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다음 주 독일·덴마크 순방 ‘연기’
“의사 파업 가능성, 북한 도발 등 고려”
‘기시다 방한’ 보도에 “추진되는 것 없어”
윤석열 대통령이 다음 주 예정했던 독일·덴마크 순방 일정을 미뤘다.
당초 윤 대통령은 오는 18일부터 일주일 일정으로 독일과 덴마크를 각각 국빈, 공식 방문 형식으로 찾기로 하고 상대국들과 세부 일정을 조율해 왔다. 그러나 최근 ‘여러 요인’을 검토한 끝에 13일 오전 순방 연기를 결정하고 이날 양국 정부의 양해를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16차례의 순방을 다녀왔지만 출국 준비가 한창 진행 중인 상황에서 연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의대정원 확대에 대한 의사협회의 집단행동 가능성, 북한 핵·미사일 추가도발 우려 등이 주된 고려 현안이라는 설명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순방 기간 의사 파업이나 북한의 핵실험 등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윤 대통령이)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이번 순방 연기가 4월 총선을 의식한 결정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특히 설연휴 직전까지 논란의 중심에 섰던 김건희 여사가 순방 동행 여부와 무관하게 다시 관심을 받게 될 경우 여론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양국 순방이 4월 총선 이후 다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같은 이유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다음 달 하순 한국을 찾아 윤석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방안이 일본 내에서 검토되고 있다는 일본 매체의 보도에 대해 “현재 추진되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일본 민영방송인 후지뉴스네트워크(FNN)는 기시다 총리가 다음 달 20일 서울 고척돔에서 열리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공식 개막전에 맞춰 방한해 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개막전인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경기에는 ‘일본인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가 올해 이적한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FNN은 기시다 총리의 방한과 관련해 “한국에서는 4월 총선이 있어 일본 측은 한일 협력에 적극적인 윤 대통령을 뒷받침하려는 목적이 있다”며 “(일본 측은) 긴밀한 관계를 보이기 위해 방문을 제안하고 있으며 정세를 끝까지 지켜본 뒤 최종 판단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시다 총리 방한 및 한일정상회담과 관련해 “현재 추진되고 있는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논의 사실 자체가 없느냐’는 물음에도 “현재 추진되고 있는 사항은 없다”고 반복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