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만나는 세계적 패션·통계·공학 전공 | 한국뉴욕주립대 ‘3인 3색’ 전공 이야기
2024-01-25 13:44:29 게재
한국뉴욕주립대(State University of New York, Korea)는 국내 최초로 설립된 미국 대학으로 인천글로벌캠퍼스에 있다. 인천글로벌캠퍼스는 외국 명문 대학을 유치해 한국에서 해외 교육과정을 공부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와 인천시가 약 1조 원을 투자해 조성한 캠퍼스다. 한국뉴욕주립대는 미국 뉴욕주에 있는 서로 다른 2개 대학의 프로그램을 한 캠퍼스에서 운영하고 있다. 미국 동부 최고 수준의 연구 중심 대학인 스토니브룩대(Stony Brook University, SBU)는 2012년에, FIT(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는 2017년에 개교했다. 스토니브룩대에서는 컴퓨터과학 기계공학 응용수학통계학 경영학 전기·컴퓨터공학 기술경영학, FIT에서는 패션디자인학과 패션경영학과 학위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본교와 동일한 교육과정을 공부하며 스토니브룩대는 미국에서 1년, FIT는 미국 또는 이탈리아에서 3·4학년을 수학한 후 학위를 취득하게 된다. 기계공학과 4학년 송호진, 응용수학통계학과 2학년 이진욱, 패션경영학과 2학년 민윤지씨를 만나 지원 계기, 전공, 학교생활 등에 대해 들어봤다.
이미지확대 사진 이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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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NT 01 대학·전공 선택>
한국에서 미국 대학의 장점 누릴 선택
Q. 자신을 소개해주세요.
민윤지: FIT 패션경영학과 2학년입니다. 한국에서 2학년을 마친 후 3학년은 이탈리아 캠퍼스에서, 4학년은 뉴욕 맨해튼에 있는 홈 캠퍼스에서 학업을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지금은 방학을 이용해 패션회사에서 인턴을 하고 있어요. 1월 한 달 동안 주 6일 근무하면서 패션 유통 과정에 대해 배우고 있습니다. 송호진: 기계공학과 4학년에 재학 중입니다. 2학년 때 미국 스토니브룩에 있는 뉴욕주립대에서 공부하고 왔고요. 현재는 기계공학과 최종성 교수님 연구실에서 연구 조교로 일하고 있어요. 자율주행과 디지털 트윈 기술에 들어가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연구하는 석·박사 과정 학생들을 돕고 있습니다. 이진욱: 응용수학통계학과 2학년으로 현재 학부생 연구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어요. 연구 조교로 2D 셀룰러 오토마타에 대한 논문을 읽고 파이썬 코딩을 하고 있습니다. 인턴을 하러 미국으로 가기 위해 준비 중입니다.Q. 한국뉴욕주립대에 지원한 계기는?
호진: 고교 2학년 때 아버지께서 한국뉴욕주립대를 소개해주셨어요. 지인의 아들이 다니고 있다면서요. 롱아일랜드에 있는 스토니브룩대의 확장형 캠퍼스더라고요. 저는 국내 일반고를 졸업했고, 여느 학생들처럼 한국 대학 진학을 목표로 초·중·고 12년 동안 공부한 학생이었습니다. 그런 제게 한국에서 3년을 공부하고 미국 캠퍼스에서 1년을 공부하는 한국뉴욕주립대는 부담이 적으면서도 도전해볼 만한 매우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진욱: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했지만, 초·중학교 때 3년 정도 미국에서 학교를 다녔어요. SAT 등 미국 유학 준비를 하지 않은 상태였는데, 한국뉴욕주립대는 수능 성적으로도 지원이 가능하더라고요. 1년 동안 미국 캠퍼스에서 공부하니까 이후 자연스럽게 미국 진출이 가능할 것 같아서 지원했습니다. 해외 유학을 원하는데 한국 고교를 졸업했다면 한국뉴욕주립대는 장점이 많은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윤지: 한국에서 미국 대학 교육과정으로 공부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어요.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1까지 일본에서 국제학교를 다녀서 영어가 편했거든요. 진로를 고민하다가 어릴 때 한국에서 배운 한국 무용을 전공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고2 때 한국으로 돌아와 예고 무용과에 편입했죠. 뒤늦게 다시 무용을 하다 보니 쉽지 않았고 게다가 부상도 있었죠. ‘무용 대신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 즈음 어머니가 뉴욕주립대 FIT를 알게 되셨고 제게 추천하셨어요. 한국 무용을 전공하면서 한복에 대한 관심이 깊었는데 패션에 실용 학문인 경영학을 접목해 배운다고 하니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POINT 02 대학 교육과정>
소수 정예·상호 작용 활발한 수업
이론·실무 역량에 영어 실력까지 UP!
