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선배의 독서 이야기

지리교육과

2024-03-07 09:49:24 게재

<대학생 선배의 독서 이야기>

연계 전공 - 지리교육과

“세상을 보는 창, 지리 독서 통해 발견했죠”

윤경호

윤경호

고려대 지리교육과 2학년

Q. 지리 분야 전공을 결심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고등학교의 지리 수업과 독서 활동의 영향이 컸어요. 확장성이 큰 데다 공간적 접근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나 지식들을 생성하는 지리학에 매력을 느꼈죠. 본격적으로 전공을 찾아보니, 지리 관련 학과가 개설된 곳이 많지 않았어요. 또 지리학과와 지리교육과의 교육과정이 큰 차이가 없어, 교원 자격증도 딸 수 있는 지리교육과에 지원·합격했습니다.

입학해보니, 고교와 대학의 수업 차이가 크다는 점을 발견했어요. <한국지리> <세계지리> 등은 ‘지역지리’의 성격이 강해 지역 정보 암기가 관건인 반면 대학에서는 정치지리 경제지리 등 주제 중심으로 배우고, 문제 해결 능력이 중요해요. 독서를 포함해 다양한 활동으로 시야를 넓혀오면 도움이 될 겁니다. 최근 GIS(지리정보시스템)를 중요하게 다뤄 컴퓨터에 익숙하면 좋아요.

Q. 고교에서 독서 활동을 어떻게 했나요?

사실 고교 입학 후 특별히 관심 가는 과목이 없었어요. 그래서 책을 통해 관심 분야를 찾으려고 했어요. 인문 계열 성향이 강해 국제고에 입학한 만큼 인문학부터 사회과학까지 다양하게 살폈는데, 지리와 역사가 재밌더라고요. <데이비드 하비의 세계를 보는 눈>은 지리가 끊임없이 재생산되는 역동적 과정이고, 사회 시스템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을 알려줬어요. 현실을 이해하고 새로운 사회를 만드는 데 지리의 역할이 크다는 점에 흥미를 느꼈죠. 이런 독서 활동을 통해 배운 것이나 깨달은 점은 교과 수업 보고서 작성, 동아리 발표에 활용했고요.

지리는 폭이 넓고, 현실과 가까운 학문이라 다양한 사례·분석을 담은 책이 수준별, 분야별로 다양해요. 재밌는 책도 많고요. 독서와 연계하기 좋죠. 재미를 느끼는 책부터 읽어보길 권해요. 저도 중학교 때 소설을 좋아해 독서에 빠졌어요. 책은 흥미를 즉각적으로 판단할 수 있어 자신의 성향을 파악하는 데도 유용해요. 마냥 꺼리지 말고 한 번 도전해보길 바랍니다.

<추천 도서>

평화의 지정학

지은이 니콜라스 존 스파이크먼

지은이 니콜라스 존 스파이크먼

펴낸곳 섬앤섬

미국 국제외교안보 전문가인 지은이의 지정학 이론을 담은 책입니다. 국제정치를 이해하는 데 지리적 접근이 왜 중요한지 보여줘요. 세계 주요 지역의 특성과 역사를 분석해 해양 세력과 대륙 세력으로 양분하고 그 중간인 반월지대(림랜드), 즉 아세안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책을 보면 최근 미국의 안보 정책이 왜 아세안 구역에 집중되는지, 미국의 대항마로 중국이 부상하는 배경은 무엇인지 이해하게 되고, 지은이의 통찰력에 감탄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지리적 접근이 현실 세계를 이해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점을 깨달을 수 있죠. 이 책은 구체적인 사례를 넘어 지정학에서 하나의 이론적 틀을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아요. 세계를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 지리는 물론 국제 분야에 관심 있는 학생들은 꼭 읽어보길 바랍니다. 분량도 많지 않아 읽기 편할 거예요. (웃음)

만들어진 전통

지은이 에릭 홉스봄

지은이 에릭 홉스봄

펴낸곳 휴머니스트

지리학에 접근하는 사고와 태도를 익힐 수 있는 책입니다. 산업혁명 또는 제1, 2차 세계대전 전후 근대 국가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국가는 국민을 한데 모으기 위해 국민주의 이데올로기를 내세웠어요. 이때 ‘전통’을 가져왔는데, 위정자의 뜻을 반영하려 전통을 창조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죠. 영국 국왕이 마차를 타고 의회 개원을 위해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향하는 전통은 사실 19세기 후반에, 스코틀랜드의 킬트 역시 18~19세기에 만들어졌어요. 지은이는 이처럼 정치적 목적으로 ‘만들어낸 전통’ 사례를 적나라하게 고발하며, 사회 구성원의 비판적 사고를 강조해요. 지리 역시 사실을 검증하고,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봐야 해요. 역사나 지리, 정치 분야에 관심 있는 학생은 물론, 비판적 사고나 폭넓은 시야를 갖추고 싶은 누구나 읽어볼 만해요.

취재 정나래 기자 lena@naeil.com·김한나 ybbnni@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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