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고도 경주 벚나무는 대부분 일본산”
왕벚프로젝트2050 조사 결과
신라왕릉에도 ‘일본왕벚나무’
신라 고도 경주에 심어진 벚나무 중 88.9%가 일본산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특산 왕벚나무는 없었으며 신라왕릉에도 일본 소메이요시노벚나무(일본왕벚나무)가 있었다.
사단법인 ‘왕벚프로젝트2050’(회장 신준환)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조사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보문호 둘레길 △불국사 벚꽃단지 △흥무로 벚꽃길 △첨성로 △암곡동 벚꽃터널 등 9개소, 왕복 약 45km 거리에 식재된 벚나무 대부분은 일본 특산 소메이요시노벚나무로 밝혀졌다.
이번 조사는 21~22일 경주의 대표적 벚꽃 명소인 흥무로 벚꽃길 등 9곳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 대상은 식재 벚나무 5576그루다.
조사 대상 중 소메이요시노벚나무는 4956그루로 88.9%를 차지했다. 이어 △개량종으로 겹꽃이 피는 만첩개벚나무가 496그루(8.9%) △일본 원산 처진올벚나무가 95그루(1.7%) △한국과 일본에 모두 분포하는 벚나무(24그루, 0.4%) △잔털벚나무(4그루, 0.1%) △올벚나무(1그루)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왕벚프로젝트2050은 “소메이요시노벚나무에 버금가는 관상 가치를 지닌 우리나라 특산 왕벚나무는 한 그루도 확인하지 못했다”며 “게다가 이번 조사에는 천마총 등 신라 왕릉이 여러 개 모여 있는 대릉원 미추왕릉(신라 13대 왕)에도 소메이요시노벚나무 20여그루가 왕릉을 호위하듯 심겨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왕벚프로젝트2050은 2022년 2월 국내외 벚나무류의 조사와 연구 홍보 등을 위해 설립됐다.
신준환 왕벚프로젝트2050 회장은 “이번 조사는 지역 시민단체와 공동으로 진행해 더욱 의미가 있다”며 “일본 나무를 심으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 건 아니지만 국회나 현충원 유적지 군사시설 등에는 곤란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연차적으로 군산 구례 부산 영암 제주 하동 등의 벚꽃명소와 현충원 왕릉 유적지 등에 심은 벚나무 수종을 조사해 발표할 계획”이라며 “자생 벚나무류 전국 분포 현황과 특성조사도 병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