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수시 합격생 릴레이 인터뷰 |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윤채린

2023-10-11 17:23:18 게재

“사회적 메시지 전달하는 방송 제작자 되고 싶어요”

어린 시절 즐겨 본 <무한도전>을 통해 방송이 주는 웃음과 영향력을 알게 되면서 ‘방송 PD’를 꿈꿨다. 이후 뉴스를 접하면서 사회 문제에 눈을 떴고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송 제작자’가 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그리면서 고등학교 3년 내내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를 마음에 두었다. 학교 방송부 활동을 하면서 영상에 담을 콘텐츠에 대한 고민도 이어나갔다. 콘텐츠에 대한 고민은 자율동아리로 이어져 중요한 시사 이슈는 놓치지 않았고, 토론 활동에서 주장을 뒷받침할 자료 수집에도 열정적이었다. 교과와 비교과 모두 최선을 다했지만 수시에서 경쟁률 높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를 지원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학과를 고수하는 것이 올바른 판단인지 고민이 깊었다는 채린씨의 합격 이야기와 후배들에게 들려주는 조언을 들어봤다.      

이미지확대 윤채린 |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사진 이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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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읽기로 세상 문제에 귀 기울이는 습관 가져
  방송 제작자가 되겠다는 진로를 정한 뒤 목표로 삼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에 대한 관심은 고등학교 3년 내내 이어졌다. 방송부 활동에 가장 공을 들였고 자율동아리 활동도 열심히 했다.   “방송부 활동은 방송 제작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생각해 가장 많은 시간을 쏟았어요. 동시에 1학년 때는 영자신문 동아리, 2학년 때는 인문사회토론 동아리를 직접 만들어 회장을 했고 3학년 때는 사회문제시사탐구 동아리에서 활동했어요. 영자신문을 만들고 인문사회 토론을 하고 시사 문제를 놓치지 않기 위해 하루에 기사 하나는 무조건 정독했죠. 기사를 꾸준히 읽다 보니 습관이 됐어요.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면서 생활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하게 된 선택이었는데 지나고 보니 모두 진로 연계가 되더라고요. 매체 안에 담을 문제를 고민하게 된 거죠. 입학하고 보니 학과 교수님도 ‘영상을 제작하는 기술은 금방 배울 수 있다. 중요한 건 그 안에 담는 내용’이라고 강조하시더라고요. 3년 동안의 자율동아리 활동 덕분에 세상 문제에 귀 기울이는 콘텐츠 제작자로서의 좋은 기초 습관을 형성하게 됐습니다.”    
다양한 주제 고민하고 서로 다른 시각 나눈 토론 활동
  중1 때 법무부에서 주최한 토론 대회에 나가 수상한 이후로 토론에 매력을 느꼈다. 토론의 중요성을 알게 되면서 이어진 관심으로 고2 때는 직접 토론 동아리를 만들었다.   “철저히 자료를 조사해야 토론을 할 수 있어요. 특히 토론 대회의 경우 제시된 논제들 중 어떤 논제를 뽑게 될지, 찬반 중 어떤 입장일지 모르기 때문에 모두 준비해야 하죠. 근거가 준비되지 않으면 주장하기도, 상대방 주장에 반론하기도 힘들어요. 중1 때 토론 대회에 참가하면서 알게 됐죠. 고1 때 ‘소년법 폐지’를 논제로 한 토론 한마당에 참가해 소년법 실태, 재범률 등 논제의 등장 배경과 찬반 양측 주장에 대한 논거를 조사했어요. 인문사회토론 동아리를 운영할 땐 시의성 있는 주제를 다뤘어요. 늘 나오는 ‘사형제 폐지’ ‘낙태 제도’ 등의 주제가 지겨웠거든요. 최저임금 인상 논란이 있었을 때는 관련 주제를, 공공의대 설립이 기사화될 때는 ‘의대생 증원과 공공의대’를 주제로 선정하는 식이었죠. 공공의대 문제는 사실 국어 시간에 토론한 적이 있었는데 가볍게 다뤄 아쉬웠어요. 때문에 심층 토론을 위해 동아리에서 다시 다뤘죠.”   토론은 주제에 맞게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했다. 찬반 토론 형식이 아닌 경우도 있었다. 자료 조사를 하고 서로의 생각을 들어보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떤 주제는 토론 형태가 아니었어요. 예를 들어 최저임금을 다룰 때는 통계 자료를 근거로 물가, 금리, 세금 등을 고려해 ‘각자가 생각하는 적절한 최저임금은 얼마인지’를 발표했어요. 단순히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찬반을 논하는 것보다 서로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는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방식이라고 생각했어요. 또 공공의대는 원탁토론으로 각자의 생각을 자유롭게 말했고요. 토론 동아리를 통해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는 태도를 갖게 됐습니다.”  
 
