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교수 휴진‘빅5’ 전체로 확산하나
서울대·세브란스이어 서울아산병원도 … 삼성서울·서울가톨릭병원도 논의 중
이른바 ‘빅5’ 중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에 이어 서울아산병원 교수들이 내달 4일부터 일주일간 휴진하고, 정부 정책에 따라 휴진 연장 기간을 조정하기로 결의했다. 의료계 안팎에서 무기한 휴진이 빅5 병원 전체로 확산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은 17일 서울아산병원 교수 약 800명을 대상으로 향후 행동 방안에 대해 설문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설문 응답자 369명 중 79.1%(292명)가 “7월 4일 휴진에 찬성한다”고 답한 것으로 파악됐다.
휴진 기간을 묻는 설문에는 “일주일 휴진 후 정부 정책에 따라 연장 조정”이라는 답이 54.0%, “무기한 휴진”이 30.2%였다.
비대위 관계자는 “설문 대상 중 진료를 보는 나머지 교수 164명 중에서도 136명(82.9%)은 ‘사정상 실질적인 휴진은 어렵지만 휴진을 지지한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의대 교수들은 1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돌입했고 연세의대 교수비대위는 27일부터의 무기한 휴진을 결의했다.
이런 가운데 빅5 중 나머지 두 곳인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성모병원을 각각 수련병원으로 둔 성균관의대, 가톨릭의대는 아직 ‘무기한 휴진’을 결의하지는 않았지만 18일 의협 휴진에 동참하고, 이후 무기한 휴진할 가능성도 있다.
삼성서울병원 교수들이 속한 성균관대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5일부터 무기한 휴진 논의를 시작했다.
서울성모병원 교수들이 속한 가톨릭대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정부의 대응을 지켜본 후 20일쯤 전체 교수회의를 열어 무기한 휴진 등을 논의해 결정할 방침이다.
성균관의대 교수 비대위 관계자는 “아직 무기한 휴진은 검토 못 했는데,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결정에 따르되, 내부에서 이견을 조율하는 과정은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전의교협은 의협 휴진에 동참하기로 결정했고, 무기한 휴진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하고 있지 않다.
한편 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서울시보라매병원, 강남센터 등 4개 병원에서 집단 휴진에 돌입한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1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 의과대학 융합관에서 집회를 열고 결속을 다졌다.
이날 강희경 비대위원장은 “일주일 동안 400~500명의 교수가 외래와 수술 일정을 조정한 결과 이번 주 수술 건수가 이전의 60% 정도에서 30%로 조절됐다”면서 “정부 정책이 결코 옳은 게 아니며 의료를 유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란 걸 온몸으로 부르짖는 것”이라고 밝혔다.
강성범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는 “자식 같은 전공의들이 밖에 나간 지 4개월이나 돼 가는데 어떻게 되든 상관없이 병원에 남아 환자를 치료하는 것은 천륜을 저버리는 것”이라며 집단 휴진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비대위는 휴진 철회 조건으로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 완전 취소 △상설 의정 협의체 개설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재조정을 제시했다.
다만 비대위는 중증·응급 및 희귀·난치 환자에 대한 진료는 이어간다고 거듭 강조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