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남성’의 배반?…세대투표 구도 달라지나
높은 대통령 부정평가·정권심판여론 반영
지난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때와 흡사
‘4050대 vs 6070’의 세대대결로 펼쳐지던 선거구도가 22대 총선에서는 다소 달라질지 주목된다. 60대 남성의 정권심판정서가 강하게 표출되면서 보수성향이 크게 옅어지거나 진보성향으로 일부 돌아선 것으로 보이는 지표들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86세대’가 60대로 들어선 영향이라는 평가도 나오지만 현 정부에 대한 비판여론이 비등한 영향 때문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4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뷰의 월간 조사를 보면 60대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각각 48%로 동일했으나 남성만 보면 55%와 43%로 나타났다. 이 조사는 지난달 29일부터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ARS자동응답 방식(무선 100%)으로 이뤄진 것이다.(95% 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오차는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60대 남성은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평가에서도 부정평가 59%로 긍정평가(39%)보다 크게 높았다. 60대 여성(긍정 53%, 부정 46%)과는 크게 차이나는 대목이다.
이같은 60대 남성의 ‘진보성향’ 행보는 지난달 4차례에 걸쳐 이뤄진 한국갤럽의전화면접조사에서도 확인됐다. 이 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4004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표본오차 ±1.5%p, 95% 신뢰수준)
윤 대통령의 직무평가에 대해 60대 남성의 부정 여론(50%)이 긍정 평가(46%)를 앞섰다. 60대 여성은 53%가 긍정적으로 봤고 40%가 ‘잘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선거 프레임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60대의 경우 정부 지원론이 53%로 39%인 정권심판론을 크게 앞섰지만 60대 남성의 경우 각각 51%, 43%를 보이며 격차를 줄이는 역할을 했다. 이념지형도 달랐다. 주관적 정치성향 평가에서 60대는 보수 40%, 중도 26%, 진보 25%로 나왔다. 남성의 경우엔 36%, 30%, 27%를 보인 반면 여성은 43%, 22%, 23%로 나왔다.
보수성향으로 평가되던 60대 남성이 진보정당을 지지하는 성향을 보이는 모습이 지난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와 흡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리서치뷰의 당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예측 조사를 보면 60대에서 진교훈 후보를 40.5% 지지한 데 반해 김태우 후보에게는 53.5%가 표를 줬다. 하지만 60대 남성은 진교훈 52.9%, 김태우 38.9%로 압도적으로 진 후보를 지원했다. 60대 여성은 30.0%가 진교훈 후보를, 66.2%가 김태우 후보를 지지했다.
이 조사는 서울 강서구 지역의 투표 의향층 1000명을 대상으로 사전투표 이후인 지난해 10월 8일과 9일에 실시했다. ARS가상전화를 통해 자동응답방식으로 조사했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윤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높은 상황”이라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만든 장본인인 김태우 후보를 사면해 재출마시키는 상황을 놓고 정권심판론이 압도적일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는 “60대 남성의 경우 일부 86세대가 들어온 측면도 있고 전반적인 정권심판론 정서가 이들에게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며 “이번 총선에서도 윤 대통령의 행보 특히 민생토론회나 대파사건 등 다양한 국정운영과 선거개입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이 강하게 표출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에 등을 돌렸던 30대와 함께 60대 남성이 민주당을 지지하면서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며 ”전통적인 ‘4050대 6070’구도의 세대투표가 다소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