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의대 유치갈등 해법 '정부'에 달렸다
목포·순천 지역갈등 커져
교육부 복지부 입장 없어
30년 숙원사업인 ‘국립 의과대학 신설’을 놓고 촉발된 전남지역 내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선 정부 차원의 후속조치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전남도가 최근 대통령실과 보건복지부, 교육부 등에 2026학년도 의대 정원 배정을 요청한 만큼 정부 회신이 갈등 해소에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7일 전남도에 따르면 김영록 전남지사는 오는 2026년 국립 의과대학 신설을 위한 추천 대학 선정 공모 절차 진행과 함께 유치 갈등 해소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3일 목포대와 순천대, 목포시와 순천시에 공문을 보내 국립 의대 신설과 관련된 합리적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5자 공동 간담회를 오는 12일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김 지사는 이번 간담회를 통해 앞으로 진행될 공모 절차를 설명하고, 목포대와 순천대 참여를 요청할 방침이다. 전남도는 간담회 이후 국립 의대 신설을 위한 용역기관 선정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며, 전문가위원회와 사전심사위원회, 평가위원회 등을 통해 오는 10월 정부에 신설 대학을 추천할 계획이다. 이 같은 일정이 순조롭게 추진돼야 윤석열 대통령 임기 안에 국립 의대 신설이 가능하다는 게 전남도 입장이다.
앞서 지난 1일 대통령실과 보건복지부, 교육부 등에 ‘2026학년도 국립의과 신설 정원 200명 배정’을 건의한 것도 이런 일정을 감안했다. 특히 전남도는 이번 공문에서 용역기관 선정 및 공모 일정 등을 상세하게 보고하며 회신을 요청했다.
이 같은 전남도 노력에도 불구하고 목포대와 순천대, 목포시와 순천시 등이 5자 공동 간담회에 참석할지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특히 노관규 순천시장과 이병운 순천대 총장은 “전남도는 의대 설립과 관련된 공모를 진행할 법적 권한이 없다”며 공모 참여를 거부했다. 여기에 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 등이 가세하면서 의대 유치를 둘러싼 지역 갈등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전남도는 갈등 해소 방안으로 정부의 후속조치를 고대하고 있다.
국립 의대 신설이 윤 대통령 언급과 총리 담화 등으로 공식화된 만큼 보건복지부와 교육부가 후속 조치를 밝혀야 한다는 게 전남도 입장이다. 지난 1일 보낸 공문에 공모 절차를 자세하게 보고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전남도 관계자는 “정부 회신 내용이 중요한 만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와 교육부는 의대 정원 확대를 둘러싼 갈등 해소에 주력하면서 국립 의대 신설과 관련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국립 의대 신설과 관련해서는 보건복지부 입장이 먼저 정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지난 3월 전남 민생토론회에서 “어느 대학에 할 것인지를 전남도가 정해서 알려주면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