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료, 공단 특사경으로 지켜야
불법개설기관 단속 급선무
15년간 3조4000억원 가로채
지난 15년간 3조4000억원 정도를 불법개설의료기관이 건강보험재정을 가로챈 것으로 나타났다. 불법개설기관을 단속할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을 신설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다.
불법개설기관은 수익창출을 목적으로 의약품 남용 같은 질 낮은 의료서비스와 보험사기, 불법적 환자유치, 선결제 유도 등 각종 위법행위로 우리 사회에 악영향을 끼친다.
26일 이화연 건보공단 요양기관지원실 조사사후관리부장에 따르면 불법개설기관이 단속강화를 시작한 2009년도부터 2023년 말까지 공단으로부터 편취한 금액은 3조4000억원에 이른다. 인천·경기도 국민이 1년 동안 납부하는 지역보험료와 비슷한 수준이다. 징수율은 6.9%에 그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 부장은 “공단은 불법개설기관으로 의심된 기관을 행정조사를 실시하고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 하고 있다. 그러나 강력사건, 사회적 이슈사건 등에 순위가 밀리면서 수사기간이 길어져(평균 11개월) 재산은닉 등 행위로 재정 누수액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때문에 공단은 현행 단속체계 실효성을 확보하고 건강보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으로 특사경 권한을 요구하고 있다. 공단은 2014년도부터 10년간 실질적으로 사무장병원 등에 대한 행정조사 업무를 수행하고 있어 풍부한 경험과 의료·수사·법률 전문인력을 보유하고 있어 고도의 의료 이해도가 요구되는 불법개설기관 수사에 적합하다.
이러한 공단이 지닌 전문성을 기반으로 특사경 권한을 부여 받으면 불법개설기관 직접 수사로 현행 평균 11개월의 수사기간을 3개월로 단축이 가능하다. 범죄를 조기에 적발해 연간 2000여억원의 직접적인 재정누수 차단도 가능하다. 또한 국고(의료급여)와 국민의 사보험비(보험사기), 근로복지공단 산업재해비용 등 국민들이 납부하는 세금과 보험료 등 국가·국민의 경제적 손실을 추가적으로 막을 수 있게 된다.
이 부장은 “공단은 국민이 납부한 보험료로 조성되는 건보 재정이 불법개설기관의 범죄행위로 불필요하게 지급되지 않도록 신속하고 빠른 조사 및 단속 등으로 엄격히 관리해야 할 책임이 있으며 공단 특사경 도입이 그 해결책이고 반드시 도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단은 올 1월 금감원·경찰청과 업무협약을 맺고 대외기관과 협력을 도모해 지속적인 대국민 홍보 활동으로 여론 형성 등 법안 통과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사경법안은 21대 국회 4개 의원실에서 ‘사법경찰직무법’ 개정안을 입법 발의했다. 하지만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이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