Q. 전공을 소개한다면?
진욱: 응용수학통계학과에서는 저학년 때 미적분, 선형대수학 등을 이수한 후, 고학년이 되면서 수치 해석학, 확률론, 데이터 분석, R 프로그래밍, 머신러닝 등을 공부하게 됩니다. 팀 프로젝트나 발표가 거의 없는 대신 과제와 시험이 많은 편이고요. 수업 규모는 10명에서 많을 땐 50명 정도예요. 고학년 전공 수업일수록 주로 소규모 강의로 진행됩니다. 수업 이외에도 학생들이 교수실을 방문할 수 있는 ‘Office Hours’를 적극 활용하면 교수님과의 활발한 소통과 상호 작용이 가능해요. 응용수학통계학은 빅데이터 시대에 각광받는 학문입니다. 여러 분야에서 축적되고 있는 엄청난 데이터를 활용하고 분석할 인재가 필요하기 때문이죠. 대학원 진학도 많이 하지만, 학부 졸업 후 다양한 분야로 진출 가능합니다. 금융기관, 빅데이터, 생명공학, 인공지능 분야 등 실제로 우리 학과 졸업생의 취업 성공 사례가 상당히 화려하다고 들었습니다. 윤지: FIT에는 패션경영학과와 패션디자인학과가 있어요. 패션디자인학과는 실무 중심의 교육을 통해 디자이너를 양성하는 학과죠. 제 전공인 패션경영학과에선 패션의 유통 과정에 대해 배워요. 마케팅, 제품 개발, 소매 관리 등에 대해 배우죠. 학년당 70~80명인데, 전공 과목은 세 그룹으로 나눠 수업을 들어요. 소수 인원으로 교수님과 소통하면서 공부할 수 있죠. 한국에서 2년을 마치고 나머지 2년은 미국에서 공부하고 졸업하게 되는데 3학년은 이탈리아 캠퍼스에서 공부할 수도 있어요. 학생들 선택이죠. 호진: 기계공학과 전공 수업은 강의와 실습으로 이뤄져요. 기계공학의 꽃이라고 하는 역학 등에 더해 요즘은 컴퓨터 프로그램과 코딩을 기계공학에 접목시킨 내용도 비중 있게 다루죠. 3학년 수업의 경우 15~20명이 수강했고, 수업 중에도 자유롭게 교수님에게 질문하는 분위기예요. 글로벌 대학의 한국 캠퍼스 학생으로서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은 미국 대학원이나 회사 진출이 보다 수월하다는 점이죠. 졸업 후 아이비리그를 포함한 미국 대학원 진학은 물론 메타 등에 취업해 미국에서 경력을 이어갈 수 있어요.<POINT 03 진로 설계>
