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동반여행

친화관광도시 등 관련 인프라 조성 확대 중

2024-06-20 13:00:02 게재

2024년 현황 조사에서 동반여행 시, 비용 지출 늘어 … 출입 가능 고지 명확할 필요

반려동물을 양육하는 인구가 늘면서 반려동물을 동반하는 여행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반려동물 동반여행은 미동반 여행과 비교했을 때 여행 경비를 보다 많이 지출한다는 점에서 연관 산업이 성장할 경우 경제적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반려동물 동반 가능 관광지에 대한 출입 가능 고지가 명확하지 않은 점 등은 개선돼야 할 점으로 꼽힌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2023년부터 반려동물 친화관광도시를 선정하는 등 반려동물 동반여행 인프라 조성에 나서고 있다. 반려동물 친화관광도시는 반려동물과 함께 방문할 수 있는 관광지와 반려동물 친화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하며 반려인과 비반려인 모두 행복한 여행을 할 수 있는 도시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 다만 반려동물 동반여행과 관련한 정책적 지원은 초기 단계로 보다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8일 순천 오천그린광장에서 한 반려인이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고 있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제공

반려동물 동반 전문여행사를 운영하는 이태규 펫츠고트래블 대표는 20일 “반려동물 친화관광도시를 통해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은 반려동물 동반 여행문화를 확산하는 데 긍정적”이라면서도 “반려동물과 함께 방문할 수 있는 관광지에 대한 국가 차원의 정보 구축 등 보다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관 산업 성장 시, 파급효과 클 전망 = 2020년 인구주택 총조사(5년 주기)에 따르면 반려동물 양육가구는 313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15%에 이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가 2027년 6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반려동물 연관 산업 시장 규모가 확대하는 가운데 반려동물 동반여행 시장도 성장하는 추세다.

14일 발표된 관광공사의 ‘2024 반려동물 동반여행 현황 및 인식조사 보고서’(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조사 대비 반려견 동반 당일여행 경험 및 숙박여행 경험이 모두 증가했다. 당일여행 경험은 2022년 평균 2.1회에서 2024년 평균 2.4회로, 숙박여행 경험은 2022년 평균 1.2회에서 2024년 평균 1.4회로 증가했다.

반려인들은 반려동물 동반여행에 미동반 여행에 비해 많은 비용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일여행 기준 1인당 평균 지출 경비는 2024년 기준 12만7061원으로 나타났으며 2022년 기준 12만5709원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숙박여행 기준 1인당 평균 지출 경비는 2024년 기준 30만938원으로 나타났으며 2022년 기준 28만9771원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이같은 비용 지출은 2022년 관광객 1회 평균 지출액 중 당일여행 6만3000원, 숙박여행 20만7000원에 비해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서 반려인들의 여행 비용 지출 관련 인식도 이와 비슷하다. 반려인들은 반려동물 동반여행의 경우 반려동물을 동반하지 않는 여행에 비해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한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반려인들은 여행 경비 수준에 대해 반려동물 미동반 여행에 비해 ‘약간 높음’ 32.3%, ‘다소 높음’ 12.9%, ‘훨씬 높음’ 3.7%로 인식했다.

예컨대 버스나 기차로 이동하는 반려동물 동반여행 상품의 경우 반려동물에 좌석 1개를 제공하기 때문에 반려동물 미동반 여행에 비해 지출이 늘어나게 된다. 이에 따라 반려동물 동반여행 연관 산업이 성장할 경우 경제적 파급효과가 보다 클 것으로 전망된다.

◆친화관광도시 ‘댕댕트레인’ 등 운영 = 문체부와 관광공사는 2023년부터 반려동물 친화관광도시를 선정하고 1:1 지방비 분담 필수로 최대 2억5000만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관광산업의 영역을 확장할 뿐 아니라 지역 일자리 창출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및 인구감소 완화까지 노린다는 목표다. 윤석열정부 국정과제에도 ‘모두를 위한 여행’에 반려동물 동반여행이 명시돼 있다.

이에 따라 2023년에 울산과 태안, 2024년에 포천과 순천 등 지금까지 총 4개 지역이 선정돼 관련 프로그램 운영 등 반려동물 동반여행 인프라를 강화하고 있다.

울산의 경우 지난해 반려동물 동반 장생포 고래바다여행선을 운영하고 반려동물과 함께 요트 체험 등 수상레포츠를 운영했다. 또한 서울에서 울산까지 반려동물과 나란히 앉아 기차를 타고 이동한 후, 울산을 여행하는 ‘크리스마스 해맞이 댕댕트레인’을 운영해 호평을 받았다. 올해엔 반려동물 동반 생태관광, 수상레포츠는 물론 반려동물과 함께 울산을 여행하며 미션을 수행하는 ‘2024 미션 멍파서블 울산’을 운영 중이다. 태안은 지난해 태안댕댕버스, 해넘이투어 등 반려동물 동반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이어 8일 꽃지해수욕장에서 반려동물 해변운동회를 열었다.

포천은 반려동물 동반여행이 가능하도록 식당 73개소, 카페 67개소, 펜션 29개소 등을 갖추고 있다. 순천은 15일 반려동물 친화관광도시 선포식과 함께 반려동물과 함께 달리기를 하는 ‘2024 댕댕나이트런’을 열었다.

반려동물 동반여행을 즐기며 ‘크리스마스 해맞이 댕댕트레인’에도 참여한 조윤희씨는 “키우던 반려동물 중 1마리가 암으로 죽은 이후 남은 반려동물에게 좀 더 잘 해주고 싶은 마음에 함께 여행을 즐기고 있다”면서 “반려동물과 여행을 하면 함께 여행을 떠나지 않는다는 죄책감을 느끼지 않아도 되며 반려동물 동반여행상품에 참여하면 다양한 반려인들을 만날 수 있어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정보 공유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회적 인식 보다 개선돼야 = 반려동물 동반여행이 보다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반려인과 비반려인이 공존하는 여행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보다 개선돼야 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 반려동물 동반여행 경험자 4명 중 1명은 여행을 할 때 ‘비반려인의 부정적 시선 및 태도’를 우려했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반려동물 동반여행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해 △반려동물 동반 가능 관광지 및 시설에 대한 ‘출입 가능 및 입장 규정’ 고지 강화 △반려인 및 비반려인 대상 관련 캠페인 진행 등을 제안했다.

전문가들도 이와 유사한 견해를 나타냈다. 우선, 반려동물 동반여행이 가능한 관광지에 대한 보다 공신력 있는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제기했다. 또한 보고서와 마찬가지로 반려동물 동반이 가능한 장소에 보다 명확한 고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려동물 동반이 가능한 여행지라는 정보를 확인하고 방문을 했는데 반려동물 동반이 가능하다는 명확한 고지가 없어서 해당 장소에 있던 비반려인들과 마찰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펫츠고트래블의 경우 반려동물 동반이 가능한 장소에 대한 어플을 개발해 운영하다가 전문여행사로 확장했다”면서 “요즘 반려동물을 동반할 수 있는 장소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어플이 많은데 사기업이 일일이 조사해서 제공하는 것이며 국가 차원에서 제공되는 정보는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려동물 동반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방문을 해도 명확한 표시가 없어 비반려인들과 마찰이 생기는 경우가 있어 반려동물 동반이 가능한 곳이라는 명확한 고지가 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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