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시론
중국 반격에 공급망 패권경쟁 심화
2023-08-03 11:44:23 게재
중국이 미국을 비롯한 미 동맹국들의 대중국 제재에 대한 반격에 나섰다. 중국은 세계 최대 원료 공급국이라는 지위를 이용, 1일부터 반도체와 태양광 패널 핵심 소재인 갈륨과 게르마늄의 수출통제에 나섰다. 갈륨과 게르마늄은 첨단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우주산업 등에 사용되는 핵심 원자재다. 두 광물에 대한 중국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각각 94%, 83%로 압도적이다. 중국은 한발 더 나아가 9월부터는 일부 고성능 드론과 레이저, 통신장비 등의 수출제한을 시작할 예정이다.
하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당초 방침대로 이달 중 미국 투자자들이 반도체나 인공지능 등 중국의 첨단기술 기업에 투자할 경우 정부의 사전허가를 받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방침이다. 미 상무부도 인공지능(AI)용 반도체의 대중 수출을 통제하는 새로운 조치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자원과 장비를 무기로 한 양국 간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공급망 패권경쟁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수출통제 다른 원자재까지 확산되면 문제 심각
중국이 자원 무기화에 나선 것은 미국의 대중 규제에 대한 맞불성격으로 분석된다. 미국과 함께 네덜란드 등 동맹국들이 반도체를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중국의 기술발전을 가로막는 조치를 강화하자 꺼내든 카드이다. 독일의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는 "중국이 칼을 뽑았다"며 "만약 이 조처가 리튬 등으로 확산할 경우 독일은 전혀 다른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은 중국의 첨단무기 제조를 막기 위해 지난해 10월 인공지능(AI)과 슈퍼컴퓨터에 사용되는 첨단 반도체와 반도체 생산 장비 등에 대한 포괄적인 대중국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또한 네덜란드는 미국의 집요한 요구에 따라 자국 기업 ASML이 독점 생산하는 첨단장비 등 일부 반도체 생산 설비를 수출할 때 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조치를 9월 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일본도 지난 7월 23일부터 노광·식각·세정 등 첨단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23개 장비의 대중 수출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중국은 적어도 단·중기적으로는 슈퍼컴퓨터나 인공지능(AI) 등에 사용될 최첨단 반도체를 제조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이에 대한 반발로 나온 중국의 이번 조치는 글로벌 공급망에 혼란을 야기할 것이 자명하다. 중국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무척 높기 때문이다. 중국의 수출통제 계획이 발표된 후 한 달간 세계 갈륨 가격은 20%, 게르마늄은 4%가량 올랐다. 그러나 중국의 이번 조치가 당장 세계 경제에 끼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갈륨과 게르마늄은 일본 독일 호주 등 다른 국가에서 대체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나라도 사용량이 많지 않아 단기 수급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등이 주력산업인 만큼 긴장을 놓을 수 없다. 중국이 이미 반도체 에어컨 냉장고 배터리 전기자동차와 같은 첨단제품 생산에 반드시 필요한 희토류를 무기화하는 과정에 돌입했다고 보여지기 때문이다.
중국도 자국의 수출부진과 미국의 재반격 등 역효과가 부담스러워 전면적인 원자재 수출제한 조치를 발동하기가 어렵겠지만 혹여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흑연이나 니켈 등 다른 주요 원자재로 수출제한 조치를 확대할 경우 치명상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요소수 파동 때처럼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는 점이 큰 부담이다. 중국은 핵심 원자재 51종 가운데 세계시장 점유율 1위인 광물이 무려 33종이나 된다.
희토류 비축목표나 예산 턱없이 부족해 낭패 볼 수도
미중 전략갈등 변화로 앞으로 국내 기업들이 감당해야 할 불확실성은 점점 커질 것이다. 올 5월 말 기준 우리나라의 희토류 등 13종의 희귀금속 비축량은 42.1일분에 불과하다. 정부 비축 목표 100일분에 한참 못 미친다. 비축예산도 올해 372억원으로 작년보다도 24%나 줄었다. 반면에 미국은 2026년까지 약 9조1000억원의 예산을 광물자원 확보에 투입할 방침이다. 유럽연합(EU)도 2조8000억원 규모의 원자재기금을 조성해 놓았다.
