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장 “유엔차량 공격받아 직원사망”
'이', 병원 의료진 대피 요구
정착민, 구호차량에 공격도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13일(현지시간) 성명을 발표하고 “라파에서 유엔 차량이 병원으로 이동하던 중 총격을 받아 유엔직원이 사망하고 부상을 입었다”며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유엔에 따르면 유엔 소속 외국인 직원이 사망한 첫 사례다.
이어 구테흐스 총장은 “가자지구 분쟁이 민간인뿐만 아니라 인도주의 활동가들에게도 큰 피해를 입히고 있다”며 즉각적인 인도주의적 휴전과 모든 인질 석방을 긴급히 호소했다.
유엔 사무총장 부대변인 하크는 “지난 10월 7일 하마스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공세를 시작한 이후 유엔의 ‘첫 번째 국제적 사상자’”라며 “이제까지 약 190명의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 직원이 사망했고, 주로 팔레스타인 직원”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군은 라파안에 있는 쿠웨이트 병원의 의료진에게 대피 명령을 내렸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몇 시간안에 가자 전역의 의료 시스템이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가자지구 북쪽 자발리아에서 이스라엘이 군대와 탱크를 투입하며 격렬한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 해당 지역에 대한 격렬한 공습이 밤새 이어진 후 지상군이 투입됐다고 알자지라가 13일 전했다.
유엔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남부와 가자지구에 대한 공세를 확대하면서 최소 36만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라파를 떠났다. 10월 7일 이후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최소 3만5091명이 사망하고 7만8827명이 부상당했다. 이스라엘에서 밝힌 사망자 수는 1139명이며, 100여명 가량이 여전히 포로로 잡혀 있다.
영국 가디언지는 이날 “백악관은 이스라엘 정착민들이 가자지구로 향하는 구호 호송대를 공격해 식량 꾸러미를 도로에 던지고 차량에 불을 질렀다고 비난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점령한 서안 지구의 헤브론 서쪽에 있는 타르쿠미야 검문소에서 13일 발생한 사건을 담은 영상에는 정착민들이 트럭을 막고 필요한 구호물품이 담긴 상자를 땅에 던지는 모습이 담겨 있다. 파손된 구호품 꾸러미 더미와 쌀과 밀가루가 도로에 뿌려졌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 “인도적 지원을 전달하기 위해 가자지구로 가는 요르단에서 오는 수송대를 공격하고 약탈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완전히 분노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또한 이스라엘 정부의 최고위층에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이는 완전히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한편 프랑스 국영언론 프랑스24는 13일 “미국 국방정보국(DIA) 육군 소령 해리슨 만이 동료들에게 자신의 11월 사임은 사실 미국의 가자지구 전쟁 지원으로 인한 ‘도덕적 피해’ 때문이라고 설명하는 서한을 공개했다”며 “해리슨 만은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이유로 사임한 최초의 국방정보국 관리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프랑스24는 “미국 공군 한 명이 지난 2월 워싱턴 주재 이스라엘 대사관 밖에서 분신자살했고, 다른 군인들이 이에 항의했다”고 덧붙였다
장병호 기자 bh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