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낮은 캐피탈사, 부동산PF 위기에 취약
브릿지론 비중 높은 상위 5개사
평균 자기자본 대비 1.4배 달해
캐피탈업계에서는 신용등급이 낮은 A급 이하 캐피탈사들이 부동산PF 위기에 취약한 것으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일부 업체의 브릿지론 비중이 상당히 높다는 점이 위기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29일 한국신용평가는 A급 이하 캐피탈업 보고서를 통해 "A등급 캐피탈사의 현 수준 연체율은 절대적으로 높다고 보기 어려우나, 상대적으로 AA급 캐피탈사 보다 거액여신 취급에 따른 신용집중위험이 높은 점을 감안할 때, 일부 기업차주나 부동산 사업장의 부실 발생으로 자산건전성이 크게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부동산금융 내 이미 사업성이 저하됐음에도 불구하고 만기연장·상환유예 등을 통해 부실시점이 이연되고 있는 사업 또한 상당수 존재하기 때문에 건전성 지표는 보다 보수적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A급 이하 캐피탈사는 메리츠캐피탈, 한국투자캐피탈, 오케이캐피탈, 애큐온캐피탈, 한국캐피탈, M캐피탈, 키움캐피탈, DGB캐피탈, 한국자산캐피탈, DB캐피탈, 에코캐피탈 등 11개사다. A급 이하 캐피탈사 중 자기자본 대비 브릿지론 부담 수준이 높은 상위 5개 업체의 평균 자기자본 대비 브릿지론은 1.4배, 평균 브릿지론 규모는 약 8600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부담 수준과 절대적인 금액의 규모 면에서 모두 위험 수준이 높다는 게 올해 상반기 한국신용평가의 분석이다. 특히 오케이캐피탈, 한국투자캐피탈은 브릿지론의 규모나 자기자본 대비 부담 수준이 동일 등급 내에서도 현저히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오케이캐피탈은 3월말 연체율이 7.5%로 다른 업체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며, 부동산금융 건당 취급규모가 약 150억원으로 신용집중위험이 높다. 또 부동산금융의 변제 순위상 중·후순위 비중이 80%에 육박해 하반기 건전성 지표가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투자캐피탈은 브릿지론의 자기자본 대비 부담수준이 90%에 달하고, 브릿지론이 3~6개월 단위로 만기가 연장되고 있어서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지 않으면 부동산 관련 여신의 건전성관리 부담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캐피탈의 경우 2022년 이후 4개 사업장(450억원)이 요주의이하여신으로 분류됨에 따라 올해 3월말 부동산PF대출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은 7.9%로 증가했다.
한국신용평가는 "부동산경기 침체로 인해 부동산금융 취급을 늘린 업체들의 수익성과 건전성 저하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사업성이 저하된 브릿지론 중심으로 본PF 전환이 지연되면서 부실이 점차 현실화되고, 만기연장·상환유예 등을 통해 부실시점이 이연되고 있는 사업장이 늘고 있기 때문에 업권 내 추가적인 건전성 저하 또한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