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구 가서 의대증원 ‘대못 박기’
대구 민생토론회 … 의대교원 확보 “적극 지원”
“지역거점 의대·병원 재정 투자 확실히 하겠다”
윤석열 대통령은 4일 “정부에서 의사 정원의 증원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며 “지방에서 그 혜택을 더 확실하게 누리도록 만들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국립 경북대에서 ‘첨단 신사업으로 우뚝 솟는 대구’를 주제로 16번째 민생 토론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경북대, 영남대, 계명대, 카톨릭대 의과대학은 전통의 명문 의대”라며 “지역의료, 필수의료 강화를 위해 의대 정원을 충분히 늘리고, 지역에서 중고등학교를 이수한 지역 인재 TO(정원)를 대폭 확대하여 지역 인재 중심의 의과대학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의과대학과 지역의 의과대학에 대한 시설 투자도 대폭 확대하겠다”고도 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도 지역 의대는 주요 화두 중 하나였다.
패널로 참석한 홍원화 경북대 총장은 “대구·경북 의료 환경이 서울과 비교했을 때 의사 수가 적고, 시설이 굉장히 낙후됐다”며 “의대 110명 입학생을 140명 더 늘려 총 250명으로 교육부에 증원 신청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의대 정원이 230% 늘었을 때 교육 담보를 할 수 있는 교원 수가 확보돼야 한다는 말씀을 대통령께 간곡한 심정으로 드린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정부가 적극 지원하겠다. 걱정하지 말라”며 “경북대 의대와 경북대병원은 우리나라 최고 수준의 의료 기관”이라고 답했다.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당시 재난 담당·법의학 의사 등이 부족했다는 홍 총장의 말에 “저도 아주 절실히 느낀다”며 “30여년 전에 (대구에서 검사로) 근무할 때도 경북대 의대에 법의학 교수가 딱 한 분 계셨다”고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2000년 의약분업 당시 의대 정원이 350명 감축된 점, 매년 의대 졸업생 중 25%가량인 700여명이 비급여 분야로 빠지는 점 등을 언급하며 “필수·지역의료 체계라는 게 버틸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필수의료체계 구축을 위해) 증원은 필요조건이고, 의사들이 더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주는 것은 충분조건”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역의 거점 의대와 거점 병원에 대한 정부의 재정 투자는 확실하게 할 테니까 아무 걱정하지 말고 의대 확충을 해주면 된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한 워킹맘은 “여건이 된다면 영혼까지 끌어모아 서울에 이사 가야 하나 고민도 했다”며 “만약 대구에 서울의 ‘빅5’ 같은 대형 병원이 생긴다면 응급 상황에서 헤매지 않고, 둘째는 거기서 출산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국립대 의대 교수를 2027년까지 1000명 증원해서 우수 인력이 지역·필수의료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지역의료 발전기금 신설, 국립대병원에 최첨단 시설·장비 지원 등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