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김두관 닮은 꼴 전 도지사 대결”
총선 뒤 대선 도전 목표
낙동강벨트 최대 격전지
지역민 “실제 도움될 사람”
“팬입니다. 응원합니다.” “TV에서 보던 분이네요.” 10일 일요일 오후 다소 한산한 양산시 덕계상설시장 앞.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명함을 돌리며 시장 골목을 들어서자 여기저기서 지지자들이 응원하는 소리가 들린다. 소방도로를 지나던 차량들도 일부러 멈춰 서서 창문을 내리고 고개를 내밀어 악수를 청하기도 했다.
“최고 최고.” “이렇게 보니 너무 좋다.”
김태호 국민의힘 후보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5일 오후 김태호 후보가 찾은 남부시장. 지나가던 시민들이 인사를 청하며 다가오고 포옹을 하거나 사진을 찍자고 요청한다.
양산시을 선거구가 부산울산경남(PK) 최대 총선 격전지로 떠올랐다. 현역인 김두관 후보에 맞서 국민의힘에서 김태호 후보를 내면서다. 나란히 경남도지사를 지낸 데다 전국적 지명도가 있는 후보들이다 보니 인지도가 높아 실제 연예인 보듯 대하는 시민들이 상당했다.
횟집에서 동료들과 식사 중이던 한 시민은 “센 김태호가 오면서 김두관이 어찌될지 모두들 궁금해 한다”며 “우리야 볼 만 하겠지만 두 사람은 속이 타겠지”라며 관심을 표명했다.
하지만 양산시민들은 마냥 두 사람의 대결이 즐거운 것만은 아니다. 상대적 박탈감이 상당한 분위기여서 지역발전에 대한 요구 목소리가 주를 이룬다.
“김두관이고 김태호고 우리는 그런 거 모른다. 지역발전 제대로 할 사람을 찍어줄 거다.”
10일 덕계동의 한 미용실. 중년의 여성 4명이 모여 배추전을 나눠 먹으며 불경기에 대해 얘기를 나눈다. 총선이면 단골소재인 정권 심판론이나 힘 있는 여당론도 시민들의 관심사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제발 안 되는 공약 좀 내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먹고 살기도 힘든데. 작더라도 될 만한 걸 가져와야지.”
60대 아주머니의 말에는 상대적 소외감이 묻어 있다. 부산과 울산의 중간에 위치한 양산시을은 양산시갑에 비해 개발이 뒤처진 편이다. 시청과 주요병원, 고속도로 및 기업 등 주요 인프라는 대개 양산시갑에 몰려있다. 24시간 응급실을 갖춘 유일한 병원이던 웅상중앙병원이 이달 중 폐업을 앞두고 있는 것도 주민들은 걱정이다.
70대 한 남성은 “갑자기 밤에 병원 갈 일이 생기면 어째야 할지 막막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특히 대중교통은 시민들이 가장 불편함을 호소하는 주 내용이다. 오랜 숙원사업이던 광역철도 웅상선이 가시화된 것은 다행이지만 예비타당성조사 등 행정절차를 탈 없이 거친다 해도 빨라야 2030년 개통된다.
그러다보니 두 후보 모두 교통난 해소에 공약의 방점이 맞춰져 있다. KTX 정차역 신설, 천성산터널 조기 개설, 사송신도시 양방향 IC 설치 등에서 두 후보 모두 대동소이한 내용을 담았다.
현재 판세는 백중세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저가 얼마 전까지 지역 내에 있었던 만큼 지난 2016년 분구 이후 2번 연속 민주당이 승리했다. 현재 문 전 대통령의 사저는 양산갑으로 이전했지만 이런 상징성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 총선에서 2% 이내, 1500표 가량에서 표가 갈렸다. 양측은 인구 3만6000명의 사송신도시에 새로 입주한 젊은 층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 곽재우·차염진 기자 dolboc@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