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장관의 안전점검 평가결과 통보 “행정처분 아냐”
법원 “행정청 내부 행위”
국토교통부 장관이 시설물 안전점검 평가 결과에 따라 시·도지사에게 조치할 사항을 통보한 것은 행정처분으로 볼 수 없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합의2부(고은설 부장판사)는 안전진단 전문기관 A사가 국토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미흡평가결과처분취소청구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각하했다.
각하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본안 심리를 하지 않고 소송을 종료하는 절차다.
A사는 2020년 4월 ‘영동선 등 43개소 정밀안전점검 및 성능평가’ 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해 4월부터 12월까지 일부 시설물에 대한 정밀안전점검을 수행한 뒤 그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시설물통합정보관리시스템에 등록·제출했다.
이후 국토부 장관으로부터 정밀안전검검 및 진단 실시결과의 평가 권한을 위탁받은 B기관은 A사 용역을 평가하고, 결과를 ‘미흡’으로 평가해 국토부 장관에 보고했다.
또 B기관은 2022년 9월 A사에 ‘미흡’으로 나온 평가결과를 1차 통보하며 2개월의 시정기간 내 지적사항에 대한 보완조치를 완료하는 한편 15일 내에 평가결과에 대한 이의신청이 가능함을 고지했다. 하지만 A사는 이의를 신청하지 않았다.
이에 국토부 장관은 같은 해 12월 B기관의 평가결과 통보 공문을 통해 국토관리청에 결과보고서 수정 또는 보완될 수 있게 조치했다. 각 시·도지사에게는 ‘미흡’으로 평가된 업체에 대해 영업정지 및 과태료 부과의 행정처분을 내려달라고 2차 통보했다.
그러자 A사는 국토부 장관이 한 2차 통보를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국토부 장관이 시설물 관리주체인 국토관리청과 행정처분 부과 주체인 시·도지사에게 평가결과에 따른 조치 사항을 통보한 것은 A사 권리·의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다”며 “이를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2차 통보는 국토부 장관이 시설물안전법에 따라 관리주체와 행정처분 부과 주체에게 필요한 조치 사항을 고지한 것으로, 이 통보는 당연히 이뤄지는 후속 행정절차에 불과하다”며 “2차 통보 그 자체로 A사의 법률상 지위에 직접적인 변동을 일으키지 않는 행정청 내부 행위에 관한 사실상의 통지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서원호 기자 o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