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 우리가 만든다
“15년 전 맨몸으로 두만강 건너…받은 기회 돌려드릴 것”
박충권 당선인 “연구자에게 지식재산권 공동 인정 검토”
“15년 전 맨 몸으로 두만강을 건너 대한민국에 도착한 제가 우리 사회의 도움으로 서울대 박사학위 받고, 대기업의 연구원으로 근무하다가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제 존재 자체가 자유 대한민국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에서 받은 기회를 국민께 돌려드려야 한다는 의무감과 책임감이 매우 크다.”
박충권 국민의힘 비례대표 당선인(사진)은 22대 국회의원 당선인 중 유일한 탈북민 출신이다. 북한에서 국방종합대 화학재료공학부에서 공부하는 등 엘리트의 길을 걸었지만 ‘뇌물이면 안 되는 게 없는’ 북한 사회에 회의를 느껴 탈북을 결심했다고 한다.
한국에 온 후로도 계속 공학도의 길을 걸었던 그는 청년 과학기술인의 처우 개선에 관심을 갖고 있다.
특히 많은 인재들이 이과대보다는 의대 쪽으로 쏠리는 현실에 대해 “의사의 평균 연봉은 2.3억원 수준이고 경제적 계층 상승이 가능한 유일한 진로로 인식된다”면서 “초임연봉을 기준으로 전문의 수련과정인 인턴은 약 6900만원을 받는다면 출연연 박사급 연구직 신입 평균임금은 약 5700만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직업안정성과 소득차이 등으로 의대 쏠림과 이공계 기피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박 당선인은 “기업, 연구소, 대학 교원 등으로 취업을 하지 않고, 연구를 지속하는 박사후연구원에 대한 지원도 부족하고 대학원생들의 경우엔 임금의 대부분을 국가R&D와 민간기업 과제에 의존하는 구조여서 등록금과 생활비 때문에 연구에만 집중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연구자들에게 지식재산권 부여 등 보다 많은 연구개발 성과를 보상받을 수 있는 법안을 준비할 계획이다. 박 당선인은 “연구개발로 나온 지식재산권은 연구원에 귀속되고, 연구자에게는 연구개발보상비가 지급된다”면서 “문제는 이 보상 금액이 낮을 뿐 아니라 근로소득으로 계산해 세금이 부과된다. 결과적으로 연봉에 합산돼 높은 세율이 적용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소기업의 경우엔 직무발명보상제도를 도입하지 않은 기업도 여전히 있다”면서 “직무발명보상금을 근로소득에서 기타소득으로 변경하거나 연구개발 결과로 나온 지식재산권을 일정비율로 소유권을 공동 인정하는 등의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탈북민과 북한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을 물었다. 박 당선인은 탈북민에게 “무한한 기회가 있다”면서 “각자의 분야에서 노력하는 삶을 산다면 어느 사이에 우리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또 “탈북민의 존재는 김정은 정권에 대한 치명적인 무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에게는 “북한 정권이 아무리 대한민국을 적대시하더라도 우리는 북한 주민들을 결코 잊지 않고 동포들의 억눌린 고통과 비참한 삶을 기억할 것이라는 말을 하고 싶다”고 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