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라인 개편 막바지 … "한미일 관계 잘 관리"

2023-12-20 11:05:34 게재

조태용 국정원장, 조태열 외교장관 지명 … 안보 3차장 신설

김태효 "일체형 핵 억제 시스템 … 북한, 한일관계 단절 원해"

윤석열 대통령의 외교·안보라인 개편이 후반부로 접어들었다. 안보경제에 방점을 두고 국가안보실 3차장을 신설키로 했다. 안보실은 '일체형 핵 억제 시스템'을 언급하며 북한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이는 한편 한국·미국·일본 3각협력체제 관리를 강조했다.
입장하는 조태용 국정원장·조태열 외교장관 후보자 |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조태용 국가안보실장(가운데)과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조태열 전 외교부 2차관(왼쪽)이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오른쪽)의 외교·안보 라인 수뇌부 인선안 발표 브리핑에 입장하는 모습. 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3차장, 좀 더 인선 검토" = 대통령실은 19일 외교(1차장), 국방(2차장)에 이어 안보경제를 담당하는 3차장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3차장은 신설한다"며 "외교와 경제와의 관계가 자꾸 무너지고 있고, 특히 과거 자유무역주의에서 평온하던 그런 국제경제 질서도 아주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공급망도 중요한 이런 상황에서, 사령탑의 역할을 누군가가 해 줘야겠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3차장에는 왕윤종 안보실 경제안보비서관이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대 출신의 왕 비서관은 현 정부 출범 때부터 경제안보를 맡고 있었으며 중국 전문가로 알려졌다.

다만 공식 인선에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3차장이 안보실장과 호흡을 맞춰야 하는 자리인 만큼 후임 안보실장 인선이 공식화되는 시점이 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앞서 이날 윤 대통령은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로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을,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조태열 전 주유엔 대사를 각각 지명했다.

장호진 외교부 1차관 임명이 유력시되는 안보실장 인선은 발표하지 않았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좀 더 인선을 검토한 다음에 발표하겠다"며 "국가안보실장이라는 자리가 워낙 중요하고 위중하기 때문에 조 실장이 비록 내정은 됐지만 다음 청문회라든지, 그때까지 계속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김수경 대변인 기용으로 공석이 된 안보실 통일비서관에는 이인배 국립통일교육원장이 내정돼 출근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원망, 제국주의 시대 끝물" = 한편 김태효 안보실 1차장은 이날 "한국이 세계 최강의 핵무기 국가인 미국과 일체형이 돼서 언제라도 그것(핵무기)을 사용할 수 있는 실전 배치 시스템으로 간다는 것은 북한에 악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차장은 이날 SBS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제2차 한미 핵협의그룹(Nuclear Consultative Group·NCG) 회의 성과를 소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김 차장은 "2차 NCG에서 완성된 기본 골격을 바탕으로 내년 6월까지 완성된 지침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게 되면 양국 정부가 모든 핵 프로그램에서 일체형 핵 억제 시스템이 완성됐다고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북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질 것이란 우려에는 "그런 우려를 자아내려고 하는 것이 북한의 목적"이라며 "우리는 쿨하게 있는 그대로 상황에 따라 북한이 어떤 조치를 취하면 거기에 맞는 우리의 안전 조치를 같이 취하는 것뿐"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같은 경우는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맞추려고 노력한 흔적이 엿보이는데, 이는 한국 국민들에게 혼란을 일으키고 우리 정부의 안보 대비 태세에 어떤 구멍이 있다는 걸 연출하기 위한 작위적인 시도가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김 차장은 앞서 이날 오후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2023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회에서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한미일 관계가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을 무력화시키는 것"이라며 "우리는 한미일 관계를 잘 관리해나가면서 북한이 원하는 긴장에 말려들지 않고 차분하게 북핵 능력을 무력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원하는 것은 한일이 관계를 끊는 것"이라며 "우리가 지금까지도 일본을 원망하는데 그것이 제가 볼 때는 제국주의 시대의 마지막 끝물이 아닌가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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