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비대위원장 14시간 경찰 조사
임현택은 마찰 ‘조사거부'
전공의들의 집단사직을 교사한 혐의 등으로 보건복지부로부터 고발당한 대한의사협회 김택우 비상대책위원장이 14시간 넘게 경찰 조사를 받았다.
전날 경찰에 출석했으나 자정을 넘겨 13일까지 조사를 받은 김 비대위원장은 “저희가 왜 이럴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협의회가 협의체를 만들어 '의대 증원 규모를 1년 후 결정하자'는 제안을 언급하며 “서로 논의하면 충분하게 좋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함께 조사를 받은 박명하 비대위 조직강화위원장은 전날 오후 10시를 넘겨 귀가했다. 그는 “정부가 강경대응하고 있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전공위 집단사직에 의협이 조직적으로 개입했는지 여부를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명하 위원장은 “(경찰이) 제 휴대전화 통화, 메시지 내용 등을 제시했지만, 예상했던대로 별 내용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대위를 포함한 의료계가 간절하게 호소드린다”며 “대화의 장, 협상 테이블에 나와달라”고 강조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15일 오전 10시, 박 조직위원장은 14일 오전 10시 각각 경찰의 추가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앞서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공공범죄수사대는 12일 오전 김 비대위원장과 박 위원장,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을 불러 조사했다.
김 비대위원장과 박 조직위원장은 경찰 출석에 앞서 “전공의 자발적 사직은 누구의 선동이나 사주로 이뤄진 일이 아니다”며 “젊은 의료인으로서 엄청난 실정에 대해 양심따라 전문가적 지식을 바탕으로 항거하는 것”이라고 취재진에게 밝혔다.
반면 임현택 회장은 출석일자 조율을 놓고 마찰을 빚은 뒤 경찰 조사를 거부하고 돌아갔다.
임 회장은 출석 전 기자들과 만나 “전공의들의 사직으로 수련병원들 업무가 방해를 받았다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며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병원, 아산병원이 큰 피해를 입었으니 사직한 전공의들을 엄벌해 달라고 하고 있느냐”고 반문했다.
임 회장측은 출석을 하루 늦춰줄 것을 요구한 반면 경찰이 이를 거부하면서 갈등을 빚었다.
임 회장측은 “담당 수사관 교체 신청, 검찰의 인권 침해 등을 이유로 구제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사실이 아닌 내용으로 경찰수사를 비난하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며 “조사 거부에 대해 깊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출석일자를 다시 정해 통보하기로 했다.
앞서 주수호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6일, 노환규 전 의협 회장은 9일 각각 조사를 받았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달 27일 김 비대위원장 등 5명을 의료법 위반, 업무방해 교사·방조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