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살롱

완치 없는 뇌졸중, 평생 관리 필요

2024-05-13 13:00:01 게재

뇌졸중은 갑자기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발생하는 질병으로 전체의 80%를 차지하는 뇌경색(뇌혈관 막힘)과 20%의 뇌출혈(뇌혈관 터짐)이 있다. 뇌졸중 급성기 치료 후 퇴원할 때 80% 이상의 환자가 후유장애를 가지게 되지만 지속적인 재활과 관리를 통해 처음에 있었던 신경학적 증상이 회복되는 경우도 많다.

뇌졸중 이후 꾸준하게 외래를 다니던 사람들이 “이제 뇌졸중 증상이 다 좋아졌는데 완치된 거 아닌가요. 증상이 좋아졌으니 지금 약은 중단하면 안될까요?”라고 질문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질문에 “네, 완치가 되었으니 약은 안드셔도 됩니다”라고 대답을 해주면 좋겠으나 안타깝게도 뇌졸중은 완치가 없는 질환이다.

뇌졸중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뇌경색은 혈관이 막혀서 발생한다. 뇌경색이 발생하는 원인이 다양하다. 큰 혈관의 동맥경화 소혈관질환 심장원인 혈관박리와 같은 원인, 그리고 원인을 찾아도 확인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급성기 뇌경색으로 병원을 방문한다면 정맥내 혈전용해술, 동맥내 혈전제거술이 필요한 경우 뇌졸중 집중치료실로 입원해 급성기 치료를 하면서 뇌경색이 발생한 원인과 뇌경색의 여러 위험인자가 있는지를 평가하게 된다.

뇌경색 원인·위험인자 찾아 재발 막아야

이렇게 열심히 뇌경색의 원인과 위험인자를 찾는 이유는 뇌경색 이후 25~40% 정도의 환자는 재발을 하기 때문이다. 뇌경색 이후 초기에 재발률이 더 높은데 처음 1개월 내 3~5% 정도가 재발하게 되고 3개월 내에 10~17% 정도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처음 뇌경색이 생기고 출혈과 관련된 문제가 없다면 즉시 재발방지를 위해 항혈소판제 혹은 항응고제 복용을 시작한다. 대표적으로 많이 투약하는 항혈소판제로는 아스피린 클로피도그렐 실로스타졸 등이 있고 항응고제로는 와파린, 경구용 직접작용 항응고제 (DOAC) 등이 있다.

심방세동 혹은 심장판막 등 심장 원인으로 뇌경색이 발생한 경우는 항응고제를 복용해야 한다. 비심장성 원인으로 뇌경색이 발생하는 경우, 특히 큰뇌동맥 동맥경화나 소혈관질환 등으로 인한 뇌경색인 경우에는 항혈소판제를 복용하게 된다.

뇌경색이 발생하고 처음 복용을 시작하는 대표적인 항혈소판제는 아스피린이다. 아스피린은 뇌경색 발생 48시간 이내 투약했을 경우 투약하지 않은 군에 비해 뇌경색 재발을 23% 정도 낮추는 것으로 확인되어 비심장 원인인 뇌경색이 진단되는 경우 우선적으로 투약을 고려하게 된다.

클로피도그렐은 단독으로 급성기 뇌경색에서 투약하는 근거는 부족하나 경증 뇌경색 환자에서 아스피린과 함께 3주~3개월 정도 투약한 경우 아스피린 단독요법 보다 90일째 뇌경색 재발을 30% 정도 감소시키는 것으로 확인되어 뇌경색 후 초반 90일까지는 두 가지 항혈소판제를 복용하기도 한다.

심장 원인, 특히 심방세동으로 인한 뇌경색인 경우 아스피린 단독으로 뇌경색 예방 효과는 20% 정도지만 항응고제의 경우 4배 정도로 뇌경색 발생 예방 효과가 있어 심방세동을 진단받았다면 꾸준한 항응고제 복용이 필요하다.

뇌경색 이후에는 이러한 항혈소판제 혹은 항응고제 복용 이후에도 본인이 진단받은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의 다른 위험인자의 적극적이고 꾸준한 조절이 필요하다. 이러한 혈관 관련 위험인자는 뇌혈관 동맥경화와 이밖의 여러 심혈관질환을 악화시켜 뇌경색 재발률을 높이게 된다.

내시경, 발치 혹은 임플란트 등의 치과 치료, 허리통증 등으로 시술을 받는 경우 출혈위험이 있어 이러한 항혈소판제 혹은 항응고제 중단이 일시적으로 필요할 수 있다.

나이 들면 위험도 점차 높아져

하지만 뇌경색 환자마다 약물 중단 시에 뇌경색 재발 위험도가 다르다. 특히 심방세동의 경우 항응고제를 복용하지 않으면 뇌경색 발생할 위험이 훨씬 크다. 때문에 복용하는 약물을 자의로 중단한다면 뇌경색 재발의 위험이 2~3배 이상 커지게 된다.

따라서 항혈소판제나 항응고제를 중단하고 치료를 진행해야 하는 경우 반드시 필요한 치료인지를 생각하고 약물의 중단 시 뇌경색 재발 위험도를 평가해 이득과 위험을 고려해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뇌졸중은 나이가 들면 그 발생 위험도가 점차 높아지는 질병이고 한번 뇌졸중이 있을 경우 재발의 위험도가 높아진다는 것을 생각하고 건강한 노후를 위해서는 평생 꾸준하게 관리하며 약을 복용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자.

김태정 서울대병원 교수

신경과/중환자의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