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정시 합격생 릴레이 인터뷰 | 건국대 화장품공학과 1학년 박소현

2024-01-04 16:15:16 게재

수능에 대한 아쉬움, 철저한 전공 분석으로 극복

수능은 정해진 범위가 있고 기출문제로 유형을 짐작할 수 있는 시험이기 때문에 기출문제 분석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과목별, 유형별로 기출을 분석하면서 문제를 대하는 방법을 ‘행동 강령’이라고 이름 붙이고 실천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고3 때 치른 수능 국어가 어려워 재수하면서 잘 대비했지만, 재수 때 치른 국어는 쉬웠는데도 실수가 발목을 잡았다. 모의고사에 비해 저조한 수능 성적으로 정시를 지원하면서 아쉬운 점이 많았다. 대신 4년간 다닐 학과를 선택해 공을 들였다. 건국대 화장품공학과로 결정하기 전까지만 해도 미래에 대한 고민이 있었지만, 신중하게 고민해 전공을 선택한 만큼 앞으로가 기대된다고 말하는 서현씨를 만났다.      

이미지확대 박서현 | 건국대 화장품공학과 1학년   사진 이의종  
   
학업 분위기 기준으로 고교 선택
  고교 선택 당시, 면학 분위기가 형성된 학교인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고교 진학 후 학습량을 늘려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아버지 직장을 따라 네덜란드에서 생활한 중1, 2 동안의 학습 공백이 생각보다 컸고, 한국으로 돌아와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한 중3 때 실력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특히 수학에서 차이를 체감했다.   “별다른 선행 없이 공부했는데도 네덜란드에서는 수학 천재라는 얘길 들었었는데요. 하하. 한국에서의 중3은 참 힘들었어요. 화성고는 지역 내 학습 분위기가 좋고 정시 진학 성적도 좋은 학교로 알려져 있어 선택했습니다. 진학 후에 보니 선행학습을 한 친구들이 많아 학교 성적은 기대하지 않았어요. ‘내신이 잘 안 나오면 정시로 대학 가면 되지’라는 안일한 생각 때문인지 학교 성적은 그다지 좋지 않았고, 2학년 2학기부터 본격적으로 정시 진학을 준비했습니다.”   고3 때 치른 2022 수능은 국어가 어려웠다. 국어 시험의 여파는 다음 수학 시간까지 이어졌고 수학에서 단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는 4등급이라는 성적을 받았다.   “모의고사에서는 1, 2등급을 받았기 때문에 충격이 컸죠. 주요 대학의 자연 계열 학과는 수학 반영 비율이 높기 때문에 4등급이라는 성적으로는 원하는 대학에 진학할 수 없었어요.”   기숙 학원에서 재수를 했다. 오후 3~4시까지 수업이 이어졌고 밤 10시 반까지 의무 자습 시간을 이용해 배운 내용을 다졌다. 요일마다 수업, 식사 등의 시간을 제외하고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계산해 과목별로 배분했다.   “자습 시간을 과목별로 배분한 이유는 어느 한 과목에 치우쳐 공부하지 않으려고 했기 때문이에요. 그날 해야 할 공부를 그냥 목록으로 적는 것보다 확실히 짜임새 있게 공부할 수 있었어요.”    
일관된 태도로 문제 풀기 위해 노력
  문제를 풀 때는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를 ‘행동 강령’이라고 명명해 실천했다. 예를 들어 <지구과학Ⅰ>은 ‘그래프를 만나면 축부터 읽자’ ‘비교 문제는 헷갈리지 않도록 주의하자’ 와 같은 행동 강령을 정했다.   “어떤 문제를 만나도 당황하지 않고, 일관된 태도와 감정으로 문제를 풀기 위해서였어요. 과목별로, 유형별로 문제에 접근하는 행동 강령이라는 루틴을 정립해 풀었어요. 국어의 경우 지문을 해설하는 선생님보다는 지문에 어떻게 다가가는지 알려주는 선생님이 제게 맞았어요. 문제를 대하는 좋은 방법을 찾으면 또 익숙해져야 할 행동 강령으로 정리해 체화하려고 노력했죠.”    
