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호남 절반 이상 물갈이…국힘, 전 지역구 출마
광주 현역 88% 교체… 이낙연 덮은 '조국 바람'
여당, 전 지역구 출마…‘0석’제주 “대통령 와달라”
4.10 총선을 앞두고 호남 국회의원 28석 중 여야 공천에서 14명의 현역의원이 탈락했거나 지역구를 (15일 기준) 떠났다. 광주광역시에선 8명 가운데 7명이 교체된다. 이중 6명이 초선 의원이다. 수도권의 민주당 현역 교체율 30%를 한참 넘는 결과다. 8년 전 20대 총선 당시 호남 지역구를 싹쓸이 했던 국민의당 돌풍과 유사하다. 민주당 심장부라 불리는 곳에서 정치세력 교체 수준에 버금가는 신호를 보냈다는 이야기다.
15일 내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현역 물갈이와 관련해 민주당은 ‘쇄신의 결과’라고 자평했다. 새로운 인물을 원하는 유권자의 열망에 부응한 결과라는 것이다. 그러나 현장의 목소리는 결이 다르다. 광주 민주당 관계자는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잇따라 패하고도 제대로 혁신하지 못한 것에 대한 경고”라며 “당이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대 공진성 교수는 “윤석열정권에 더 강하게 투쟁하지 않은 것에 대한 심판”이라고 풀이했다. 정권에 대한 확실한 견제를 주장한 박지원, 정동영 등 다선 의원들이 귀환할 수 있었던 것도 ‘제대로 싸울 수 있는 사람’에 대한 열망이 반영된 결과란 것이다. 민주당의 현역 물갈이가 혁신의 결과인지, 민주당에 대한 경고인지는 본선 투표율에서 1차로 나타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20대 대선 패배 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광주 투표율은 37.7%로 전국 최저였다. 제3당의 주도권 경쟁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이재명대표 체제에 맞서 새로운미래를 창당한 이낙연 대표가 광주 광산을에 출마했다. ‘이재명 심판론’을 강조하고 있는데 시민의 응답이 주목된다.
또 최근 상승세를 보인 조국혁신당이 민주당 텃밭을 넘보는 수준의 동력을 유지할지도 관심이다. 한국갤럽의 3월 2주차 비례정당 지지도 조사(12~14일, 1002명, CATI,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서 조국혁신당은 19%로 1주 전보다 4%p 상승했다. 호남에선 25%였다. 조국혁신당 관계자는 “정권에 대한 보다 강력한 견제와 선명한 행보를 기대한 호남민심이 모아진 결과”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16년 만에 호남 전 지역구에 후보를 냈고 정운천 의원과 이정현 전 의원이 ‘정권심판론’에 맞서 ‘인물론’으로 보수정당의 깃발을 다시 꼽겠다고 나섰다.
제주에선 2004년 17대 총선부터 20년간 이어진 ‘보수당 0석’이 깨질지가 관심이다. 국민의힘제주도당에선 총선 직전 열리는 4.3항쟁 추념식에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명환·광주 방국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