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시론
현실로 다가온 미래먹거리 AI
인공지능(AI)이 열일을 해내고 있다. 국내 배터리업체는 제조품질 검사기술에 AI를 적용한다. 사람 실수(human error)를 줄이기 위해서다. AI로 검사를 대체하거나 기존 장비의 성능 한계로 검출하기 어려운 부분을 AI기술을 통해 찾아낸다. 기업은 AI기술을 도입한 결과 작업자 검사 업무를 2/3 절감했다고 한다. 국내 4대 로펌 가운데 한곳도 AI기술에 기존 판례검색과 분석을 맡긴다. 2~3년차 변호사 수준이어서 신입채용을 20% 줄이게 됐다고 했다.
AI 때문에 사람의 일자리가 줄어든다고 하지만 어쨌든 AI기술을 통해 효율성이 높아지고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신약개발 기간을 단축시키거나 새로운 소재를 찾는 것도 AI가 한다. 특히 잠재된 패턴이 있는 곳에서는 AI 활약이 뛰어나다.
CES 2024 최대 화두는 AI
첨단 정보통신(IT) 기술의 각축장인 미국 라스베이거스 국제가전박람회(CES) 2024의 핵심주제도 AI다. CES 주최기관인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혁신상 부문에 최초로 AI를 추가했다.
독일 기업 '보쉬'의 AI기술을 적용한 총기 감지 시스템은 CES 최고혁신상에 선정됐다. 이미지와 음성데이터를 분석해 총기 소지자를 탐지하고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 총을 가진 사람이 학교로 접근하면 이미지로 이를 확인해 즉시 경고한다. 오디오 분석 기술을 활용해 총기가 발사됐을 때 소리로 위치를 분석해 정보를 제공한다. AI기술을 인명보호와 같은 공익적 목적에 부합하도록 적용한 셈이다.
우리나라 스타트업 '스튜디오 랩'은 사진과 영상 등 디지털 이미지를 다루는 비전 AI기술을 기반으로 온라인몰 운영을 지원하는 서비스(셀러 캔버스)를 내놓아 CES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이 서비스는 판매자가 상품사진을 업로드하면 이미지로부터 재질 스타일 색상 등 주요 정보를 파악·분석해 상품 특징을 정리해주고 상세 페이지 디자인을 제작해준다. 이를 기반으로 온라인몰 콘텐츠 생성을 위한 마케팅 문구도 자동으로 생성한다. AI기술의 투명성 설명가능성 신뢰성 공정성 개인정보보호 등 윤리적 문제를 논하기도 전에 우리 곁에 가까이 온 것이다.
AI기술은 산업에 응용 적용돼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 소비자에게 새로운 가치경험을 실현시켜준다. AI는 기업의 생산성 향상과 인간 삶의 질 증진, 글로벌 난제 해소 등을 가능하게 하는 미래핵심 기술임은 분명하다.
글로벌 AI 시장규모는 2022년부터 연평균 18.6%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각국 AI 특허출원수 증가세에서도 이같은 흐름을 엿볼 수 있다. 2021년 세계 AI 특허출원 건수는 2015년 대비 30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규모도 크게 늘었다. 2021년 세계 기업들의 AI 투자는 전년 대비 1.48배 증가한 1765억달러였다. 5년 동안 투자규모는 8.9배 늘었다. 컨설팅기업 맥킨지 조사에 따르면 세계 기업들의 AI 활용률은 2020년 대비 6%p 증가한 56% 수준으로 올랐다. 조사기업의 절반 이상이 AI를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렇다보니 AI기술을 선점하려는 각국의 경쟁이 치열하다. AI 특허출원건수는 중국이 미국의 2.3배(2002~2021년 누적)에 달하는 규모로 압도적 1위를 기록하고 있다. AI분야 민간투자는 미국이 중국의 4배 이상 규모이고 중국정부의 AI 투자 규모는 미국의 12배에 달한다. 미국은 민간이, 중국은 정부가 AI 투자를 주도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은 AI 특허출원수에서는 세계 3위지만 민간투자 규모는 10위로 조금 뒤쳐진다.
당장 성과 없어도 지속 투자해야
선두그룹을 쫓아가기 위해서는 캐나다 사례를 눈여겨볼 만하다. 캐나다는 AI 암흑기(1980년대)에도 지속적으로 AI 투자를 했다. 그 결과 이제는 제프리 힌튼 토론토대 명예교수, 요슈아 벤지오 몬트리올대 교수 등 AI 석학들을 다수 보유한 연구자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당장 성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반드시 해야 하는 연구라면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성과를 내올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선정한 6대 첨단전략산업인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미래차 바이오 지능형로봇 모두와 광범위하게 연결돼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게 만드는 것이 AI라고 할 수 있다. 현실로 다가온 미래먹거리인 AI 분야에 대한 집중과 지원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