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여사 또 불기소…친한 “더이상 특검 막을 명분 없다”
한 대표, 독대서 ‘김 여사 특검’ 의제 올릴 가능성
한 “의혹 규명 위해 필요한 절차 있다면 협조해야”
조 국 대표 “어이 상실, 특검 필요성 더 강해진 것”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이 제기된 김건희 여사에 대해 불기소처분을 내리자, 친한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검찰이 김 여사에 대해 잇따라 면죄부를 주면서 야권이 요구하고 여론 찬성이 높은 ‘김 여사 특검법’을 막을 명분이 약해졌다는 것이다. 친한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을 설득해 국민의힘발 ‘김 여사 특검법’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는 고민이 시작되는 모습이다.
17일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사건과 관련, 김 여사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리자 친한(한동훈)에서는 당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했다. 친한에서는 “어느정도 예상했지만 검찰이 최악의 결론을 내놓았다”는 반응이다.
한동훈 대표는 지난 10일 기자들이 ‘검찰이 김 여사를 불기소할 것 같다’는 전망을 내놓자 “검찰이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며 “검찰이 국민이 납득할만한 결과를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김 여사에 대한 기소를 주문한 것으로 해석됐다.
검찰이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불기소처분을 내린 데 이어 도이치모터스 의혹에도 불기소처분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지자, 한 대표는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으로 본 것이다. 한 대표는 검찰이 김 여사에 대해 잇따라 불기소처분을 내리면서 야당이 요구하는 ‘김 여사 특검법’을 막을 명분이 약해졌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읽힌다.
친한 핵심의원도 17일 내일신문과의 통화에서 “김 여사 특검법에 찬성하는 여론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더 이상 특검을 막을 명분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한 대표가 내주 윤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김 여사 특검법’을 의제로 삼을 가능성이 점쳐지는 대목이다.
한 대표도 17일 최고위원회에서 “(김 여사와 관련해) 제기되는 의혹에 대해 솔직하게 설명하고,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필요한 절차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여사와 관련한 의혹 규명에 필요하다면 각종 수사와 조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읽힌다.
한 대표는 이날 “김 여사가 대선 당시 약속처럼 대외활동을 중단해야 한다” “김 여사 관련 대통령실 인적 쇄신이 반드시, 시급하게 필요하다”는 요구도 재확인했다.
친한에서는 민주당이 이날 제출한 세번째 ‘김 여사 특검법’에서 ‘독소조항’을 제거한 국민의힘발 ‘김 여사 특검법’을 추진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한 대표는 민주당이 만든 ‘채 상병 특검법’ 대신 자신의 의견을 담은 ‘제3자 추천 채 상병 특검법’을 제안했다. 야당발 쌍특검법(채 상병 특검법, 김 여사 특검법)에서 ‘독소조항’을 최대한 제거한 ‘국민의힘발 쌍특검법’으로 추진하자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한 대표와 친한의 구상에 동의할지는 미지수다. 친한에서는 “윤 대통령이 쌍특검법을 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결국 한 대표가 상당기간에 걸쳐 윤 대통령을 설득할 수밖에 없는 어려운 숙제로 남겨지는 셈이다.
한편 이날 김 여사에 대한 불기소처분 소식이 알려지자, 조국혁신당 조 국 대표는 “10.16 재보궐선거가 끝나자마자 김 여사에게 완벽한 면죄부를 준 것”이라며 “어이 상실”이라고 비판했다.
조 대표는 “검찰이 문을 닫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며 “특검의 필요성이 더 강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혁신당 김성열 수석대변인은 이날 “재보궐선거가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김 여사 불기소를 발표하는 것은, 그야말로 국민을 능멸하고 우롱하는 작태”라며 “이러니 정치검찰 소리를 듣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