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 1대학 2캠퍼스로 '의대 유치'
2024-01-18 10:53:57 게재
순대·목대 갈등 대신 협력
캐나다 사례로 해법 찾아
18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전남지역 의대 유치는 30년 전부터 시작됐다. 전남은 농어촌이 복합된 지역특성 때문에 의료수요가 갈수록 늘고 있다.
하지만 의대와 대형 병원이 없어 서울 등으로 '원정 진료'를 다닐 정도로 의료서비스가 열악하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전남도를 비롯해 순천대 목포대 등이 의대 유치에 나섰지만 되레 지역갈등을 촉발했다.
특히 정치인들이 선거 전략에 이용하면서 갈등이 증폭됐고, 유치를 가로막는 반대 논리로 작용했다. 김 지사는 최근 복잡하게 얽힌 의대 유치 타개책으로 '1대학 2캠퍼스'를 제안하고 순천·목포대와 함께 '캐나다 노던 온타리오 의과대학 설립 과정'을 벤치마킹했다.
캐나다 온타리오 북부지방은 농촌과 오지가 많고 의사가 절대 부족한 의료서비스 취약지역으로 전남도와 비슷했다.
열악한 의료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온타리오 서부 선더베이 레이크헤드 대학과 동부 서드베리 로렌시안 대학이 지난 2002년 공동으로 의대 설립에 나섰다.
문제는 두 대학 거리가 1008㎞로 너무 멀었다. 이때 나온 방안이 1대학 2캠퍼스다. 두 대학은 2005년 의대를 설립했고, 2022년 독립 의대로 전환했다. 현재 노던 온타리오 의대는 교수 350명과 학생 250명 규모로 운영 중이며, 신입생 정원은 64명이다. 그동안 의사 800여명을 배출했고 졸업생 80% 정도가 지역에서 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록 지사는 지난 15일(현지 시각) 선더베이 캠퍼스에서 사리타버르마 노던 온타리오 의과대학 총장 등을 만나 전남형 의과대학 설립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 송하철 목포대 총장과 박병희 순천대 의대유치추진단장 등이 참여해 온타리오 대학과 교류협력을 약속했다. 17일 귀국한 방문단은 전남형 의대 설립방안과 관련된 논의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전남형 의대 설립 방안은 정부 의대 정원 확대 방침과 맞물려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현재 의대 정원은 2006년 40개 대학 3058명으로 확정된 이후 18년동안 동결된 상태다. 정부는 올해 의대정원 확보 방안을 밝힐 예정이다. 전남도는 333명으로 구성된 범도민추진위원회와 함께 정부 의대 정원 확대 계획에 '전남도 국립의대 신설 방안'을 반영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김영록 지사는 "노던 온타리오 의과대학 설립은 대학과 주민, 지역커뮤니티 등이 함께 열악한 의료현실을 극복한 모범 사례"라며 "전남도는 목포대 순천대와 함께 노던 온타리오 의과대학 성공 사례를 본받아 의과대학을 반드시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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