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수시 합격생 릴레이 인터뷰 | 동국대 AI소프트웨어융합학부 손건영

2024-01-18 23:51:34 게재

“나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게임·프로그래밍’ 파고들었던 고교 3년

어릴 때부터 집에 친구들을 불러 같이 게임을 하는 게 일상이었다. 닌텐도부터 PC게임까지 다양하게 즐겼다. 다행히 부모님도 게임을 하는 걸 크게 반대하진 않으셨다. 이러한 환경 덕분에 자연스럽게 게임과 컴퓨터에 관심을 갖게 됐다. 중학생 때 전자 제어기인 아두이노와 간단한 컴퓨터 언어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상상한 것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코딩의 매력에 푹 빠졌다. 고등학교에서도 이러한 열정은 계속됐고, 실제 게임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자신이 걸어야 할 길임을 확신했다. 그렇게 고교 생활 동안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게임 개발에 집중한 결과, 동국대 AI소프트웨어융합학부에 합격했다. 설레는 대학 생활을 앞둔 손건영씨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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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건영 | 동국대 AI소프트웨어융합학부 입학 예정  사진 이의종      
흥미로운 게임 속 수학에 눈뜨다
  건영씨는 누구보다 학교 수업 시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학생이었다. 모든 수업에 성실히 임하다 보니, 관심 분야인 컴퓨터, 게임, 인공지능(AI)과 관련된 내용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특히 수학과 과학에서 이들에 적용된 기초 이론을 접할 수 있어 흥미로웠다.   “<수학> 개념은 게임에 정말 많이 활용되더라고요. <기하>에서 배운 벡터의 내적은 게임 캐릭터의 시야각을 결정할 수 있어요. 외적은 빛의 방향과 각도를 계산하고, 보이지 않는 물체의 뒷면을 제거하는 컬링 기법을 이끌어낼 수 있죠. 둘 다 게임 프로그래밍에서 중요한 부분 중 하나예요. 이런 사례들을 유튜브에서 직접 찾아가며 학습했더니 게임 프로그래밍에 대한 이해는 물론, 수학 개념에 대한 이해도 높일 수 있었죠. 탐구 내용을 수업 시간에 발표해 친구들에게 공유했더니 반응도 좋았고요.”   같은 방식으로 <미적분>에서는 딥러닝 인공지능의 최적화 알고리즘으로 사용되는 ‘기울기 하강법’에 미적분이 어떻게 활용되는지도 조사했다. 뿐만 아니다. AI 윤리에 대한 고민도 수업을 통해 풀어냈다. <독서>에서는 AI를 다루는 사람의 윤리적 기준의 중요성을, <생명과학Ⅰ>에서는 뇌·기계 인터페이스(BMI) 기술의 장점과 윤리적 문제를 살펴보며 과학 기술의 양면을 깊게 고민했다.  
 
게임 창작 열정 더하고
리더십 키운 동아리 활동
  건영씨의 모교인 경기 인창고는 과학중점학교이자, 혁신학교다. 과학중점과정을 밟은 건영씨는 수학·과학에 집중된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했기에 과목 선택의 폭이 좁았다. 게임 등 관심 분야와 직접적으로 관련한 교과목이 현재 고교에서 만나기 어렵다 보니, 교내의 다채로운 창의적 체험 활동을 적극 활용했다. 동아리 활동이 대표적이다.   2학년 때는 ‘겜창동(게임창작동아리)’에서 활동하며 여러 게임을 직접 제작했다. 게임 개발 도구인 ‘유니티’를 사용해 캐릭터, 사물, 지형 등 게임의 다양한 요소를 조작하고 물리 법칙을 적용해 게임 제작에 필요한 기법을 탐구하는 등 관심사를 확장해갔다. 코딩 실력은 주로 유튜브와 구글, 전문도서를 활용해 키워나갔다.   “지역 시민들에게 공개하는 오픈랩 행사에서 동아리가 제작한 게임을 선보인 것이 특히 기억에 남아요. 2차원 지도에서 진행하는 간단한 점프 게임이었어요. 저는 게임 기획, 장애물 부분의 코드 작성, 디자인 등을 담당했고요. 학교 인근 경기 구리역 근처에 부스를 마련해 일반 시민들에게 저희가 만든 게임을 소개했죠. 이때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이 저희 게임을 굉장히 재미있게 하는 모습을 보면서 게임 개발 분야에서 계속 일하고 싶다는 확신을 갖게 됐어요. 동아리 활동으로 다양한 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누군가는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러한 역할을 자처하다 보니 3년간 진로 관련 활동을 많이 쌓은 것은 물론 스스로도 크게 성장할 수 있었어요.”   3학년 때는 코딩과 프로그래밍에 관심 있는 친구들과 함께 직접 ‘코드메이커’라는 동아리를 만들고 동아리장을 맡았다. 동아리원의 관심 분야에 따라 게임 개발, 웹 개발, AI 연구 등의 조로 나눠 활동을 조직했다.   “프로그래밍 관련 진로를 생각하고 있어도 모든 친구가 코딩을 할 줄 아는 건 아니었어요. 코딩을 모르는 친구들에게는 로고 제작이나 이미지, 음악 관련 업무를 맡겼습니다. 게임 제작 자체보다 친구들의 능력과 관심사를 종합적으로 파악해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들였어요. 이것이 리더로서 더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했죠.”    
학교생활에 대한 자신감,
종합전형 지원·합격 이끌어
  수시 원서를 작성할 때, 건영씨는 ‘근거 있는 자신감’으로 가득했다. 2년 반 동안의 활동이 학생부에 탄탄하게 기록돼 있었기 때문. 학생부종합전형을 선택하는 데 망설임이 없었다. 프로그래밍과 게임 분야에 관심이 많아 관련 학과들을 추린 후 건국대 동국대 서울과학기술대 광운대 세종대는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상명대는 학생부교과전형으로 지원했다. 2곳은 안정 지원, 4곳은 소신 지원이었다. 이 중 동국대, 세종대, 상명대에 합격했다.   “동국대 AI소프트웨어융합학부는 컴퓨터공학, 인공지능, 멀티미디어소프트웨어공학 등 여러 학과가 모여 있어요. 관심 분야인 프로그래밍과 게임, 인공지능을 모두 다루고 있어서 제게 딱 맞는 학부라고 생각했어요.”   동국대 학생부종합전형은 1단계 서류 종합 평가와 2단계 서류 성적(70%) 및 면접 평가(30%)로 진행된다. 학생부 외에 면접도 중요한 평가 항목인 것. 건영씨는 면접에 대한 큰 두려움은 없었다. 학생부를 꼼꼼히 분석하며 면접을 준비했다. 실제 면접에서는 학생부에 기록된 활동과 역할, 결과에 관한 질문이 이어졌다. 인공지능 기술을 게임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도 받았다.   “고교 생활 내내 제 관심사와 관련 활동을 학생부 곳곳에 담으려 노력했어요. 수능은 3년간의 노력을 단 하루에 평가받는 것이라 위험 부담이 큰 반면, 종합전형은 지속적으로 쌓은 활동으로 평가받기에 위험이 적은 편이에요. 후배들도 학교생활을 하며 자신의 관심사를 꾸준히 탐구해보길 추천합니다.”  
오승주 내일교육 기자 sj.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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