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선거법 재판, 한성진 부장판사가 맡아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 1명 늘려 4명으로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을 심리하는 형사합의34부 새 재판장으로 한성진 부장판사(사법연수원 30기)를 배치한다. 이 사건을 담당하던 강규태 부장판사가 돌연 사표를 내고 19일 퇴직한데 따른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법관 사무분담안을 19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형사합의34부는 그간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사건과 함께 국내 굵직한 경제사건을 주로 맡아 심리해 왔다. 최지성 삼성그룹 전 미래전략실장 등의 급식분야 계열사인 삼성웰스토리에 일감을 몰아준 혐의 사건, 이상영 대우산업개발 회장 1400억원대 분식회계 등의 혐의 사건, 유원준 상상인그룹 대표의 주가조작 사건 등이다.
한 부장판사는 법원 내 진보성향 법관 연구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에 가입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회는 2011년 발족한 우리나라 법원 내 학술단체로 활동 회원만 480여명으로, 법원 내 사실상 최대 규모이다. 김명수 전 대법원장이 이 연구회의 초대회장이었다.
이 연구회는 박근혜정부 시절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에 의한 조직적 탄압을 받으면서 주목을 받았다. 당시 양 전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박병대 고영한 전 대법관 등은 이 연구회 소속 판사들이 포함된 ‘판사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혐의 등의 ‘사법농단’ 사건으로 기소돼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
다만 한 부장판사는 연구회 활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판결도 어느 한쪽으로 치우친 성향이 아닌데다 경력 등을 감안했을 때 중요사건이 배당되는 형사합의34부를 맡을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전해졌다.
사무분담안에 따르면 이 대표의 대장동·위례신도시·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과 위증교사 사건 등 2건을 심리 중인 형사합의33부 재판장은 김동현 부장판사(30기)가 유임됐다. 다만 배석판사 2명은 인사 이동으로 모두 교체된다. 이 재판부는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으로 기소된 박영수 전 특별검사 사건도 심리 중이다.
김만배씨 등 대장동 민간업자 사건을 심리하는 형사합의22부는 조형우(32기) 부장판사가 이끈다. 지난해 이 대표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유창훈(29기) 부장판사는 해사·국제거래·기업 사건을 맡는 민사911단독으로 자리를 옮긴다.
또 서울중앙지법은 영장전담판사를 3명에서 4명으로 늘린다. 법원은 피의자의 구속이나 강제 수사를 위한 영장 발부 여부를 판단하는 영장전담판사로 김미경(30기), 김석범(31기), 신영희(32기), 남천규(32기) 부장판사를 신규 배치한다. 지난해 수사기관의 영장 청구 건수가 30%가량 늘어난 점을 고려해 3명에서 4명으로 1명을 증원한 인사다. 구속·압수수색 영장 청구가 늘어난 데 따른 조처란 해석이 나온다.
이밖에 재판 지연 해소를 위해 장기 미제 사건을 맡기로 한 김정중(26기) 법원장은 민사62단독에서 재판한다. 또 정치 성향을 드러내는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엄중 주의’ 처분을 받은 박병곤(41기) 판사는 형사5단독 재판장 자리를 유지했다.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는 사무분담안에 대해 “최대한 재판부의 안정 운영에 초점을 뒀다”면서 “성별과 출신 등을 두루 고려했다”고 말했다.
서원호 기자 o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