자연 계열 비교과 활동 많았던 학교 인문 계열 활동 확대 건의
  “졸업한 고교는 특목고에서 불합격한 학생들이 많이 모인 학교였어요. 1지망 지원자가 적은 편이라, 특목고와 자사고 입시에서 고배를 마신 학생들이 꽤 배정을 받았거든요. 그래서 최상위권과 상위권 경쟁이 매우 치열했어요. 원점수 95점을 받고 2등급이 되는 경우는 물론이고 99점을 받고 2등급이 되기도 했죠. 하지만 중·하위권과 격차가 심한 편이라 표준편차는 20이 넘어가더라고요. 대입을 치르고 보니 수시 지원에서 우리 학교가 평가 절하되고 온전히 평가를 못 받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구조적인 문제라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억울하기도 했죠. 게다가 과학중점학교라 온통 수·과학 관련 대회만 있더라고요. 학교에 직접 인문 계열 진로 학생들을 위한 대회 개최를 건의했어요. 잘 반영되진 않았지만요. 수학 과목은 인문·자연 합해서 성적을 합산하고 인문 계열 학생들도 과학탐구Ⅰ중 무조건 한 과목은 이수해야 했어요. 10개 학급 중 8개 학급이 인문 계열인 데다가 자연 계열 2개 학급 중 1개 학급만 과학중점반이었음에도 학교는 자연 계열 위주였어요. 인문·자연 계열 모두 사회에서 제각각 역할이 있고 하는 일이 다를 뿐이라고 생각하는데 현실은 자연 계열 위주더라고요. 문·이과 통합 체제라 그런지, 과학중점학교라 그런지 모르겠지만요. 아무튼 인문 계열을 희망하는 학생들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힘겹게 싸우는 듯한 상황이라고 생각했어요.”    
고2 겨울방학부터 수능 준비 철저히 할 것
  수시 지원 과정은 만만치 않았다. 경쟁률 높은 인기 학과인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를 고수할지 학과를 바꿀지 고민이 깊었다.   “어문 계열을 선택한다면 대학 진학이 좀 더 쉬울 것이라고 확신했지만 치열하게 달려온 3년을 믿고 대다수 대학을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그대로 지원했어요. 학교 공부도, 수행평가도, 비교과 활동도 최선을 다하다 보니 일주일 동안 총 20시간을 못 잔 적도 있었죠. 열심히 생활하는 제 모습을 지켜본 친구들은 입시 결과가 아쉽다는 말도 하더라고요. 하지만 경쟁률이 높다고 지원 전공을 바꾸지 않은 것은 제 선택 중 가장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해요.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에 최초 합격했는데, 전공이 잘 맞아 재밌고 학과수업도 매우 만족하거든요.”   다만 후배들은 경쟁률 높은 인기 학과에 지원하려면 수능을 꼭 함께 준비하라며 생생한 경험담을 들려준다.   “지원했던 건국대 동국대 숙명여대 중에서 가장 가고 싶었던 건국대만 합격했어요.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당황했죠. 동국대 광고홍보학과는 예비 7번이었는데 과거 3년 간 예비 7번은 모두 붙었기 때문에 편안하게 기다리고 있었지만 예비 5번까지만 합격이었어요. 숙명여대는 한국어문학과 예비 21번이었는데 19번까지 합격이었고요. 이화여대의 경우 최저 기준인 3개 영역 합 6을 맞추지 못했어요. 3합 7이었거든요. 무려 3개 과목에서 1점 차이로 낮은 등급을 받았죠. 만약 모두 떨어졌다면 정시에 지원해야했는데 그러기엔 수능 준비가 부족했어요. 수능 준비를 열심히 했다면 수시 지원 때도 ‘안 되면 정시로 가지, 뭐’ 하고 생각할 수 있어 좀 더 마음이 편했을 거예요. 사실 고3 때는 진로선택 과목이 대부분이라 고1, 2보다 학교 시험 준비하기가 훨씬 수월해요. 수능 공부할 시간이 있다는 뜻이죠. 후배들에게는 고2 겨울방학부터 수능 준비를 철저히 하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김민정 내일교육 기자 mj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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