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학력 속인 대치동 입시강사 ‘징역 7년’

2024-05-24 13:00:23 게재

법원 “자녀걱정 부모마음 이용 … 엄벌 필요”

고졸 학력을 속이고 10년 경력의 ‘입시 코디네이터’를 자처한 대치동 입시강사가 법원으로부터 중형을 선고 받았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단독 박소정 판사는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입시강사 A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고졸인 A씨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입시상담(컨설팅)회사를 차린 후 11년간 대학입시를 담당했고, 명문대학 영문학과 출신인 척하며 ‘입시 코디네이터’를 자처하며 입시강사로 활동했다.

그런데 A씨 경력은 2008년부터 2011년에는 유흥주점 마담으로, 2016~2017년까지는 무직자로, 2018년 초순경에는 창원교도소에 수용 중었다. A씨는 2010년 및 2016년 무렵에는 사기 범죄를 저질렀다. 2013년 및 2017년부터 2019년 무렵에는 사기죄 등으로 재판 중이었다.

A씨는 이처럼 경력을 속여 2020~2021년 피해자 학부모들로부터 4억원이 넘는 거액을 가로챘다. 아울러 A씨는 재산분할에 도움을 주겠다며 이혼 위기에 처한 지인으로부터 6716만원을 받아 이를 돌려주지 않았다. 이같은 혐의로 A씨는 2023년 8월 구속됐다.

A씨는 재판에서 “자신의 학력 등은 학부모들과 계약에서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그러나 “대치동의 성격, 현재 사교육 시장과 대학입시의 중요성 등을 고려하면 (A씨의 학력과 경력은) 중요한 요소”라고 판단했다.

박 판사는 “A씨가 학원에서 장기간 근무한 내역은 확인되지 않는다”면서 “A씨가 대치동에서 10년 이상 입시관련 컨설팅 업무에 종사한 경력을 쌓은 것으로도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A씨가 자신의 학력, 학습공간의 보유 여부, 섭외한 강사들과의 관계 등 필수적 고려요소에 관해 학부모인 피해자들과 지인을 속였다”며 “자녀를 걱정하는 부모의 마음을 이용해 각종 거짓말로 컨설팅 계약을 체결하게 해 거액을 가로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A씨는 불구속 재판을 받으면서 별도의 사기 범행을 저지르고, 구속된 이후에는 증인신문 기일에 변호인을 불출석하게 하거나 수시로 재판 당일 변호인을 사임시키는 등 재판을 고의로 지연시켰다”며 “A씨는 범행 후 정황이 좋지 않고, 재판 진행과정에서 태도도 매우 불량해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서원호 기자

o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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