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금융 부동산·건설업 대출 176조
전체 기업대출 중 절반 넘어
연체율 급격한 상승 우려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경기침체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상호금융권의 부동산·건설업 대출 규모가 176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건설 중인 부동산이 완공되더라도 미분양이 급격히 늘 수 있어 연체율 급등에 따른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종배 의원(국민의힘, 충북 충주시)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상호금융권(신협·농협·수협)의 부동산·건설업 대출잔액은 6월말 기준 119조7000억원으로 3월말(116조4000억원) 대비 3조3000억원 증가했다. 새마을금고의 부동산·건설업 대출잔액 56조4000억원(1월 기준)을 합치면 176조1000억원에 달한다. 6월말 기준 전체 상호금융권의 기업 대출 잔액(346조9000억원)의 절반을 넘어섰다.
금융당국은 상호금융권(새마을금고 제외)의 최근 연체율을 공개적으로 밝히지는 않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대략 5~6% 수준으로 파악하고 있다. 새마을금고의 경우 1월 기준 부동산·건설업 관련 연체율이 9.2%인 점을 고려하면 상호금융권 전체 연체율은 7%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저축은행의 부동산·건설업 대출 연체율도 7% 안팎으로 알려졌다.
6월말 기준 전체 기업 대출 연체율은 새마을금고가 8.34%로 가장 높고, 신협 5.1%, 농협·수협 3.8%인 것과 비교하면 부동산·건설업 대출 연체율이 더 높은 것이다.
상호금융조합은 부동산PF 대출이 제한되기 때문에 PF대출 규모는 6월말 기준 4조8200억원에 그친다. 상대적으로 부동산PF 대출 위험은 적지만 부동산·건설업 관련 대출 규모가 크고 연체율 상승이 다른 기업 대출 보다 더 가파르게 진행될 수 있어서 건전성 관리가 시급한 상황이다.
한문도 서울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그동안 상호금융권이 제대로 된 리스크 관리 없이 부동산·건설업 대출을 크게 늘렸다"며 "부동산 경기 침체가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서 연체율의 급격한 상승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