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스크 환경 변화 … ‘지수형 보험’ 관심
자연재해 및 사이버위험 갈수록 ↑
특정조건 충족시 보험금 자동지급
기후변화가 극심해지고 사이버 피해 규모가 급증하는 가운데 기존 보험형태가 이러한 리스크 대비에 한계를 보이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지수형 보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낸 보고서에 따르면 알리안츠는 최근 대두되고 있는 사이버위험 및 자연재해에 대한 전통적 손해보험의 한계(보장 갭 등)를 언급하며 보완책으로써 지수형 보험을 제시했다.
알리안츠 SE 이사회 멤버인 크리스토퍼 타운센드는 1월 기고에서 “산불과 같은 자연재해에 대한 보험료를 책정할 수 없어 캘리포니아 부동산 시장을 떠나는 보험사나 치솟는 주택 보험료로 인해 캘리포니아를 떠나는 주민들에 대한 보도는 기후 관련 위험의 ‘보험 불가’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면서 “런던 로이드는 결제 시스템을 겨냥한 대규모 사이버 공격으로 인해 세계 경제가 3조5000억달러의 손실을 입을 수 있으며 민간 보험 부문이 이를 흡수하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지적했다.
알리안츠는 2024년 주요 리스크 요인 중 사이버 위험과 자연 재해를 1위와 3위로 꼽았다. 2023년 사이버 공격과 IT 중단으로 인한 손실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2023년 자연재해로 인한 보험금 손실은 4년 연속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타운센트는 “보험사가 기후 변화나 사이버 보안과 같은 오늘날 가장 중요하고 우려되는 위험을 측정하고 관리할 능력이 점점 더 부족해지고 있다”면서 “보험사가 위험을 이전하고 기존 손해보험 솔루션을 보완하는 새로운 방법을 혁신해야 한다”면서 지수형 보험을 언급했다.
손실에 대한 보상이 아닌 사전에 정한 금액을 지급한다는 점이 기존 보험과 다르며, 독립성·신속성·유연성으로 대표되는 지수형 보험의 특징은 보험회사의 손해 사정시에 발생하는 문제를 줄일 수 있다.
트리거 사건은 제3자가 측정하고 보고한 매개변수가 임계값을 충족하는지에 달려 있기 때문에 보험금 지급 관련 분쟁과 소요 기간을 최소화할 수 있고 아울러 단일 혹은 다중 트리거 사건 설정을 통한 보험금 지급이 가능하다.
다만 지수형 보험은 사전에 정한 지수가 실제 피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베이시스 위험에 노출될 수 있으며, 트리거 설정 시 방대한 데이터가 요구되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글로벌 보험회사는 다양한 기관과 협력해 지수형 보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지수형 보험은 2021년 117억달러 규모로 자연재해와 사이버 공격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됐다. 보험회사 전문 신용평가 기관인 A.M. Best는 지수형 보험 시장의 규모가 2021년 117억달러에서 2031년 293억달러로 3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보고서는 ‘국내 보험회사도 리스크 환경이 변화하는 가운데 신사업 개척 등을 위해 기존 보험 상품과 상호 보완적 역할이 기대되는 지수형 상품 도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