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대입 고교선택

2028 대입 개편안에 중3 고교선택 고심

2023-11-22 10:54:14 게재

재수시 새 수능 체제 '부담' … 막연한 유불리 추정 말고 객관적 지표 활용해야

2028학년 대입 개편안 발표 이후 후폭풍이 크다. 새 대입 제도는 현 중2부터 적용되지만 중3 학생과 학부모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다. 주요 대학의 정시 비중이 40~50% 정도인 데다, 최근 의대 증원까지 겹치면서 상위권에서는 'N수'까지 염두에 두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대입 재도전 시 내신 5등급제나 달라진 수능의 영향을 받게 되는 만큼 고교 원서 접수를 불과 2주 정도 앞두고 지원을 고민한다. 게다가 지금 중3은 초6과 중1, 2때 코로나19 상황으로 비대면 교육과 대면 교육을 오갔기에 미처 학습 습관을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아 더 고민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학교에 진학하면 좋을까? 객관적 자료를 보면서 자신에게 더 적합한 고교를 찾는 과정 자체가 대입까지 남은 3년을 알차게 보내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대입 개편안이 중3에게 미칠 영향을 우선 짚어보고 학교가 보여주는 지표로 내게 맞는 학교를 찾을 방법을 살폈다. 막연한 불안에 휩쓸리기보다 나를 중심에 둔 흔들리지 않는 선택 기준을 따라가 보길 바란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2028 대입 개편 적용 대상인 중2 이하 학부모들은 물론 중3 학부모들도 불안을 표한다. 정시 선발 인원이 40%에 달하고 N수생이 양산되는 상황에서 재도전을 자연스럽게 고려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현재 중3이 고3 때 치를 수능 과목과 재수를 할때 치를 과목이 달라지고 학교 성적도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변화되는 데 불안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대입 개편안 발표 직후 종로학원이 현 중3 학부모 1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34.5%가 재수를 할 경우 '불리할 것', 57.9%가 '매우 불리할 것'이라고 답했다.

◆2028 대입 개편안 따른 유불리론 = 재수뿐 아니라 현 중3이 고3 때 치를 2027학년 대입에서도 개편안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 전문가도 있다. 임태형 학원멘토 대표는 "재수가 어렵다고 생각되면 재수를 피하기 위해 정시전형에서 하향 안정으로 지원하는 경향을 보여 합격 컷이 올라간다"며 "마찬가지로 재수를 피하기 위해 수시 지원에서도 위축될 수 있는 만큼 중2부터 적용될 2028 대입 개편안은 현재 중3 학생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반면 현재 중3은 불리할 것이 없고 오히려 더 유리하다는 의견도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분석해보면 현재 중3이 불리할 것은 없어 보인다"며 "내신 9등급제는 더 엄격한 기준이기 때문에 오히려 나을 수 있고 수능 역시 현재 중3이 치르는 수능에 비해 학업 부담이 커진다고 볼 수 없어 막연한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학교 알리미(www.schoolinfo.go.kr)는 학교 전반의 주요 정보를 공개하는 사이트다.


◆학교 알리미로 진학 희망 고교 분석하기 = 중3의 불안이 커진 데는 시기 문제도 있다. 개편안이 후기고 원서 접수를 약 두 달 앞두고 발표됐기 때문이다. 후기고는 특성화고 자율형사립고 외국어고 국제고 일반고 등 대다수 학생이 지원하는 고교를 포함한다.

