끝부분을 구성하고 보호하는 구조를 지칭한다. 이 때문에 텔로미어 길이는 노화의 정도를 나타낸다고 알려져 있다. 텔로머레이즈(telomerase)라는 효소는 이 텔로미어를 만들어 염색체 말단을 보호한다.
ALT는 텔로머레이즈 효소 없이도 텔로미어 길이를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이 때문에 '대안적'이라는 표현이 이름에 붙어있다. 문제는 아직까지 ALT 원리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번 연구에서 이 교수 연구팀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노화융합연구단 김천아 박사와 함께 생쥐 배아 줄기 세포를 대상으로 멀티오믹스 접근법(유전체 전사체 단백질체 후성유전체 분석을 총체적으로 진행하는 연구 접근법)을 사용해 두가지 다른 운명의 ALT 기전과 연관된 분자 기전을 고해상도로 규명했다.
가장 흥미로운 발견은 전사체와 단백질체 수준에서 관찰했을 때 유전자 발현의 변화의 특징만을 보아도 각 유형의 ALT의 핵심적인 성격을 예측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는 유전자 발현 측면에서 유형1과 유형2 ALT 세포들의 가장 뚜렷한 특징은 각각 염색질 리모델링과 DNA 수리 관련 유전자 발현 변화였다.
연구팀은 특히 ALT가 활성화되고 유지되는 과정에 다양한 경로가 존재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 또 그 다양성에는 유전체와 텔로미어의 구조적인 차이와 유전자 조절 네트워크 차이가 포함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준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포유류 모델에서 두 유형의 ALT를 밀접하게 비교한 최초의 사례"라며 "세포가 운명을 바꾸는 가장 극적인 사례인 리프로그래밍이나 암 발생 과정에 대해서도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유전체 분야 국제 학술지 NAR(Nucleic Acids Research)에 실렸다.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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