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정원 확대, 지역의료 강화로 이어져야”

2024-02-07 13:00:20 게재

전국 지자체, 정부 발표 환영일색

지역의대 확충·지역의사제 등 요구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정부의 2025년 의대정원 확대를 일제히 환영하고 나섰다. 비수도권 지자체들은 이번 의대정원 확대가 실질적인 지역·필수 의료 강화로 이어져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7일 전국 지자체 입장을 종합하면 환영 일색이다. 비수도권은 물론 서울 중심의 의료체계에서 소외됐던 수도권 일부 지역까지 지역의료 붕괴를 막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반응이다.

6일 광주 동구 전남대병원에서 방문객이 정문을 지나고 있다. 정부는 이날 의대 입학 정원을 2000명 늘리기로 했다. 광주 연합뉴스

김영록 전남지사는 6일 입장문에서 “이번 정원 확대는 지역의 의료 여건을 크게 개선하고 의사 수가 부족한 전남 병·의원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고 ‘충북지역 공공의료인프라 확충을 위한 민관정 공동위원회’(충북 민관정 공동위)는 이날 성명을 내고 “늦었지만 적극 환영한다”고 했다. 경남도와 경북도, 전북도 등 다른 지자체들도 일제히 환영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번 의대정원 확대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필수 의료를 살리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이같은 환영 분위기에도 일부 우려는 있다. 지자체들은 정부의 이번 발표가 지역의료의 숨통을 틔워주는 수준을 넘어 실질적인 지역의료 강화로 이어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칫 의대정원 확대가 서울 중심의 수도권 의료집중을 더욱 심화시킬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지자체와 시민단체들은 지역의대 확충과 함께 정부와 국회가 지역에서 배출한 의사들이 해당 지역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 등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충북 민관정 공동위는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충북지역 지역의료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고 헌법에 보장된 권리인 도민들의 건강권을 보장하고자 의료취약지인 충북지역의 의대정원을 최우선으로 221명 이상 추가 확대해 지역완결적 필수의료인력을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역에서 양성된 의료인력이 지역에 근무할 수 있도록 지역의사제를 함께 도입해 필수의료인력이 의무적으로 지역에 근무할 수 있도록 병행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립의대 신설 등 지역의대 확충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증원된 인력이 지역 의료여건 개선으로 이어지려면 지역 국립의대 설립이 절실한데, 이번 계획에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아 매우 유감”이라며 “향후 증원계획과 국립의대 신설, 충남지역 의료환경 개선안 등이 나올 수 있도록 총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영록 전남지사 역시 “의대가 없는 전남에도 도민 건강을 지킬 거점 의과대학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지역간 의료 불균형을 해소하도록 전남에 국립의과대학을 신설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경북도 또한 공공의대와 포스텍 의대 등 지역의대 신설을 요구했고 경남도 역시 국립경상대 의대 정원 증원과 함께 창원지역 의과대학 설립을 적극적으로 요청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기존 공공의대 정원 유지와 추가 증원은 당연한 것이고, 현재 계류 중인 국립공공의전원 설립법안 통과 논의도 진행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도권이지만 필수의료 인력이 부족한 인천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시는 국립인천대에 공공의대를 설립하는 데 힘을 쏟고 있지만 자칫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정원배정에서 후순위로 밀리는 것 아니냐고 우려한다.

경실련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의사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최소한의 밑바탕은 그렸지만 그 증가분이 필수진료과 및 의료취약지에 적절히 공급되기 위해서는 전문과목별 전공의 정원 배분의 재조정, 공공의대 신설을 통한 의사배치 방안 마련이 매우 중요하다”며 “국가가 입학 단계부터 지역 필수의료 분야에 복무할 의지가 있는 학생을 선발하고, 교육과 수련을 지원하여 의료기관에 배치하며, 의무복무 미이행 시 면허를 제한하도록 하는 면밀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윤여운·최세호·방국진·이명환

김신일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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