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국제여객선 바닷길 다시 연다
서산 여객터미널 개점휴업
크루즈선 취항, 기대 고조
충남 서해안에 국제여객선 바닷길이 열릴지 관심이다. 충남의 국제여객선 취항의 꿈은 2008년 이후 제자리걸음만 해왔다.
22일 충남도와 서산시 등에 따르면 이들 지자체는 최근 충남 서해안 국제여객선 바닷길을 열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
충남도·서산시는 지난 8일 서산시 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에서 ‘2024 서산 모항 국제크루즈선 출항식’을 개최했다. 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이 완공된 2016년 이후 첫 취항이다. 8년 동안 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은 개점휴업상태였다.
충남도와 서산시는 이번 국제크루즈선 취항이 국제여객선 바닷길을 여는 첫 출발로 여기고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올해는 한번이지만 내년엔 2회 취항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크루즈선은 우리나라와 일본, 대만을 오간다.
충남의 국제여객선 취항 추진은 공식적으로 지난 2008년부터 시작했다. 당시 충남 서산시와 중국 영성시는 국제여객항로 개설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영성시는 중국 최동단으로 산둥성에 위치해 있으며 충남 서해안과 마주보고 있다.
이후 2010년 정기항로 개설 확정, 2011년 운항사업자 선정, 2013년 대산항 여객터미널· 부두 착공, 2016년 여객터미널·부두 준공 등이 일사천리로 이어졌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이후 사드사태가 터지고 한-중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정작 여객선은 취항하지 못했다.
일단 표면적인 이유는 중국정부가 내걸은 ‘신조선 운항’이다. 안전을 위해 새 배를 운항해야 한다는 조건이다. 이전에는 값싼 중고배를 활용했다. 이미 중국과 정기 여객선이 오가는 인천, 경기 평택, 전북 군산을 제외하고는 이후 서해안에서 새로운 여객선의 취항은 없었다. 새 배를 건조하기 위해선 800억~1000억원이 필요한데 이 같은 비용을 쓰고도 수익을 낼 수 있을지가 문제였다. 새 배를 건조해도 이미 시장성이 확인된 수도권에 비해 충남에겐 불리한 지점이다.
충남도와 서산시 등은 이번 국제크루즈선 취항이 새로운 돌파구를 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대산항 기반시설을 확인했다. 이번 크루즈선은 무게가 11만4000톤, 길이 290m에 달했다. 일반 국제여객선은 길이가 200m 이하다. 대내외에 대산항을 알린 계기가 됐다.
향후 크루즈선이 지역 관광까지 가능하게 되면 충남 서해안 관광의 새로운 장이 열릴 수 있다. 여객선 운항의 시장성을 확인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서산시 관계자는 “코로나19때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던 국제여객선 취항 논의가 이번 크루즈선 취항으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며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도록 한국과 중국 중앙정부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