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원 얼마나 늘었나
정원 100명 이상 ‘메가 의대’ 급증…‘지역인재전형’ 눈길
5월 31일 교육부가 발표한 ‘2025학년 대입 전형 시행 계획 주요 사항 안내’에 따르면 의학전문대학원인 차의과대를 제외한 전국 39개 의대 모집인원은 총 4610명이다. 2024학년(3113명) 모집 인원과 비교하면 1497명 증가한 것으로 전년 대비 50% 가까이 늘어났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을 제외한 각 지역 의대의 모집 인원이 큰 폭으로 늘었다. 애초에 의대 증원의 근거가 고령화에 따른 의료 수요 대응과 함께 필수·지역 의료 확충이라는 목적에 있었던 만큼 증원 인원을 비수도권 의대에 집중적으로 배정했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서울권 의대는 8곳 중 절반 이상이 정원 100명 이상이었던 것에 반해, 지역 의대의 경우 정원이 100명 이상인 곳은 경북대(110명) 부산대(125명) 전북대(142명) 전남대(125명) 조선대(125명) 충남대(113명) 등 지역 거점 국립대 6곳에 불과했다. 하지만 2025학년에는 기존에 정원이 50명 이하의 소규모였던 수도권 4개 의대를 포함, 대부분 지역 의대 정원이 100명을 넘게 됐다(표 1).
전형별로 살펴보면 수시전형 중 학생부교과전형은 2024학년 940명에서 2025학년에는 1577명으로 67%, 학생부종합전형은 875명에서 1334명으로 52% 늘었고 논술전형은 116명에서 178명으로 53%, 정시전형은 1161명에서 1492명으로 25% 가량 증가했다(표 2). 특히 논술전형은 성균관대 의대가 기존 5명에서 10명, 아주대가 10명에서 20명, 인하대가 5명에서 12명 등 전체적으로 모집 인원이 늘었다. 또 2024학년까지 논술전형을 운영하지 않던 가천대 의대가 40명을 논술전형으로 선발하기로 했다. 네 대학 모두 수도권에 위치한 데다 병원도 수도권에서 운영하고 있어 선호도가 높은 반면, 지역인재전형 운영 의무는 없다는 특징이 있다. 수도권 의대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의 지원이 몰릴 가능성이 있어 눈여겨볼 지점이다.
2025학년 의대 증원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바로 지역인재전형 규모다. 지역인재전형은 지역 우수 학생들의 수도권 이탈 현상을 방지하고 지역 의료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2016학년 대입부터 시행돼 2023학년부터 의무화된 전형이다. 올해 고1~고3 학생은 고등학교 3년, 2028학년 대입부터는 중·고교 6년 모두 해당 지역에서 거주·재학한 학생만 지원할 수 있다. 강원·제주 지역 의대는 최소 20% 이상, 나머지 비수도권 의대는 40% 이상의 인원을 지역인재전형을 통해 선발하도록 했다.
한데 2025학년 의대 모집 정원을 크게 늘리면서 정부는 지역인재전형 비율을 60% 이상으로 높이도록 권고했다. 소아과 등 필수 공공의료와 지역 의료 인력을 확충하고 의료 서비스의 질을 높이겠다는 것이 의대 증원의 근거이자 목표였던 만큼, 비수도권 의대에 많은 인원을 배정했고 해당 지역에서 의사로 활약할 지역 학생을 더 많이 선발하라는 주문이다.
이에 따라 지역인재전형을 실시하지 않는 단국대(천안)를 제외한 비수도권 의대 26곳에서 2025학년에 지역인재전형으로 선발하는 인원은 총 1913명으로, 2024학년 1025명에 비해 888명이나 증가했다. 특히 경상국립대(103명), 부산대(113명), 원광대(102명), 전남대(130명), 전북대(111명), 조선대(100명) 등의 의대는 지역인재전형으로 선발하는 인원만 100명이 넘어 눈길을 끈다(표 3).
선발 비율로 살펴보면 지역인재전형 모집 인원이 130명인 전남대가 총 모집인원 165명 중 78.8%를 지역인재로 뽑아 가장 높다. 경상국립대(72.5%) 부산대(69.3%) 동아대(68.6%)가 그 뒤를 이었다.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부분은 기존에 법정 선발 비율이 20%에 불과했던 강원과 제주 지역 의대의 지역인재전형 비율이 올해 크게 높아졌다는 사실이다. 강원대의 경우 총 모집 인원 91명 가운데 60%가 넘는 55명을 지역인재전형으로 선발할 예정이다. 제주대는 의대 모집 인원 72명 중 절반에 가까운 35명을 지역인재전형으로 모집한다.
김원묘 내일교육 리포터 fasciner@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