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한 날씨에 전국 곳곳서 ‘산불 몸살’
13건 발생, 80대 추정 주민 사망
산림청 “불법소각·화기 취급 자제”
전국이 맑고 건조한 날씨를 보인 가운데 7일 전국 곳곳에서 산불이 났다. 산불 현장에서는 80대 추정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되고 일부 농가로 불이 옮겨 붙는 등 인명피해와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이날 인천·경기·강원 일부 지역에는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 ‘경계’가 내려지고, 그 외 지역에도 ‘주의’가 발령됐다.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까지 강원 5개 시군 6건, 경기 4개 시군 5건, 인천 1건, 대구 1건, 충북 1건 등 13건이 발생했다. 이들 중 일부 산불 원인은 등산객 실화나 쓰레기 소각 등 부주의로 밝혀졌다.
강원도에서는 이날 오후 2시 16분쯤 양양군 강현면 정암리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산림 당국은 헬기 1대와 차량 21대 인력 55명을 투입해 2시 37분쯤 진화했다.
이날 낮 12시 23분쯤에는 횡성군 횡성은 송전리에서 산불이 나 산림 당국 등이 헬기 2대, 차량 11대, 인력 44명을 투입해 약 30분 만에 진화를 마쳤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산불이 시작된 곳으로부터 20m 가량 떨어진 곳에서 80대 남성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사망자 신원을 확인하는 한편 산불 피해로 인한 사망 여부 등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앞서 오전 11시 45분쯤에는 동해시 신흥동에서도 산불이 나 약 1시간 30분만에 진화됐다.
또 같은 날 오전 11시 24분쯤 철원군 갈말읍 신철원리에서도 등산객 실화로 추정되는 산불이 나 약 1시간 만에 꺼졌다. 산림 당국 등은 헬기 2대, 진화 차량 13대, 인력 71명을 투입해 이날 낮 12시 20분쯤 불을 모두 껐다.
이날 오전 10시 18분쯤 삼척시 원덕읍 옥원리에서도 산불이 발생해 약 40분 만에 꺼졌다.
앞서 오전 9시 26분쯤 철원군 갈말읍 신철원리에서 쓰레기 소각 중에 발생한 산불 역시 진화 작업 끝에 30여분 만에 꺼졌다.
경기도에서는 오후 3시 2분쯤 경기 가평군 북면 백둔리에서 산불이 나 39분 만에 진화됐다. 불은 산림 인근 차량에서 발생한 화재가 번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보다 앞서 오후 2시 27분쯤에는 남양주시 와부읍 율석리에서 산불이 나 53분 만에 진화됐다. 남양주시 화도읍 답내리 야산에서도 이날 오전 10시 32분쯤 불이 나 진압됐다.
인천에서는 7일 오후 2시 17분쯤 인천시 서구 공촌동 계양산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산 능선 일대 임야가 2000㎡ 넘게 탔다.
산림당국은 인력 170명과 산불 진화 헬기 4대, 진화 차량 26대를 투입해 오후 4시 15분쯤 불을 모두 껐다. 산림당국은 입산자 실화로 인해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면적을 조사하고 있다.
오전 10시 54분쯤 충북 제천시 청풍면의 한 야산에서도 불이 나 30여분 만에 꺼졌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불이 인근에 있던 양봉장으로 옮겨붙으면서 벌통 320개 가운데 150개가 소실돼 3000여만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
이밖에 오전 1시 20분쯤에는 대구광역시 동구 진인동에서도 쓰레기 소각 중 번진 것으로 추정되는 산불이 나 20분 만에 진화가 완료됐다.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는 “작은 불씨도 관리를 소홀히 하면 대형산불로 확산할 위험이 있으므로 영농부산물 불법소각 행위 등을 하지 말고, 불씨 관리를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사소한 부주의로 인해 발생한 산불이라도 산불 원인 행위자는 산림보호법 제53조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상청에 따르면 당분간 대기가 건조한 곳이 있어 각종 화재 예방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기상청은 “9일까지 바람도 약간 강하게 불어 작은 불씨가 큰불로 번질 수 있으니 야외활동 시 화기사용과 불씨 관리에 주의하고, 쓰레기 소각과 논밭 태우기를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장세풍·김성배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