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입시 불확실성 줄여…올해 입시 격변 예상

2024-05-16 18:58:02 게재

대학별 ‘학칙 개정’ 재개 전망 … N수생 증가에 ‘수능 난도’ 관심

16일 오후 법원이 의과대학 증원 효력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을 각하·기각함에 따라 2025학년도 대입전형을 위한 관련 절차에도 속도가 붙게 됐다. 또한 입시 판도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덕수 총리, 의대정원 관련 대국민 담화
한덕수 국무총리가 이주호 사회부총리, 조규홍 복지부 장관과 16일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대정원 관련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이달말 모집요강에 ‘새 의대정원’ 반영 = 우선 대학협의체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대입전형심의위원회를 열어 각 대학이 제출한 ‘2025학년도 대입 모집인원 세부사항’을 심의·의결하게 된다. 고등교육법 시행령은 고3 수험생과 학부모가 입시를 안정적으로 준비할 수 있게 대교협이 고2 4월 말까지 ‘입학전형 시행계획’을 공표하도록 정하고 있다.

대학들은 늘어난 의대 정원을 학칙에 반영하기 위한 ‘학칙 개정’ 절차도 다시 진행하게 된다.

일부 대학은 사법부의 판단이 나온 이후 다시 절차를 진행하겠다며 관련 일정을 보류하거나, 이달 중하순으로 연기한 바 있다. 증원된 32개 대학 중 아직 학칙을 개정하지 못한 대학은 절반이 넘는다. 교육부와 각 대학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고신대 건양대 계명대 단국대(천안) 대구가톨릭대 동국대(경주) 동아대 영남대 울산대 원광대 을지대 인제대 전남대 조선대 한림대 등 15개 대학만 학칙 개정을 완료했다. 나머지 17개 대학은 학칙 개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앞서 증원 대상에서 제외된 서울지역 대학과 의학전문대학원인 차의과대를 제외한 전국 31개 의대 운영대학은 2025학년도 대입전형에서 전년 대비 1469명을 더 선발하겠다는 시행계획을 대교협에 제출했다. 이들 선발인원에 대한 정시·수시모집 비율이나 지역인재전형 선발 비율 등도 모두 시행계획에 포함된다. 대교협이 변경된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승인해 각 대학에 통보하면 대학들은 이를 반영해 이달 말 ‘2025학년도 수시모집요강’을 발표한다.

수시모집요강이 발표되면 올해 입시는 일단 모집요강에 따라 진행된다. 7월 8일에는 재외국민 특별전형 원서접수가 시작된다. 일부 대학은 재외국민 특별전형에서도 의과대학 정원의 일정 비율을 ‘정원 외’로 모집한다.

9월 9일부터는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12월 31일부터는 정시모집 원서접수가 시작된다.

◆비수도권 의대 합격선 하락 전망 = 16일 입시업계는 올해 의대 증원이 정부와 대학 발표대로 이뤄질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입시 판도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2024학년도 의대 정원은 의학전문대학원인 차의과대를 제외한 전국 39개 의대 기준 3018명인데 2025학년도에는 1469명 늘어난 4487명을 뽑게 된다.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응시한 수험생이 44만4870명인 점을 고려하면 의대 합격생은 이 가운데 0.7%에 불과했다.

하지만 의대는 최상위권 학생들이 목표로 하는 곳인 데다 증원 폭 자체가 워낙 커 다른 학과 합격선에도 영향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게 입시업계의 분석이다. 의대에 중복 합격한 다른 상위권대 이공계열 학생, 이 이공계열 학과에 또다시 중복 합격한 중상위권 학생들에게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우선 모집인원이 많이 늘어나고 지역인재전형 비율도 높아지는 만큼 비수도권 의대 합격선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역인재전형 모집인원이 많은 수시모집의 경우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커트라인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것은 당연하고 의대 합격선 또한 국어·수학·탐구영역 합산 기준 2.91점 정도가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N수생 유입 규모도 입시에 큰 영향을 미칠 변수다. 의대 증원이 확실시되는 만큼 상위권 대학 재학생들의 반수 규모가 커질 가능성이 높고 일각에서는 직장인들까지 수능에 재도전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각 대학 세부사항 발표도 주목” = 통상 공부를 오래 한 N수생들은 고3 재학생들보다 수능에 강세를 보인다고 분석되는데 N수생이 크게 늘어날 경우 변별력을 위해 수능의 난도 자체가 올라갈 수 있다.

6월 4일 실시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모의평가에서 N수생 응시자 비율과 점수가 어느 정도로 나타날지 입시업계가 관심 있게 지켜보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더불어 정부가 추진하는 자율전공(무전공) 확대 등도 입시 판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임성호 대표는 “수능 ‘킬러문항’ 배제 2년차, 의대 모집인원 확대, 지역인재전형 확대, 반수생 수준, 무전공 확대 등이 모두 변수”라며 “입시업계에서 한 번도 경험해본 적 없는 큰 변화지만 수험생들은 우선 차분하게 6월 모의평가에 집중하고 각 학교가 발표할 입시 세부사항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수 기자 k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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