고난도 문제 풀이가 개념 이해에 큰 도움
  수학의 경우 개념을 계속 들여다본다고 해서 그 개념이 더 깊이 이해되는 것은 아니었다. 대신 난도 있는 문제를 풀어본 후 다시 개념을 보면 훨씬 더 개념이 잘 이해됐다.   “현우진 강사의 개념 강의인 ‘뉴런’을 두 번 봤는데, 교과서만으론 깨닫기 쉽지 않은 내용들이 있어 도움이 됐어요. 개념 강의를 처음 볼 때와 자이스토리를 통해 난도 있는 문제까지 충분히 풀어본 후 다시 봤을 땐, 개념에 대한 이해의 깊이가 달랐어요. 기출문제는 틀린 문제들을 표시해 일주일 후에 다시 풀어보면서 스스로 풀 수 있을 때까지 반복했어요. 수학 문제에 쓰이는 아이디어들은 반복해서 나올 가능성이 있거든요. 모의고사를 풀며 다시 나올 것 같은 접근 방식이나 아이디어를 발견하면 문제를 오려서 노트에 붙였습니다. 그 문제들은 1~2주 내로 다시 풀었고요.”   고3 때 영어는 6월과 9월 모의고사에서 모두 1등급을 받았는데 수능에선 처음으로 2등급을 받았다. 풀면서도 당연히 1등급을 예상했는데 채점 후 보니 2등급도 간신히 나올 점수였다.   “안일하게 보고 꾸준히 공부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재수할 땐 짧게라도 영어를 매일 공부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웠어요. 점심 먹은 후 가장 나른하고 졸릴 때 영어 시험을 보기 때문에 평소 영어 공부도 같은 시간대에 했죠. 한 문제 출제되는 문법은 5개년 기출에서 분석해보니 자주 나오는 문법들이 정해져 있었어요. 보통 29번 문항에 해당하죠. 그것들을 정리하니 더 이상 문법 문제를 틀리지 않았어요. 최대한 꾸준히 영어 공부를 하려고 했지만 수능이 다가올수록 시간을 더 투자해야 할 과목들이 나타나더라고요. 절대평가인 영어는 우선순위에서 밀렸고 결국 수능에선 89점으로 2등급을 받았어요. 절대 방심하면 안 되는 과목이더라고요.”    
안정 지원 학과도 신중하게 선택, 후회 없어
  두 번째 정시 지원은 신중하게 결정했다. 다시 수능을 공부할 생각은 없었기 때문에 가군의 경희대 간호학과를 적정·소신으로 썼고 나머지 두 군데는 안정 지원했다. 생명과학을 좋아하는 데다 면허 취득이 가능하기에 경희대 간호학과가 진학 희망 1순위였다. 모의 지원 서비스에서도 추가 합격 가능, 정시 상담을 받았을 때도 추가 합격권으로 나왔다. 하지만 결과는 불합격이었다.   “예비 9번을 받았는데 8번까지 합격이었어요. 바로 제 앞에서 문이 닫힌 거죠. 계속 추가 합격 전화를 기다리고 있던 터라 충격이었습니다. 하지만 간호사의 직무가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 부모님은 오히려 잘됐다고 하시더라고요.”   아쉬움은 오래가지 않았다. 안정 지원으로 선택, 최초 합격을 거머쥔 건국대 화장품공학과 역시 매우 신중하게 결정한 학과였기 때문이다. “관심이 전혀 없는 학과에 들어가서 다른 학과를 복수전공하거나 전과를 하고 싶진 않더라고요. 어떻게든 흥미를 느끼고 공부하고 싶은 분야의 학과를 골랐습니다. 우선 종이 배치표를 보고, 갈 수 있는 모든 대학의 모집 요강을 살펴보면서 그 대학에 속한 학과들을 봤죠. 그중 흥미를 느낀 학과들은 유튜브, 학과 홈페이지에서 교육과정도 살폈어요. 그렇게 애정을 가지고 최종 선택한 학과라 아쉬운 마음을 접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충분히 조사하고 신중히 결정한 전공인 만큼 우선 학과 공부에 충실할 예정이다.   “화장품공학과는 화장품에 관한 화학 위주로 공부해요. 졸업 후 국내 화장품 대기업이나 외국계 회사 취업을 염두에 두고 있는데요. 열심히 일하면 앞으로 무한히 성장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김민정 내일교육 기자 mj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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