어떤 기준으로 고교를 선택하면 좋을까? 희망 고교에 재학 중인 선배들로부터 정보를 얻는 것도 좋지만 학교가 보여주는 객관적 지표로 내게 맞는 학교를 찾을 수 있다. 이럴 때 '학교 알리미(www.schoolinfo.go.kr)'가 유용하다. 학교 알리미는 학교 전반의 주요 정보를 공개하는 사이트다. 학생 수, 교육 여건 등 주요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학교 알리미에 들어가 검색창에 진학을 염두에 둔 고교명을 검색하면 학교에 대한 기본 정보가 나온다. 고교명을 클릭하면 교육 활동, 교육 여건, 학생 현황 등을 살펴볼 수 있는데 고교 진학을 위해 가장 눈여겨 볼 자료는 교육 활동 항목란에 있는 '학교 교육과정 편성·운영·평가에 관한 사항(교육과정 편성표)'이다. 일반고조차 고교마다 교육과정 편제가 다르다는 것을 모르는 중3 학생과 학부모가 많다. 예를 들어 수학 교과의 경우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를 배우는 시점이 고교마다 다르다. '확률과 통계' '미적분'은 일반선택 과목이라 9등급제로 상대평가하고 '기하'는 진로선택 과목이라 A-B-C 성취도로 절대평가한다. 수학에 대한 학습 부담을 줄이고 싶다면 일반선택 과목들이 여러 학기·학년으로 분산돼 있는 고교가 낫다.

또한 고2부터는 중학교와 달리 배울 과목을 선택하게 된다. 교육과정 편성표는 어떤 과목을 몇 학년 때 배우는지, 어떤 그룹에서 몇 과목을 선택해야 하는지 모두 표시되어 있어 교육과정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전문가들은 "수학 학습 부담을 낮추고 싶다면 '일반선택 과목'이 분산된 학교를 선택하라"고 조언한다. 또한 관심 분야 과목 개설 여부도 살펴 볼 것을 주문했다. 학교에 따라 개설하는 과목도 차이난다. 교육과정 편성표에서 선택 과목을 살펴보고 진로와 관련 있거나 흥미가 있는 과목이 개설된 학교에 진학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윤희태 서울 영동일고등학교 교사는 "진학을 고려 중인 학교의 교육과정 편성표에서 공통 과목을 지우면 남아 있는 과목이 그 학교의 특색이 된다"며 "학교의 특징적인 부분이 자신의 진로와 관련 있다면 자신에게 적합한 학교로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 외에 학교 알리미에서는 단위 고교의 '졸업생 진로 현황' 정보도 제공한다. 임태형 대표는 "학교 알리미에서 해당 연도를 선택하면 졸업생 현황을 볼 수 있다"며 "재수생 비율에 해당하는 기타 비율이 높고 전문대학 진학 비율이 낮은 학교일수록 상위권이나 학업 의지가 높은 학생들의 비율이 높으며 학업 분위기도 좋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학생의 진로·성향 고려한 선택 = 고교 선택 시 무엇보다 학생의 성향을 고려해야 한다. 학부모 입장에서는 학업 분위기가 좋은 학교에서 공부하면 학습 습관이 저절로 형성될 것으로 생각해 준비가 안 된 학생을 경쟁이 치열한 고교에 보내놓고 후회하는 경우도 있다.

조미정 에듀플라자 대표는 "학생들의 성향이 제각각 다르고 학교도 각각의 특색이 있는 만큼 성향에 맞는 학교를 선택하는 것이 대입을 준비하는 첫걸음"이라며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진학하는 학생, 정시전형으로 진학하는 학생의 성향이 다르기에 자신에게 맞는 학교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임태형 대표는 "학생들은 내신 받기 쉬운 학교를 택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특정 대학을 목표로 하거나 학업 의지가 높다라면 비슷한 수준의 학생들이 모이고 희망 대학 진학 실적이 좋은 학교를 선택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허 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대입에서 학생부 반영이 축소된 만큼 동아리 활동을 통해 자신의 진로 역량을 보여줄 수 있기에 동아리 편성 현황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전했다. 2023학년 후기고 지원 결과 서울 지역의 경우 92.6%의 학생이 희망하는 학교를 배정받았다. 7.4%의 학생이 본인의 희망과 다른 학교에 배정됐는데 4개 학교까지(예술·체육·과학중점학교를 포함하면 5개) 지원 가능하기 때문에 1지망 학교에 배정받지 못한 비율은 실제론 더 높다.


김기수 기자·김민정 내일교육 리포터 mj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