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설 연휴 112신고·교통사고 줄었다
경찰청, 특별방범 결과 집계 … 생활폭력범 3392명 검거, 강력범 16명 구속
경찰청이 올해 설 연휴 특별방범 대책을 실시한 결과 112신고 건수가 지난해 설 연휴보다 6.7% 감소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설 연휴 기간인 지난 9~11일 일평균 112신고 건수는 4만3298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설 연휴(1월 21~24일) 112신고 건수(4만6394건)보다 3096건(6.67%) 감소했다.
경찰은 특별방범 기간 중 인파가 몰리는 공항·기차역 등 다중이용시설 355곳에 대해 특공대 545명을 배치했다. 또 연휴기간 많은 현금을 취급하는 귀금속점, 환전소, 편의점 등 영업소에 대해 자율방범대 등과 합동으로 가시적인 순찰활동을 전개했다.
그 결과 흉기를 이용한 강력범 16명을 구속하고 주취폭력 등 생활폭력범 3392명을 검거했다. 특히 가정폭력 재발이 우려되는 8666가정에 대해선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또한 경찰은 연휴기간 원활한 교통소통과 사고 예방을 위해 결빙구간이나 졸음운전 등으로 인한 사고다발지점에서의 순찰을 강화하고, 암행순찰차와 헬기 등을 활용한 입체적인 교통법규 위반 단속을 실시했다.
그 결과 지난해 327.8건이었던 설 연휴 교통사고 일평균 건수가 올해는 41.1% 줄어든 193.0건으로 조사됐다.
교통사고로 인한 하루 평균 부상자는 545.5명에서 311.7명으로 42.9% 감소했다. 사망자도 하루 평균 4.5명에서 2.7명으로 40.0% 줄어들었다.
경찰청 관계자는 “설 명절 특별방범활동이 종료된 이후에도 안정된 치안 기조를 유지해 국민에게 평온한 일상을 돌려드리기 위해 전 경찰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경찰청은 설 연휴 기간 치안확보를 위해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12일간 ‘설 명절 특별방범 대책’을 실시했다.
◆어머니 살해 30대 구속 = 예년에 비해 평온한 연휴였지만 각종 사건 사고는 곳곳에서 발생했다.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은 11일 존속살해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 A씨에 대해 “도주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10일 오전 1시쯤 경기 고양시의 한 아파트에서 50대 어머니 B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사건 발생 전날 밤 외출해 지인과 술을 마시고 귀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만취 상태로 범행을 저지른 A씨는 지인에게 전화해 자신의 범행에 대해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지인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집 안에서 숨진 어머니 B씨와 근처에서 잠들어 있던 A씨를 발견했다. 긴급체포 된 A씨는 범행을 시인했지만, 현재까지도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횡설수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에도 음주 사고 관련 혐의로 교도소에서 복역한 이력이 있는 A씨는 최근까지 마땅한 직업 없이 어머니와 함께 살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전북 군산시에서는 설 연휴에 편의점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부수고 현금을 훔치려던 3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 군산경찰서에 따르면 C씨는 지난 11일 오전 1시쯤 군산 시내 한 편의점 앞에 있던 ATM기를 둔기로 부수고 현금을 훔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당시 그는 오토바이 안전모를 써 얼굴을 가린 상태였다. 신고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금을 들고 도주하려던 C씨를 현장에서 검거했다.
검거 당시 그는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조사 결과 C씨는 지난 9~11일 교회, 금은방 등에서 6차례 금품을 훔쳐 경찰의 추적을 받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특수절도미수 등 혐의로 C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무면허 운전 불법체류자 헬기 추적·검거 = 무면허 또는 음주운전을 하던 불법 체류자들도 잇달아 경찰에 검거됐다.
설날이었던 지난 10일 경기도 용인시 영동고속도로 강릉 방향 양지터널 부근에서 고속도로 교통 상황을 살피던 경기남부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소속 순찰 차량은 버스전용차로로 달리는 승용차를 목격했다. 경찰은 즉시 사이렌을 울리며 정차 명령을 했다. 그러나 해당 차량은 경찰의 명령에 아랑곳하지 않고, 급가속을 해 도주하기 시작했다. 경찰은 순찰 차량의 속력을 시속 180㎞까지 높여 따라붙으려 했으나, 도주 차량은 차로를 변경하면서 시속 200㎞가량으로 달아났다.
순찰 차량은 앞서 가던 도주 차량이 덕평IC를 통해 국도로 빠지는 것을 봤지만, 사고 위험 등으로 인해 속도를 더는 높이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추격에 실패할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지만 마침 고속도로 공중 순찰 중이던 경기남부경찰청 항공대 소속 경찰 헬기의 등장으로 상황은 바뀌었다. 경찰 헬기는 도주 차량을 뒤쫓으며 순찰 차량의 길잡이가 됐다. 도주 차량은 총 20㎞를 달아났다가 경찰 헬기와 순찰자의 추격에 결국 덜미를 잡혔다.
경기남부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는 도로교통법 위반 및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베트남 국적의 불법체류자 D씨를 형사 입건했다. 경찰 조사 결과 그는 무면허 상태였으며, 동승자 3명 중 1명 역시 불법체류자 신분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가 하면 무면허 음주 상태로 차를 몰다 음주단속 중이던 경찰차를 들이받고 달아난 불법체류자에 대해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기 평택경찰서는 특수공무집행방해, 자동차 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캄보디아 국적의 불법 체류자 E씨를 구속했다.
음주 상태로 운전을 하던 E씨는 지난 8일 밤 설 연휴를 앞두고 음주단속에 나선 경찰에 걸리자 단속에 불응하고 도주하려다 앞을 가로막은 교통 순찰차 조수석을 들이받은 후 차를 버리고 달아났다. 경찰은 차량 내에서 휴대전화를 발견해 이를 토대로 추적에 나섰다. 그 결과 경찰은 사건 발생 37시간 만인 지난 10일 오전 10시 36분 지인의 주거지에 있던 E씨를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E씨 외에 불법체류자 신분의 지인 3명을 함께 적발했다.
경찰 조사결과 E씨는 사고2시간 전 평택시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게 된 신원미상의 사람에게 600만원을 주고 대포 차량을 구입했다.
경찰 관계자는 “차량의 번호판은 사건 당일 새벽 광주광역시에서 도난 신고된 차량 번호판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E씨와 함께 적발한 3명은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출입국 관리 당국에 신병을 인계했다”고 말했다.
장세풍·오승완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