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의원까지 휴진 예고, 의정갈등 재점화
의협 휴진 결정에 정부, 진료 명령과 비대면 안내 … 환자·시민단체 등 반발
의사단체가 의대증원 중단 등을 요구하며 집단 휴진을 예고하자 환자단체 등은 “이제 그만 하라”고 일제히 비난했다.
11일 의료계와 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개원의에 대한 진료 명령과 휴진 신고 명령을 발령하기로 했다. 의사협회가 전날 “대한민국 의료를 살려내기 위해 우리 모두 분연히 일어날 것”이라며 18일 전면 휴진과 총궐기대회 개최 등을 선언한 것에 대한 조치다.
정부는 18일 당일 전체 의원급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휴진 여부를 확인한 뒤 시군 단위로 휴진율이 30%를 넘으면 업무개시명령도 내리고 명령 불이행 시 행정처분 및 처벌에 들어갈 예정이다. 업무개시명령에 따르지 않는 기관이나 의사는 업무정지 15일 및 1년 이내 의사 면허 자격정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환자단체 등은 서울대병원 의대교수와 의협의 휴진 결정 발표에 비난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전공의에 대한 행정명령이 철회돼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일 것으로 기대했던 환자와 환자 가족은 휴진 결의 발표로 참담함을 느낀다”며 “환자에게 불안과 피해를 주면서 정부를 압박하는 의료계의 행보는 이제 그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의료계가 환자 생명을 볼모로 한 불법행동 카드를 다시금 꺼내 들었다”며 “환자 안전을 위협하는 의사의 불법 진료거부는 정당화될 수 없으며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의협에 대해 공정위 고발과 환자피해 제보센터 개설 등을 검토한다.
보건의료산업노조는 “의사집단의 집단휴진은 누가 보아도 억지이고 명분이 없다”며 “필수 중증·응급의료 현장으로 돌아가 환자생명부터 살려야 하고 조건없이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입장을 냈다.
노조가 최근 여론조사기관 서던포스트에 의뢰한 조사 결과, 국민 85.6%는 ‘의사들은 집단행동을 중단하고 환자 곁으로 복귀해야 한다’고 답했다.
한편 정부는 동네의원의 휴진 시 환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게 비대면 진료를 안내할 계획이다. 특히 당뇨·고혈압 등 만성질환 환자들은 휴진에 대비해 미리 약을 처방받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전병왕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전날 “개원의들이 불법 집단 휴진을 하면 그 공백을 해결하기 위해 비대면 진료를 이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겠다”며 “고혈압 등 만성 질환 약을 계속 처방받으셔야 하는 분들은 18일에 진료가 불가능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미리 처방받는 것도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