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계대출 관리 부동산시장에 달렸다

2024-01-18 11:26:39 게재

금융권, 대출증가 2% 이내 관리 목표 제시

주담대 억제하면 GDP 대비 100% 이내 가능

주요 금융지주사가 당국에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2% 이내로 관리하겠다고 보고하면서 실현 가능성이 주목된다. 가계대출의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는 5대 금융지주사 소속 은행과 증권사 및 보험사 역할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올해 가계대출 증가를 억제하는 데서 핵심은 부동산시장 동향과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추이에 달렸다는 전망이다. 전체 가계대출에서 주담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이고, 최근 3~4년 동안 주담대 증가율이 특히 높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가계대출 총액은 1759조646억원으로 2022년 3분기(1756조7635억원)에 비해 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주담대는 같은 기간 1008조6607억원에서 1049조916억원으로 4.0% 증가했다. 고금리로 신용대출 등이 줄었지만 주담대는 지속적인 증가 흐름을 보였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주담대 증가액이 전년 대비 45조1000억원 증가해 2022년 연간 증가액(27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신용대출을 비롯한 기타대출이 35조원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주담대가 가계대출 증가세의 주된 원인으로 드러났다.

올해 주담대 증가세는 지난해보다 둔화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시장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고, 현재로서는 집값이 당장 반등할 조짐도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여기에 은행권 주담대 금리가 5% 안팎의 높은 수준을 3년째 지속하면서 무리한 대출로 집을 사는 수요가 상대적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지난해 특례보금자리대출 등 정책금융이 대출수요를 끌어올렸던 만큼 올해도 '신생아특례대출' 등이 대기하고 있어 금액 자체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가계부채점검회의에서 금융지주들이 올해 업무계획에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를 1.5~2% 수준으로 잡았다"며 "올해 하반기에 정책금융 공급도 있고 금리가 어떻게 움직일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보다 엄격하게 증가율 관리에 신경을 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당국과 금융권이 올해 주담대 증가세를 적절하게 억제할 경우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대출 비중을 100% 이하로 끌어내릴 수 있을 전망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말 우리나라 가계대출 규모는 GDP 대비 100.8%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이는 2021년(105.4%)과 2022년(104.5%)에 비해서 줄어든 수치다. 따라서 올해 금융권 목표대로 가계대출 증가세를 2% 이내에서 관리하고, 우리나라 명목GDP가 5% 안팎 상승할 경우 100% 이하로 내려갈 수도 있다.

국제금융협회(IIF)가 지난해 3분기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명목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00%를 넘는 국가는 한국이 조사대상 34개국 가운데 유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과 한국은행은 그동안 가계대출과 신용카드 사용 등을 합친 전체 가계부채 규모를 명목GDP 대비 80~90% 수준까지 끌어내려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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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호 이경기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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