과거 세계화 시대와는 다르게 지금은 수출통제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국제통상 체제가 형성되고 있는 중이다. 수출통제 제도의 진화와 점진적인 통제품목 확대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젠 고강도 수출통제를 새로운 국제통상 규범으로 인식해야만 낭패를 피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당초 방침대로 이달 중 미국 투자자들이 반도체나 인공지능 등 중국의 첨단기술 기업에 투자할 경우 정부의 사전허가를 받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방침이다. 미 상무부도 인공지능(AI)용 반도체의 대중 수출을 통제하는 새로운 조치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자원과 장비를 무기로 한 양국 간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공급망 패권경쟁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수출통제 다른 원자재까지 확산되면 문제 심각
중국이 자원 무기화에 나선 것은 미국의 대중 규제에 대한 맞불성격으로 분석된다. 미국과 함께 네덜란드 등 동맹국들이 반도체를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중국의 기술발전을 가로막는 조치를 강화하자 꺼내든 카드이다. 독일의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는 "중국이 칼을 뽑았다"며 "만약 이 조처가 리튬 등으로 확산할 경우 독일은 전혀 다른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은 중국의 첨단무기 제조를 막기 위해 지난해 10월 인공지능(AI)과 슈퍼컴퓨터에 사용되는 첨단 반도체와 반도체 생산 장비 등에 대한 포괄적인 대중국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또한 네덜란드는 미국의 집요한 요구에 따라 자국 기업 ASML이 독점 생산하는 첨단장비 등 일부 반도체 생산 설비를 수출할 때 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조치를 9월 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일본도 지난 7월 23일부터 노광·식각·세정 등 첨단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23개 장비의 대중 수출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중국은 적어도 단·중기적으로는 슈퍼컴퓨터나 인공지능(AI) 등에 사용될 최첨단 반도체를 제조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이에 대한 반발로 나온 중국의 이번 조치는 글로벌 공급망에 혼란을 야기할 것이 자명하다. 중국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무척 높기 때문이다. 중국의 수출통제 계획이 발표된 후 한 달간 세계 갈륨 가격은 20%, 게르마늄은 4%가량 올랐다. 그러나 중국의 이번 조치가 당장 세계 경제에 끼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갈륨과 게르마늄은 일본 독일 호주 등 다른 국가에서 대체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나라도 사용량이 많지 않아 단기 수급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등이 주력산업인 만큼 긴장을 놓을 수 없다. 중국이 이미 반도체 에어컨 냉장고 배터리 전기자동차와 같은 첨단제품 생산에 반드시 필요한 희토류를 무기화하는 과정에 돌입했다고 보여지기 때문이다.
중국도 자국의 수출부진과 미국의 재반격 등 역효과가 부담스러워 전면적인 원자재 수출제한 조치를 발동하기가 어렵겠지만 혹여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흑연이나 니켈 등 다른 주요 원자재로 수출제한 조치를 확대할 경우 치명상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요소수 파동 때처럼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는 점이 큰 부담이다. 중국은 핵심 원자재 51종 가운데 세계시장 점유율 1위인 광물이 무려 33종이나 된다.
희토류 비축목표나 예산 턱없이 부족해 낭패 볼 수도
미중 전략갈등 변화로 앞으로 국내 기업들이 감당해야 할 불확실성은 점점 커질 것이다. 올 5월 말 기준 우리나라의 희토류 등 13종의 희귀금속 비축량은 42.1일분에 불과하다. 정부 비축 목표 100일분에 한참 못 미친다. 비축예산도 올해 372억원으로 작년보다도 24%나 줄었다. 반면에 미국은 2026년까지 약 9조1000억원의 예산을 광물자원 확보에 투입할 방침이다. 유럽연합(EU)도 2조8000억원 규모의 원자재기금을 조성해 놓았다.
과거 세계화 시대와는 다르게 지금은 수출통제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국제통상 체제가 형성되고 있는 중이다. 수출통제 제도의 진화와 점진적인 통제품목 확대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젠 고강도 수출통제를 새로운 국제통상 규범으로 인식해야만 낭패를 피할 수 있을 것이다.
박현채 본지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