다양한 인턴십, 미국 캠퍼스 경험 가능
글로벌 시장 진출 기회 주는 대학
Q. 한국뉴욕주립대를 다니면서 특히 좋았던 점은?
윤지: 인턴십 기회가 정말 다양해요. 우선 2학년 2학기에는 전공 선택 과목 중에 인턴십이 포함되어 있어 학기중에도 인턴에 참여할 수 있어요. 자신이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를 원하는지 모를 땐 패션 업계를 잘 아는 교수님들과 상담한 후 도움을 받기도 하고요. 교수님들도 매우 적극적이시거든요. 지금 하고 있는 인턴도 교수님이 발굴하신 덕분에 참여할 수 있었어요. 교수님이 한국 패션 브랜드 대표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신 적이 있었고 학생들의 인턴 기회가 필요하다고 언급해 그 자리에서 여러 회사 인턴십을 확보했다고 들었어요. 호진: 미국 캠퍼스에서 1년 공부하고 생활하면서 겪은 다양한 경험은 잊을 수 없죠. 학과마다 미국에서 공부하는 시기가 달라요. 4학년 때 미국을 간다면 졸업 이후 Post-OPT(Optional Practical Training, 현장실습 취업 프로그램) 비자를 취득해 미국에서 취업할 수 있죠. 2, 3학년 때 방문하더라도 Pre-OPT 비자로 미국에서 인턴으로 일할 수 있어요. 2학년 때 미국에서 공부한 후 여름방학을 이용해 한국전력 같은 미국의 에너지 회사 ‘콘 에디슨’에서 인턴으로 근무했어요. 주 3일 대면, 주 2일 재택으로 일했고, 오전 7시에 출근해 오후 3시 30분에 퇴근했어요. 콘 에디슨은 뉴욕 시민들에게 전기를 공급해주는 회사로, 저는 변압기의 캐드 도면을 리뷰하고 변압기의 최신 정보를 시스템상에서 업데이트하는 일을 주로 맡았습니다. 뉴욕 맨해튼 14번가로 출퇴근하면서 일한 경험은 사고의 폭을 넓혀줬고 진로에 대해 깊게 고민하는 계기가 됐죠. 한국뉴욕주립대를 다니지 않았더라면 할 수 없었던 값진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진욱: 교내 경력개발센터에서 인턴, 워크숍, 프로그램 등 다양한 활동을 소개해줘요. 다양한 정보를 갈무리해 학생들에게 이메일로 보내주기도 하고, 각 회사에서 학교로 인턴을 요청한 경우는 지원만 하면 거의 참여할 수 있고요. 또한 다른 대학에 비해 교수님들과 연구 활동을 하기가 비교적 수월하다는 점도 큰 장점입니다. 학생 수가 많지 않아서 교수님도 한 학생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해주시더라고요. 학부생도 교수님과의 상호 작용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기 때문에 연구를 하면서 유의미한 결과를 낼 가능성이 높아요. 마음만 먹으면 한국뉴욕주립대에서 정말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죠. 그 기회를 잘 살리는 건 학생의 역량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POINT 04 대학 입학>
공인영어성적·자기소개서 등 필요,
수능 위주 전형도 있어
Q. 합격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호진: 성적 등 주로 현재의 모습을 보고 선발하는 국내 대학과 달리, 미국 대학은 학생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중점적으로 보더라고요. 리더십 경험을 쌓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고교 재학 중 학생회장, 부회장, 자치법정, 학생회, 물리 동아리 회장 등을 맡아 다양한 조직에서 소통하며 리더로서의 역량을 키웠습니다. 조립하고 만드는 것을 좋아했고, 특히 물리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기계공학에 대한 관심이 커졌습니다. 관심 분야와 글로벌 역량, 리더십에 대한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았어요. 진욱: 토플 성적이 80점 이상이면 합격 가능하기 때문에 사실 영어에 어느 정도 익숙하다면, 입시 준비에 큰 부담을 느끼지는 않을 거예요. 제 경우엔 수학이 가장 편하고 자신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수학을 많이 활용하는 응용수학통계 전공을 선택했습니다. 윤지: 학교에 입학하기 위해선 토플, 아이엘츠 등의 공인영어성적과 자기소개서, 에세이가 필요해요. 영국식 공인영어시험인 아이엘츠의 성적을 높이기 위해 영어 공부를 열심히 했고요. 또 자기소개서와 에세이에는 일본에서 보낸 국제학교생활, 한국 무용을 공부하다가 패션경영에 관심을 갖게 된 내용을 적었습니다.Q. 한국뉴욕주립대에 관심 있는 고교생에게 전할 말이 있다면?
윤지: FIT 패션경영학과는 팀 프로젝트와 발표가 많아서 적극적인 태도를 갖추면 좋습니다. 적극적으로 다가가려는 태도는 교수님, 친구들과의 관계에서도 도움이 될 거예요. 함께할수록 얻는 것도 많고 배우는 것도 많으니까요. 또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을 걱정하는 학생들도 있을 것 같아요. 공부하다 보면 영어 실력이 좋아지니 걱정하지 말고 지원하면 좋겠어요. 호진: 과제와 학업 수준이 생각보다 높다는 점을 염두에 두길 바라요. 미국 대학은 정말 공부를 많이 시킵니다. 한국뉴욕주립대 역시 미국 본교 시스템을 따르기 때문에 학업 수준이 높고 학습량이 많아요. 과제와 시험 준비를 위해 밤을 새우는 일은 생각보다 더 자주 있어요. 기계공학을 희망한다면 물리와 수학을 열심히 공부하면 좋겠습니다. 이미지확대
김민정 내일교육 기자 mj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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