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이 AI허브에 입주한 까닭은
서울시 손잡고 군 첨단화
스타트업, 공군과 협력 기회
“군사적 필요성, 즉 전쟁 대비가 반도체 기술 탄생의 일등 공신이었다.” (크리스 밀러 저 ‘칩워’ 중에서)
서울시가 공군과 손잡고 첨단 AI기술 확보와 개발에 나선다.
29일 양재동에서 열린 서울AI허브 개관식은 언뜻 연결이 어려운 군과 민 그리고 관이 첨단 기술 발전을 위해 각자의 영역을 넘어 머리를 맞댄 협업의 장이었다. 공군이 보안 등 난관에도 불구하고 민·관과 손을 잡은 것은 인공지능이야말로 군 현대화 및 첨단국방 실현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공군이 이례적으로 서울AI허브에 신기술융합센터를 입주시키고 다수의 전담 인력까지 배치한데는 이 같은 속내가 담겨 있다.
군의 개방과 기술도입 의지는 스타트업들에겐 기회가 되기도 한다. 납품과 협업을 통해 기술력을 검증할 기회를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방대한 군의 데이터와 자원을 대상으로 기술과 제품을 실증할 수 있는 계기도 마련된다.
실제 이날 공군은 민간기업들을 초청해 군이 필요로 하는 기술과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하는 설명회를 열었다. 공군 관계자는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기술 중에 항공우주분야 국방력 강화에 도움이 될 만한 것은 거꾸로 해당 기술을 바탕으로 군의 계획을 수정할 수도 있다”며 “납품만 받는 것이 아닌 개방적 자세로 실제 협력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AI허브에 입주한 공군 신기술융합센터장을 맡고 있는 장재만 대령은 “보안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성남 비행장과 연결되는 자체망도 구축했다”며 “군의 특성상 여러 제약이 많지만 국방력 강화와 AI기술 발달을 위해 과감히 군 막사 밖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이날 인공지능 분야 기술창업 육성 전문기관인 서울AI허브 개관식을 가졌다. 양재·우면동 일대에 흩어져 있는 AI산업 지원 시설의 콘트롤타워이자 카이스트 AI대학원·공군 AI신기술융합센터 등 국내외 AI산업의 역량을 한데 모아 인공지능 생태계 중심 역할을 하게 된다.
시는 2017년부터 AI스타트업 육성기관을 조성해 운영 중이며 현재까지 360여개 기업을 육성·지원했다. 기업 매출 3659억원, 투자유치 3694억원 등 성과를 거뒀다. 허브 소속 기업 중 18곳이 최근 미국 CES에서 최고혁신상 및 혁신상을 수상했고 졸업기업인 크라우드웍스는 국내 AI학습데이터 플랫폼 기업 중 처음으로 코스닥에 상장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