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키즈’와 ‘원조 친박’ 격돌
국힘 조지연 무소속 최경환
패기와 경륜, 다윗과 골리앗
TK 내 유일한 무소속 강세
대구경북(TK)에서 유일하게 관심을 끄는 곳이 경북 경산시 선거구다. 국민의힘 조지연(37)과 무소속 최경환(69) 후보의 한판 승부가 치러지고 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다.
관심은 ‘친박 원조’인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의 생환 여부다. 최 후보는 일찌감치 무소속 출마를 선택했다. 국민의힘 복당과 공천을 둘러싼 정치적 공방을 피해 자력으로 살아남아 ‘명예회복’을 하겠다는 생각에서다.
11일 후보 사무실에서 만난 최 후보는 ““당초 출마할 생각이 없었는데 ‘맞고 나올래 그냥 나올래’라는 시민들의 강력한 요구로 불려나온 시민후보”라고 말했다. 국정농단과 지난 총선 때 ‘찐박 논쟁’에 대한 책임론과 ‘또 나왔나’라는 비판을 ‘시민들이 원해서’라는 명분으로 희석시켰다.
하지만 국민의힘 조지연 전 대통령실 행정관의 도전이 만만치 않다. 조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챙기는 ‘윤 키즈’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지역구 현역인 윤두현 의원이 자리를 ‘자진납세’하고 조 후보 당선에 나섰다. 조 후보측 관계자는 “최경환 후보와 각별한 사이인 우동기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이 조 후보의 후원회장을 맡은 것도 ‘용산의 신호가 아니겠느냐”며 “대구경북에서 무소속이 설 자리는 없다”고 했다.
양측은 초반 판세에 대해 아무래도 지역기반이 많은 최 후보가 앞선다는 데 동의한다.
조 후보측은 “10%p 차이 이내로 추격하고 있으며 공천 확정 후 격차가 좁혀지고 있어 공식 선거전에 들어가면 역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후보측은 “4배 이상 지지율 차이가 나는데 언론이 격전지라고 표현하는 것은 잘못됐다”며 “조용하게 시민만 보고 선거운동을 한다”고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복심 논쟁도 한창이다.
조 후보는 지난 9일 박 전 대통령의 유일한 측근인 국힘 유영하 후보(대구 달서갑)를 만나 ‘박심’이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과시했다.
조 후보측은 이미 최 후보는 박 전 대통령과 ‘과거의 인연’으로 정리됐다고 주장했다. 석방 후 지난 2월 박 전 대통령의 출판기념회에도 초대받지 못하는 등 박 전 대통령과는 어떠한 접촉도 없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최 후보측은 “자신을 정치에 끌어 들여 이용하지 말라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뜻을 따르고 있는데 정치신인이라는 조 후보가 박 전 대통령을 정치판에 소환하는 구태정치를 하고 있다”며 날을 세웠다.
경산시민들의 여론도 엇갈렸다.
12일 경산시에서 만난 50대 중반의 남성(농업)은 “최경환 후보가 경산발전에 많이 기여한 것은 사실이지만 4선이나 했으면 할 만큼 했다”며 “국힘이 집권여당으로 바뀌었고 대통령과 가깝다는 젊은 여성후보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반면 60대 후반의 한 기업인은 “최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이후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정치 희생양이라고 동정하는 여론도 많다”며 “경산 발전에 크게 기여한 만큼 다시 한번 기회를 줘야 한다”고 했다.
한편 양강 후보의 그늘에 가려 조명을 받지 못하는 더불어민주당 유용식 예비후보, 진보당 남수정 예비후보 등도 경산에서 표밭을 다지고 있다.
대구 최세호·차염진 기자 seh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