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건강한 '노인 돌봄'을 위하여 | 2부
'집 같은 환경 만들자'는 철학 지켜
KB골든라이프케어
'인간 중심 케어' 운영
에이징 인 플레이스(Aging in Place).
자신이 살아온 집이나 지역사회에서 벗어나지 않고 여생을 보낸다는 뜻이다. 서구에서는 본인이 살아온 지역에서 늙어가고 죽을 수 있는 권리가 있는 사회가 좋은 사회라는 인식이 일찌감치 자리잡았다.
하지만 지금 서울에 거주하는 이들의 경우 노년을 서울에서 계속 보내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을 수 있다. 서울시의 요양시설 공급률은 50%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나이 들어 거동이 힘들어지면 2명 중 1명은 서울을 떠나야 한다는 얘기다. 도시에서 나고 도시에서 자랐는데도 생의 마지막은 낯선 시골에서 보내야 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도심지에 요양원을 짓고 있는 회사가 KB골든라이프케어다. 생명보험사 KB라이프의 자회사인 KB골든라이프케어는 2019년 3월 서울 송파구에 'KB골든라이프케어 위례빌리지'를 개소했고, 2021년 5월에는 서초구에 'KB골든라이프케어 서초빌리지'라는 프리미엄 노인요양시설을 열었다.
유복재 KB골든라이프케어 경영관리본부장은 "수요는 있는데 공급이 부족한 도심에 요양시설을 공급하자는 게 우리의 생각"이라면서 "자신이 살아왔던 환경과 비슷한 곳에서 살아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수도권 요양원이라고 하면 보통 경기도의 한적한 곳에 위치한 모습을 떠올리지만 KB골든라이프케어가 운영하는 요양원은 그렇지 않다. 서초빌리지의 경우 서초구 우면동 주택가에 위치해 있고, 위례빌리지는 위례신도시에 자리를 잡았다.
특히 위례빌리지는 그곳에 살던 분들이 많이 입소해 있어 주변 공원과 산책로를 다니는 게 낯설지 않고 자녀들도 가까운 곳에 있어 자주 면회를 온다.
유 본부장은 "코로나19 유행 전에 위례빌리지의 평균 면회횟수는 주 2.5회였다"면서 "일반적으로 경기도에 있는 요양원의 면회횟수가 월 2회인 것에 비하면 아주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인간 중심 케어' 철학을 바탕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철학의 첫번째 실천요소가 '집과 같은 환경'이다. 그래서 요양원을 병원 같은 형태로 만들지 않고 큰 거실을 중심으로 주변에 방이 둘러싸고 있는 모양의 유니트 형태로 설계했다.
유 본부장은 "병원처럼 복도가 있고 그 복도에 침실이 일렬로 이어져있는 구조에서는 하루의 대부분을 본인 침대에서 생활하게 된다"면서 "여기는 자기방 문을 열고 나오면 바로 거실이기 때문에 하루의 상당 부분을 거실에서 다른 사람들과 같이 생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집처럼 편안하고 익숙한 분위기를 위해 1인실에 계시는 분은 본인이 집에서 쓰던 자개장을 갖다놓으신 분도 있다"고 말했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인간 중심 케어를 위해 요양원이 1인실 중심으로 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위례빌리지 기준으로 보면 현재 125명이 정원인데, 실제 면적은 정원을 250명 가까이 확보할 수 있는 크기다. 집과 같은 환경을 만들자는 철학에 따라 설계 과정에서부터 면적을 과감히 버렸다.
유 본부장은 "지금은 과도기여서 위례빌리지에 4인실도 있고 서초빌리지에도 2인실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1인실 체제로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1일 1회 맞춤형 재활치료와 주 2회 목욕으로, 통상적인 기준보다 더 자주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보호자와의 소통을 위해 자체 앱을 통해 입소자 정보를 알려주고 있다. 유 본부장은 "가족들이 부모님의 상황을 궁금해하기 때문에 바이탈 정보, 프로그램 참여 활동 내용 등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서비스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