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주권자의 선택은 ④ 충청
‘졌던 곳도 다시 보자’…10곳서 리턴매치
28개 지역구 중 13곳, 총선-대선 여야 득표율 ‘반전’ 보여줘
대전 ‘대를린’이냐 ‘싹쓸이’냐 … 충북 ‘비명횡사’ 영향 촉각
‘충남의 TK’ 홍성·예산, ‘대전의 광주’ 유성을 이변 가능성 관심
충청지역은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전혀 상반된 투표로 ‘스윙 스테이트’ 면모를 과시했다. 지난 총선에서 야당 후보를 뽑았다가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 지역구가 전체 28곳의 절반에 가까운 13곳에 달한다.이번 총선 역시 예측키 어렵다.
◆재대결도 예측불가 = 충청에서는 이번 총선에서 무려 10개 지역구 후보들이 재대결을 펼친다.
충남 천안갑에서는 문진석 민주당 의원이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과 두 번째로 맞붙는다. 지난 총선 때는 1.4%p차로 문 의원이 이겼다.
천안병에서는 이정문 민주당 의원과 이창수 국민의힘 후보가 대전 서구을에서는 3선의 박범계 민주당 의원과 변호사 출신 양홍규 국민의힘 후보가 재대결에 나섰다.
충남 공주·부여·청양에서는 국민의힘 중진 정진석 의원과 문재인정부 참모였던 박수현 전 국민소통수석이 세 번째로 맞붙는다. 충남 서산·태안 역시 현역인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조한기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세 번째 도전장을 던졌다.
충북 증평·진천·음성에선 경대수 전 국민의힘 의원이 현역인 민주당 임호선 의원을 향해 설욕전을 벼르고 있다.
충북 충주에서는 4선 도전에 나선 국민의힘 이종배 의원과 국토교통부 2차관을 지낸 김경욱 후보가 4년 만에 재대결이다.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에서도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이 4선 도전에 나서면서 이재한 민주당 후보와 4번째 대결을 벌인다.
◆‘비명횡사’ 프레임 약화 전망 = 대전의 경우 민주당이 지난 총선에서처럼 7석을 휩쓸지, 아니면 이른바 여야가 동서를 양분, 균형을 이루는 이른바 ‘대를린(대전+베를린)’ 형국으로 돌아갈지가 관전포인트다.
대전을 범민주진영이 모두 차지한 경우는 21대 총선이 두 번째다. 첫 번째는 노무현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 치러진 17대 총선 때로 열린 우리당이 6석을 모두 가져갔다. 민주당은 정부심판론을 키워 ‘세 번째 싹쓸이’를 노리는 모습이다.
반면 대를린이라는 별칭은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가 대전에서 초접전을 이루면서 처음 등장했다. 이같은 흐름은 2018년 이후 민주당으로 기우는 듯 하다 2022년 대선에서 윤석열·이재명 후보가 나란히 49%대를 기록하면서 허명이 아님을 보여줬다.
충북지역의 경우 ‘비명횡사’ ‘친명횡재’ 비판이 일었던 민주당 공천 논란이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눈길을 끈다. 도종환 이장섭 노영민 등 충북지역 친문계 의원들이 잇따라 경선에서 탈락했기 때문이다.
도 의원은 12일 충북 청주흥덕 공천 경선에서 이연희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패해 본선행이 좌절됐다.
이 의원은 이달 3일 충북 청주서원 경선에서 이광희 전 충북도의원에게 고배를 마셨다.
앞서 6일에는 친문계 좌장으로 꼽히는 노 의원도 충북청주 상당 경선에서 이강일 전 지역위원장에게 패했다.
충북 청주의 부동층이 이 같은 경선결과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다만 경선을 거쳤다는 점, 이미 공천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본선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점에서 ‘비명횡사’ 프레임은 갈수록 인화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시각에 힘이 실린다. 충북은 아니지만 충남 세종갑과 대전 대덕구도 친명계 후보에게 밀려난 김종민·박영순 새로운미래 의원이 얼마나 성적을 낼지 관심을 받고 있다.
◆양승조·이상민, 철옹성 깰까 = 충청 내 철옹성으로 꼽히는 지역구에서 ‘이변’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나온다.
보수세가 강해 이른바 ‘충남의 TK(대구경북)’이라 불리는 충남 홍성·예산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참모 출신인 강승규 국민의힘 후보와 충남지사를 지낸 양승조 민주당 후보가 맞붙고 있다.
불출마를 선언한 4선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이 마음을 바꿀 경우 보수진영 표 분산이 일어날 수 있다.
반대로 ‘대전의 광주’로 꼽히는 유성을의 경우 민주당 소속이었던 이상민 의원이 소속을 바꿔 6선에 도전한다. 민주당에서는 황정아 전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맞불을 놨다.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 이들 후보에게 공동선대위원장직을 맡기며 힘을 실어줬다. 기존 다선 의원의 당적교체가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건이다.
이재걸·대전 윤여운 기자 clarita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