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증시 전망
미국 물가 향방·연준 위원 발언…달러 강세 주목
바이든·트럼프 첫 TV토론회 … 주요 이슈별 증시 변동성↑
유럽 정치 불안·일본 더딘 통화정책으로 환율 불안 재부각
이번 주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의 물가 향방과 주요 연방준비제도 인사들의 발언, 달러 강세현상에 주목하고 있다. 미 대선을 앞두고 열리는 바이든과 트럼프의 첫 TV 토론회도 증시 입장에서 간과할 수 없는 이벤트다. 이들 지지율 변화가 연준 독립성, 무역 정책,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포함 친환경 정책, 반도체 공급망 등 주요 이슈별로 증시 변동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유럽의 정치 불안과 일본의 더딘 통화정책으로 인한 달러 강세 현상은 글로벌 환율시장을 다시 불안하게 하고 있다.
◆5월 PCE, 4개월 만에 둔화 전망 =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발표되는 미국의 5월 개인소비지출(PCE)은 4개월 만에 둔화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근원 PCE 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대비 2.6%, 전월대비 0.1%로 전망된다. 지난 4개월간(1~4월) 전년 동월대비 2.8%의 상승률을 보이며 둔화세가 멈췄으나 이번에는 2.6% 내외로 다시 하락 재개가 예상된다. 헤드라인 PCE 물가지수 또한 전월대비 낮은 수준이 예상된다. 헤드라인지수는 지난 1월 반등 후 3~4월에는 전년 동월대비 2.7%로 정체되었으나 이번에는 소폭 반락 가능성이 있다. 전월대비로도 4월 0.3%에서 0%로 둔화가 예상된다.
시장전망치대로 결과가 나온다면 인플레이션 완화가 지속되고 있다는 평가와 함께 연내 금리인하가 가능하다는 시장의 기대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달러화와 금리 방향성에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 5월 CPI를 통해 인플레이션 둔화를 확인했지만, 연준 위원들은 6월 FOMC 의사결정에는 이를 온전히 반영하지 않았던 상황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21일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가 5월 CPI처럼 인플레 진정세가 나타난다면 금리인하가 가능하다고 언급했듯이, 5월 PCE 물가에서도 인플레 둔화를 재확인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번 주에는 올해 의결권을 갖고 있는 연준 위원들의 발언이 잇따라 예정되어있다. 쿡 연준 이사는 25일 뉴욕이코노믹클럽에서 연설하며 보우먼 이사도 같은 날 미드웨스트 행사에서 연설이 있다. 28일 있을 바킨 리치몬드 연은 총재의 연설도 관심이 모아진다. 시카고상품선물거래소 패드워치 툴은 연내 2회, 9월과 12월 각 0.25%p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 대형은행 스트레스 테스트 = 미 연준은 26일(현지시간) 연례 은행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발표한다. 총자산 1000억달러 이상인 32개 대형은행을 대상으로 지난 2월 제시한 시나리오 하에서의 충격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작년과 비슷한 2개 시나리오(기본, 심각)에서의 은행손실과 자본비율 감소 외에 새로 도입한 은행시스템에 대한 “탐색적 분석”(자금시장 경색 2개 시나리오, 시장충격 2개 시나리오) 하에서의 영향도 관심이 모아진다.
27일에는 미국 1분기 경제성장률 확정치가 발표된다. 지난달 발표된 수정치는 전기연율기준 1.3%로 속보치(1.6%)에서 하향 조정됐지만 이번에는 같은 수준 또는 소폭 상향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이날 발표되는 주간 실업수당청구건수도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주 신규청구건수가 23만8000명으로 시장 예상치를 상회해 노동시장이 일부 냉각되는 조짐으로 평가된 바 있다.
◆미 대선 1차 토론회, 증시 불확실성 = 바이든과 트럼프의 1차 대선토론회라는 정치 이벤트도 증시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27일(현지시간)에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1차 TV 토론이 CNN 주최로 진행된다. 통상적으로 미국 대선 TV 토론회는 9~10월에 걸쳐 열리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예외적으로 정당별 대선후보 확정 절차(민주당-8월, 공화당-7월) 이전인 6월에 개최된다. 2차 TV 토론회는 9월에 진행될 예정이다.
안남기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최근 양 후보간 지지율 격차가 줄어드는 가운데 이번 토론에서 △경제정책 △세제개편 △외교정책 △관세△대중국 견제 △이민정책 △통화정책 △환경정책 △소송 등에서의 발언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RealClearPolitic 여론조사 상 트럼프(46.1%)와 바이든(45.2%)의 지지율은 경합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바이든과 트럼프 후보는 90분간 사전준비물이나 관계자 도움 없이 토론에 나설 전망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토론회는 정책을 둘러싼 토론보다는 후보 자격에 대한 네거티브 공방이 주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 트럼프 측은 바이든의 건강상태를, 바이든 측은 트럼프의 소송 이슈를 쟁점으로 삼고 있는데 바이든 건강이상설이 불거지는 경우 주식시장에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엔화·유로화 추가 약세 … 원달러환율 상승 = 유럽의 정치 불안과 일본의 더딘 통화정책으로 인한 유로화와 엔화 약세는 달러가치를 상승 시켜 글로벌 환율시장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달러-엔 환율의 경우 지난 21일 종가 기준 159.8엔으로 지난 4월 고점을 넘어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 정부의 구두개입 경고에도 불구하고 엔화 약세 기대감이 꺾이지 않는 모습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 연준의 금리인하 시점이 지연되는 가운데 일본은행이 추가 긴축 조치 시행을 망설이고 있어 엔 약세 심리가 누그러지 않고 있다”며 “여기에 퇴진 위기에 몰리고 있는 기시다 총리의 운명도 어느 정도 엔화약세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로화도 추가 약세 리스크에 노출되어 있다. 유로-달러 환율은 21일 1.0693달러로 연저점 1.0619달러(4월 16일) 수준에 바짝 다가섰다. ECB와 미 연준간 금리정책 탈동조화가 유로화 약세 요인이지만 이보다는 기대에 못 미친 독일 등 유로존 경기 회복강도와 더불어 뜻밖에 직면한 정치 리스크도 유로화 약세 심리를 확산시키고 있다.
박 연구원은 “오는 30일 실시될 프랑스 조기 총선 결과는 유로화 추가 약세 여부를 결정할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총선 1차 투표 결과, 극우 내각이 출범 가능성이 커진다면 유로화의 추가 약세를 피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4일 오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장 초반 소폭 상승해 1390원대로 다시 올라섰다.
전 거래일보다 1.7원 오른 1390.0원으로 개장한 달러대비 원화환율은 오전 9시10분 현재 3.1원 오른 1391.4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21일 두 달여 만에 1390원대로 오른 환율은 당일 외환당국이 국민연금과의 외환 스와프 한도를 증액한 뒤 다소 진정돼 1,380원 후반대로 마감한 바 있다. 엔화 및 유로화 추가 약세 시 원달러 환율의 1400원대 진입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일시적으로 환율불안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역시 확대될 여지가 있다.
한편 24일 코스피와 코스닥이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에 하락 출발했다.
전거래일보다 11.41포인트(0.41%) 떨어진 2772.85로 출발한 코스피는 오전 9시13분 기준 전일보다 8.35포인트(0.3%) 떨어진 2775.91을 기록 중이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67억원, 407억원 순매도를 보이고 개인만 881억원 순매수 중이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일보다 3.3포인트(0.4%) 떨어진 849.5에서 거래 중이다. 외국인과 기관은 447억원, 501억원씩 순매도 중이며 개인은 962억원 순매수하고 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