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발전계획
도서관, 지역사회 ‘사회적 포용 기관’으로
주민들과 함께 지역의 문제 해결하는 장소 역할 … 신기술 융합형 서비스 확대
올해부터 도서관 분야 국가 차원의 5개년 발전계획인 제4차 도서관발전종합계획(안)(2024~2028)이 시행된다. 관계 중앙행정기관과 광역자치단체는 이에 기초해 해마다 시행계획을 수립하며 시행계획과 전년도 추진실적을 대통령 소속 국가도서관위원회에 제출한다. 국가도서관위원회는 추진실적을 종합, 평가한다.
도서관이 사회적 연결의 장소로, 지역의 문제를 주민들과 함께 해결하는 장소로 거듭난다. 이와 함께 도서관을 지역의 문화 랜드마크로 육성하는 데 주력한다. 올해부터 2028년까지 이같은 내용이 담긴 제4차 도서관발전종합계획(안)(2024~2028)이 시행된다. 4차 종합계획은 국가 차원의 5개년 도서관 발전 계획으로 기초연구와 전문가, 현장 의견 수렴 등을 거쳐 대통령 소속 국가도서관위원회가 수립했다.
22일 이현주 국가도서관위원회 사무국장(문화체육관광부 도서관정책기획단장)은 “도서관의 지역소멸 대응, 신기술 융합형 도서관서비스 확대 등 민관학 논의가 필요한 주제에 대해서는 도서관정책 워킹그룹을 구성해 운영할 예정”이라면서 “4차 종합계획의 현장 안착을 위해 각 기관별 자체 중장기계획 및 시행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맞춤형 심화 컨설팅 등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서관, 공동체 교류공간으로 = 제4차 종합계획은 ‘모두가 행복한 도서관’을 비전으로 ‘따뜻한 동행’ ‘공동체 성장’ ‘지속가능한 미래’를 핵심가치로 제시했다. 정책목표는 △누구나 자유로운 이용, 모두의 도서관 △공동체 활력, 연대 협력 플랫폼 △국가 경쟁력 강화, K-지식자원 보고 △미래를 위한 준비, 도서관 혁신으로 구성됐다. 각 정책목표 아래 △세계시민성을 지향하는 도서관서비스 △K-도서관 문화 랜드마크화 △국가지식문화유산의 체계적 축적 △도서관 디지털 혁신 등 핵심과제들이 도출됐다.
우선 ‘모두의 도서관’과 관련해 개인 지역 국가 및 세계적 차원에서 공감 연대 협력을 통해 지속가능한 미래 실현에 이바지할 수 있는 포용적 세계시민성을 함양하는 데 주력한다. 사회적 독서문화를 확산하며 지식정보 취약계층을 위한 도서관서비스를 강화한다.
특히 도서관이 지역사회의 사회적 포용 기관으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서관을 사회적 연결의 장소로 자리매김하고자 노력한다. 도서관이 고립과 단절의 해소를 위한 공동체 교류공간으로 거듭나며 주민들의 위기 상황에 따른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예컨대 정서불안과 경제적 문제를 주로 안고 있는 청년층에는 동아리 등을 통한 소통과 교류를, 건강 문제가 가장 큰 고령층을 위해서는 큰글자책 활용 프로그램과 함께 치매예방 글쓰기 등을 지원한다.
공동체에 활력을 주는 연대 협력 플랫폼으로서 도서관은 지역사회에 기반한 리빙랩도 조성한다. 리빙랩은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생활 속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책을 설계해 문제해결까지 이끌어내는 공공-민간-주민협력체계를 뜻한다. 인구감소지역의 경우 도서관과 유관기관의 협력을 기반으로 리빙랩을 운영해 주민들을 중심으로 지역문화의 소멸 등에 대응할 수 있다.
◆지역의 문화 랜드마크로 육성 = 도서관을 지역의 문화 랜드마크로 육성한다.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공공도서관을 지속적으로 확충하며 문화를 중심으로 도시재생을 이끌어가는 도서관 건립에 주력한다. 또 도서관을 포함한 체육관 수영장 등 복합시설을 건립해 학생과 주민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국립중앙도서관을 중심으로 음악(예술의전당 국립국악원) 등 문화 거리도 조성한다. 개관 예정인 국가문헌보존관(평창)을 역사(오대산 사고)-문화(평창동계올림픽 유산 활용) 문화 거점으로 조성한다. 지역문화와 관광자원을 연계한 특화형 국립중앙도서관 분관 건립도 검토한다.
해외의 경우 일본 이시카와현립 도서관은 지역소멸에 대응한 대표적 도서관으로 꼽힌다. 전통적 분류 방식 대신 12개의 주제로 나눠 책들을 진열하며 도서관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에 중점을 두고 만들어진 ‘체재형 도서관’으로 개관 이후 5개월 동안 53만명이 방문했다. 그리스국립도서관의 경우 국립오페라하우스와 대규모 공원 등 복합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도서관의 본질, 기술로 구현” = 도서관은 디지털 일상을 향유하는 역량을 강화하는 장소로도 역할을 할 예정이다.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과 디지털 윤리교육을 강화해 시민으로서 디지털을 활용하며 교류하는 디지털 시민성을 강화한다.
신기술 융합형 도서관서비스도 확대한다. 사물인터넷 블루투스를 활용한 비대면 디지털 무인 예약 대출 및 안내 서비스를 도입한다. 가상현실(VR) 홀로그램 등 가상융합기술(XR)을 활용한 도서관 실감형 콘텐츠를 개발하고 실감형 독서콘텐츠를 개발 및 보급한다.
김규환 인천대 문헌정보학과 교수는 “이용자들이 서가를 둘러볼 때 NFC(10cm 이내 거리에서 무선 데이터를 주고받는 통신 기술) 비콘(블루투스 기반의 근거리 무선통신 장치) 등을 활용해 스마트폰을 통해 장서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들을 제공할 수 있다”면서 “도서관의 본질을 기술을 통해 어떻게 구현해낼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가상 국립도서관을 구축하는 메타버스 서비스도 구현한다. 가상공간에 실물과 똑같은 도서관 가상 모형을 만들어 서고를 구현하며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기반으로 도서관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다. 예컨대 스탠포드대학도서관의 경우 가상공간 내에서 고서 등 실물 공개가 어려운 아카이빙 컬렉션을 공개했다.
후대를 위한 보존 및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을 강화한다. 국가문헌 디지털 복원과 영구보존 관리 기능을 수행할 평창 국가문헌보존관은 2028년 개관 예정이다. 국가장서 디지털 보존전략 기본계획을 수립하며 국회 의정활동 기록 등 입법부 영구 기록물의 과학적 관리, 보존체계를 구축한다.
이 외에도 도서관 정책 기반을 강화하는 데 주력한다. 광역대표도서관의 조직체계를 정비하고 지역도서관의 발전 및 도서관서비스 강화를 위한 시책을 수립, 시행하는 등 광역대표도서관이 법정 사무를 본격적으로 수행하도록 지원한다. 광역대표도서관을 중심으로 공공도서관 협력체계도 구축한다.
이와 함께 도서관 자치조례의 표준모형을 개발하는 등 지역도서관 정책모델을 개발한다. 지역 도서관 정책담당자들의 정례협의체도 운영한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