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생산량, 코로나 시절로 회귀

2024-06-12 13:00:21 게재

건설경기 침체·중국산 저가공세로 감소

전기로업체, 고강도 감산 등 대책 비상

우리나라 철강업계의 조강생산량이 코로나 시절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건설산업 부진과 중국의 저가 수출 공세로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12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1~4월 조강생산량은 2122만톤으로 전년 동기 2235만톤보다 5.1% 감소했다. 코로나 영향으로 경기가 침체됐던 2020년 같은기간 2202만톤보다 적은 규모다.

특히 4월 한달 조강생산량은 510만톤으로 지난해 4월 568만톤보다 10.4% 줄었다. 코로나 시절인 2020년 4월에는 508만톤을 생산했다.

4월 조강생산량을 제법별로 보면 고로는 355만톤으로 6.2% 감소한데 비해 전기로는 154만톤으로 18.7% 급감했다.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전기로 제강업계가 수요침체에 대응해 고강도 감산조치를 단행한 영향이 컸다. 동국제강은 이달 3일부터 인천 전기로공장을 밤에만 운영한다. 공장가동률은 87% 수준에서 60%대로 낮췄다.

현대제철은 인천공장 전기로 대보수공사를 2월부터 현재까지 진행 중이다. 하반기에는 당진공장 전기로라인을 대보수할 계획이다. 고로 생산량도 2020년 4월 331만톤 이후 최저치다.

강종별로는 보통강이 443만톤으로 11.3%, 특수강이 66만톤으로 4.0% 각각 줄었다.

건설현장에 주로 쓰이는 철강재인 철근의 1~4월 생산량은 274만톤으로 전년 동기 324만톤보다 15.3% 감소했다. 재고는 65만톤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48만톤보다 35.9% 늘었다. 이에 철근 유통업체들은 철강업체로부터 톤당 약 90만원에 구입한 철강제품을 70만원대에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철골구조용으로 사용되는 형강도 117만톤 생산에 그쳐 지난해 135만톤보다 12.7% 생산량이 쪼그라들었다.

이에 비해 컬러강판의 경우 동국씨엠을 중심으로 생산과 출하량이 각각 12.7%(80만톤), 14.9%(81만톤) 증가했다. 건설과 가전분야에서 고급재 수요는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저가 중국산 철근의 수입으로 국내산이 수세에 몰린 것도 사실이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1~5월 중국산 철강수입은 407만톤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396만톤보다 2.8% 증가했다. 5월 한달간 증가율은 8.0%(88만톤)에 달했다. 중국에서도 건설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중국 철강사들이 남는 자재를 한국 등 해외에 저가 수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에서의 철강수입도 18만톤으로 25.1% 늘었다. 포스코가 베트남공장에서 H형강 등 수입을 늘렸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일본에서의 수입은 211만톤으로 15.7% 감소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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