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산경제전망

수산물 소비 늘어나는데 생산이 못 따라가

2024-01-05 11:31:09 게재

수입 늘고, 수출 횡보 … 자급률 69%로 감소

1인당 수산물소비량 72㎏ … 어업경영 악화

올해 국민 1인당 수산물 소비량이 72㎏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국내 수산물시장은 생산이 소비증가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자급률도 소폭 하락할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오전 부산 서구 부산공동어시장에서 새해 첫 경매가 열리고 있다. 국내 최대 산지위판장인 부산공동어시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위판물량 16만톤에 위판액 3000억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엔 최근 7년 중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올해는 지연되고 있는 어시장 현대화사업 착공, 자동선별기 도입 등을 계획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5일 수협중앙회 소속 수산경제연구원(수경연)이 발행한 '수산경제전망'에 따르면 수산물 소비량은 지난해 567만톤에서 2.4% 증가한 581만톤(상한 640만톤, 하한 522만톤), 생산량은 지난해와 비슷한 368만톤(상한 379만톤, 하한 356만톤)으로 전망했다.

주요 어종의 가격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 가운데 냉동오징어 가격은 상승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국내 연근해 오징어 생산량이 급감하면서다.

물가상승 속에서 인건비 어구비 등 생산비 상승압박이 계속되면서 어업경영의 어려움도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나타났다.

◆연근해어업생산량 90만톤 유지 관심 = 수산물 소비량은 2013년 414만톤에서 2021년 540만톤으로 30.5% 늘었다. 연평균 증가율은 3.4% 수준이다. 소비증가 추세는 상승폭이 줄어들긴 했지만 지난해에도 이어졌다. 수경연에 따르면 지난해 추정 소비량은 567만톤으로 2022년 553만톤(추정)에 비해 2.4% 늘었고, 올해도 이같은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인 소비 증가 추세 속에서 1인당 연간 수산물소비량도 72㎏(상한 80, 하한 66㎏)으로 2013년 54.6㎏ 이후 증가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1인당 수산물소비량은 순식용 공급량을 해당 연도 인구수로 나눠 산출한다.

하지만 후쿠시마원전 오염처리수 문제는 소비시장에서 불안요소다. 지난해에는 정부와 수산인들을 중심으로 '우리 바다, 우리 수산물은 안전하다'는 판단이 확산돼 이로 인한 소비감소는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수경연은 후쿠시마원전 오염처리수 방류 관련 소비 동향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양식을 포함한 수산물 생산량은 2013년 314만톤에서 2021년 383만톤까지 상승했지만 2022년 360만톤으로 줄었고, 지난해 368만톤으로 소폭 상승했다. 올해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수산물 생산량 가운데 연근해생산량은 지속적인 감소, 양식생산량은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같은 추세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연근해어업 생산량은 2013년 105만톤에서 2022년 89만톤까지 줄었다. 지난해에는 97만톤(추정)으로 반등했지만 100만톤을 넘어서지 못했고, 올해는 다시 92만톤으로 줄어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근해어업 생산량이 90만톤 이하로 감소될 것인지 여부가 주목된다. 해면양식어업 생산량은 2013년 152만톤에서 2022년 227만톤으로 49.7% 증가했다. 10년간 연평균 4.1% 증가한 수준이다. 김 미역 등 해조류 주요 품목들의 성장이 양호해 생산량이 늘어난 것이 주요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수경연은 올해 해면양식업생산량을 지난해 228만톤(추정)과 비슷한 수준으로 전망했다.

◆기후위기시대 수산식량 자급률도 하락 = 늘어나는 소비를 어업생산으로 충당하지 못하면서 수산물 수입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수산물 수입액은 2013년 38억9500만달러에서 2022년 69억5900만달러로 30억달러 이상 증가했다. 연평균 6.0% 수준이다. 코로나19 이후 2020년 잠시 감소했지만 2021년 이후 반등하며 2022년에는 역대 최고 수입액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참치 수입액은 3억1600만달러, 연어는 5억8600만달러를 기록하며 전체 수산물 수입을 견인했다.

지난해 수산물 수입액은 65억달러(추정)로 감소했지만 올해는 다시 70억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연근해 어획량이 감소하는 가운데 수입수산물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흐름이 이어지는 것이다.

수산물 수출액은 2013년 21억 5100만달러에서 2022년 31억5000만달러로 46.4% 늘었다. 연평균 3.9% 수준이다. 수입액에 비해 규모가 적고 증가세도 낮지만 상승세를 타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2022년에는 처음 30억달러 이상 수출액을 달성하며 최고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에는 29억달러(추정)로 소폭 줄었고, 올해도 이 정도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계 시장에서 한국식품(K푸드)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지만 전반적인 경기침체, 소비심리 위축 등의 영향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추정 근거다.

수산물 자급률은 2013년 75.8%에서 2020년 69.2%로 계속 하락했다. 2021년에는 71% 수준으로 회복한 후 2022년, 2023년(추정) 계속 70%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자급률 추세는 올해 69%로 다시 소폭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수경연은 어자원감소 등에 따른 연근해어업 어획량 정체를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업종별 희비 엇갈려 = 주요 어종의 가격은 전반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냉장갈치 소비자가격(㎏당)은 2013년 3만7028원에서 2022년 2만9021원을 기록하며 21.6% 하락했다. 지난해에는 3만1370원(추정)으로 소폭 올랐지만 올해는 3만원 선으로 소폭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연근해 갈치 생산이 정체된 가운데 수입량이 증가하면서 가격상승을 억제하고 있다.

냉장고등어는 2019년 이후 고등어 어획부진으로 가격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2013년 8874원에서 2019년 7536원까지 떨어졌지만 2022년 1만1840원으로 상승했다. 올해는 지난해 1만1262원(추정)에서 소폭 하락한 1만1039원으로 추정했다. 연근해 고등어 어획량이 다소 회복되면서 가격도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냉동오징어는 지난해 1만6507원에 이어 올해 1만7466원으로 계속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다. 생산량 감소가 주요 원인이다.

대표적인 양식 품목인 넙치(도매가격)는 지난해 1만5711원에 이어 올해 1만5833원으로 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나타났다. 넙치 가격은 양식량 증감에 따라 주기적으로 변동하고 있다.

대표적인 양식 패류 중 하나인 전복(도매가격)은 양식량 증가에 따라 계속 하락하고 있다. 2013년 4만2750원에서 2021년 3만333원으로 떨어졌던 전복은 2022년 3만2000원으로 일시 상승했지만 지난해 3만570원(추정)에 이어 올해 2만9352원(추정)으로 다시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수산물 가격이나 어가 소득은 모두 후쿠시마원전 오염처리수 방류 관련 수산물 소비 변동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수경연은 14개 근해어업의 경영여건도 기후변화 유가변동 등에 따라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오징어 등 동해에서 주로 어획되는 어종의 부진으로 근해채낚기 등 관련 업종의 부진 추세는 올해도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14개 업종 중 어업수익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곳은 근해통발 근해안강망 근해자망 기선권현망 근해연승 등이다.

어가소득은 2013년 3859만원에서 2022년 5291만원으로 계속 증가했다. 연평균 3.2% 증가세다. 올해도 지난해 5440만원(추정)에서 5600만원 수준으로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어업 외 소득원이 늘어나는 것을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엄기두 수산경제연구원장은 4일 "올해 수산업은 소비 증가 속에서 생산이 정체돼 수입증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수산업은 변동성이 커 미래를 예측하고 계획을 수립하는 게 어렵지만 우리의 전망분석 노력이 어업인과 소비자들 합리적 판단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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