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탄소비용 현실화 노력 시급"
미래세대 피해까지 수치화
세대간 책임 분배가 '핵심'
세계적으로 환경·사회·투명(ESG) 경영 규제가 강화하면서 탄소가격 산정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세계 수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기업의 가치사슬 내에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은 필수이기 때문이다. 덩달아 재화나 생산공정에서 뿜어 나오는 탄소 가격뿐 아니라 사회적 탄소비용(SCC)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다. 탄소의 사회적 비용이란 1톤의 탄소 배출로 인해 사회가 부담해야 하는 경제적인 비용(한계 피해 비용)을 말한다. 기후위기로 사회가 부담하는 손실 규모를 산정한 수치로 △농업 생산성 △재산 피해 △건강 영향 등이 포함된다.
25일 김승완 사단법인 넥스트 대표는 '민·관이 함께하는 2050 탄소중립: 사회적 탄소비용 추정 동향과 정책 대안 마련' 토론회에서 "탄소중립 사회 실현을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사회적 탄소비용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대규모 공공 인프라 투자 사업에 사회적 탄소비용을 현실화하면 탈탄소화를 촉진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회적 탄소비용이 올라가면 송변전설비와 에너지저장장치 같은 재생에너지를 위한 인프라 사업의 경제성이 커지는 반면 화석연료 관련 사업은 경제성이 약화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번 토론회는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와 사단법인 넥스트가 25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었다.
사회적 탄소비용은 기후정의와도 관련이 있다. 미래세대의 피해까지 현재 가격화한 개념이므로 할인율 설정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할인율이란 기후변화가 일으키는 물리적 피해와 세다간의 책임 분배를 말한다.
문제는 사회적 탄소비용을 산정하기 위해 아직까지 국제적으로 표준화된 방법이나 기준 등이 없다는 점이다. 각 국가별로 상황에 맞춰 자의적으로 계산하는 게 현실이다. 기후변화 전문가들로 구성된 미국의 범부처 워킹그룹인 IWG는 세가지 할인율을 적용한 사회적 탄소가격 산정 결과를 2021년 발표한 바 있다. 정권에 따라 사회적 탄소가격이 널뛰듯 달라졌다. 기후부정론자로 불리는 트럼프 대통령 시절에는 탄소의 사회적 비용은 1톤당 7달러였다. 하지만 바이든 정부는 탄소의 사회적 비용을 1톤당 51달러로 계산했다.
이는 곧 사회적 탄소 비용을 산정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중요하다는 점을 알려준다. 특정 연구기관이 특정 방법론을 개발하는 방식이 아니라 포괄적이고 종합적으로 연구돼야 한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